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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합의 1주년을 보는 일본


일본 정부는 ‘2.13 합의’ 1주년을 맞은 오늘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합의 이행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로 대북 강경 분위기가 여전히 강한 일본에선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조치 이행 지연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고 하는데요, 일본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오늘 ‘2.13 합의’ 1주년을 맞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부터 전해주시죠.

답: 예, 2.13합의 1주년을 맞은 오늘 일본 정부는 적극적인 공식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는데요, 다만 정부 대변인 격인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이 교도통신의 취재에 응하는 방식으로 간략한 언급을 했습니다.마치무라 장관은 교도통신에 “북한의 핵시설 신고 지연이 우려할 만하지만, 6자회담을 지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프로세스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지금 상황은 우리가 처음에 상정했던 계획이나 로드맵대로 진척되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 정부는 북한의 적극적 약속이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치무라 관방장관이 이렇게 간략한 언급을 한 것 이외에 일본 정부는 1주년을 맞은 2.13 합의에 대해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또 일본의 주요 언론들도 의외라고 생각될 정도로 2.13 합의 1주년과 관련된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어떻게 보면 좀 무관심하다고 느낄 정도로 이곳 일본에서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셈입니다.

문: 일본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2.13합의 1주년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 한데요. 하지만 북한 핵을 실질적 위협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무관심하다고 보긴 어렵겠지요.

답: 물론입니다.사실 일본은 북한이 6자회담에서 지난해 말까지 이행을 약속했던 핵 계획 완전 신고 등 비핵화 2단계 조치가 늦어지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감을 갖고 북한의 향후 대응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한이 약속한 2단계 이행 조치가 조속히 이행되도록 미국과 중국 한국 등 6자회담 관계국들과 공조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인데요. 이와 함께 북한에 대한 자체적인 압박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외무성의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심의관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 계획 신고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공유하면서 양국의 긴밀한 연대를 확인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일본은 북 핵 문제 외에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 신고 지연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미묘한 상황입니다. 이런 처지 때문에 2.13합의 1년을 맞아서도 뚜렷한 입장을 강하게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 일본의 경우 납치자 문제로 미묘한 입장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속내나 미국, 한국의 대응 등 여러가지 주변 상황이 유동적인 것도 한 요인일텐데요.일본 정부는 북 핵 문제를 둘러싼 주변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그렇습니다.일본은 우선 북한이 당초 합의와는 달리 이행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북한이 주변정세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25일 한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이명박 보수정권의 향후 대북 정책을 지켜보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일부 전문가들은 이명박 당선자가 대북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등 햇볕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의 보수정권 등장이 미국의 조지 부시 정권의 대북 유화노선에도 미묘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따라서 한국의 보수정권 등장 등 주변정세 변화는 일본의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요, 그런 점에서 그동안 납치 문제에 발목이 잡혀서 강경노선을 취할 수밖에 없었던 일본 입장에서 한국의 보수정권 출범으로 원군을 얻게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런 점에서 북한의 핵 신고 지연이 오히려 일본 측엔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일본은 그동안 북한 핵문제가 급진전되면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가 공공연히 거론될 정도로 북미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자 국내적으로 민감한 문제인 납치문제가 내팽개쳐지지 않을까 우려해 왔습니다.북일 양자 협상이 막힌 상태에서 6자회담을 테이블에 납치문제를 끼워서 해결하려던 일본의 입장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 지연이 꼭 우려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납치문제 해결에 필요한 관계국간 조정 등 시간을 버는 측면도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문: 현 상황에서 일본 정부의 향후 대응책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답: 일본은 올해가 북한의 비핵화는 물론 납치자 문제 해결 등 대북문제 해결의 중요한 시기로 보고 외교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서 지난달 외무성 인사에서 ‘북한통’들을 핵심 포스트에 기용했는데요, 지난 2004년 말까지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심의관(차관보)을 사무차관으로 승진시키고, 외무심의관에는 현 수석대표인 사사에 국장을 기용했습니다.아시아.대양주 국장은 대북 협상 대표로 활약했던 사이키 아키다카 주미 공사에게 맡기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핵 문제와 납치문제에 대한 포괄적 해결을 요구하며 대화보다는 압력으로 일관해온 일본의 대북 태도 변화가 앞으로 주목되는데요. 그 시금석 중 하나가 오는 4월 중순 연장 시한이 만료되는 대북 경제제재 조치의 세번째 연장 여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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