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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신고 미루면 상황 점점 어려워질 것’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를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미룰 경우 상황은 북한에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 부시 행정부보다 차기 미국 정부와 더 좋은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며,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완전한 핵 신고를 마칠 것을 촉구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국제정책 자문기업인 ‘올브라이트 그룹 (The Albright Group)’의 웬디 셔먼 (Wendy Sherman) 이사장은 1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하지 않고 있는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시간을 끌수록 상황은 북한에게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셔먼 이사장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한을 위해 보다 쉬운 길을 열어 줄 것이라는 기대로 새 행정부를 기다리고 있다면 오산”이라고 말했습니다.

셔먼 이사장은 “아무런 진전 없이 시간이 지날수록 앞으로 진전을 이루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며 “상황이 어려워지면 차기 미 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더 강경하게 나올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셔먼 이사장은 “북한은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진전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 지도부에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비확산 담당 선임 국장을 지낸 게리 세이모어 (Gary Samore) 미 외교협회 (Council on Foreign Relations) 부회장은, “북한이 부시 행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부시 행정부를 무시하기로 결정하면 도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이 1년 동안 핵 신고를 미루기로 결정할 경우 차기 미국 행정부는 북 핵 협상의 전 과정이 실패했다고 판단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차기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등 다른 대북 접근법을 시도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은 부시 행정부 임기 중 충분한 핵 신고, 그리고 영변 핵 시설 불능화를 끝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조치들이 완료되면 한반도 평화체제, 평화협정, 미국과 북한 간 관계정상화 등에 관한 협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겁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이런 협상이 올해 시작되면 차기 행정부가 협상을 이어 나가기 훨씬 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북한의 핵 신고 지연은 경수로 사업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년에 만일 미국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시작된 경수로 사업을 새 행정부가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부회장은 “부시 행정부는 경수로 사업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경수로 사업이 전체적인 비핵화 합의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주장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따른 핵 프로그램 신고 시한인 지난해 말을 넘기면서 미국 등 6자회담 당사국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차기 행정부가 들어서는 내년 초까지 시간을 끌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 핵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이 부시 행정부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소재 미 사회과학원 (Social Science Research Council)의 리온 시갈 (Leon Sigal) 박사도 북한이 차기 행정부를 기다리면서 의도적으로 핵 신고를 미루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시갈 박사는 “북한은 차기 미 행정부 때문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한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alter)을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의무사항을 천천히 이행시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시갈 박사는 북한에 대해 일을 더 빨리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싶다며, 아울러 미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 역시 합의사항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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