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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대통령 선거 경선 후보자들의 지나친 경제 문제 부각…미국 경제에 오히려 ‘악영향’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국민들은 올해 민주 공화 양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 경선에서 경제 문제를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양당의 대선 후보들도 자신이야말로 현재의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선 후보들의 이같은 노력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엠씨= 먼저, 경제 문제가 미국 대선후보 지명 경선의 최대 현안으로 확고하게 자리잡게 된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이= 네,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이른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위기와 주택 시장 침체, 신용 경색, 소비 지출 감소, 실업율 상승, 주가 하락 등 지난 해 3/4 분기 부터 미국의 경제 여건이 본격적으로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당초 올해 초에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 지명 경선이 시작될 때만 해도 경제 문제 보다는 이라크 전쟁을 비롯한 국가 안보 문제가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만, 막상 경선이 시작되자 많은 유권자들은 국가 안보 보다는 경제 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올해 대선 경선의 분수령으로 불렸던 지난 주의 수퍼화요일 경선 당시 실시된 방송사들의 11개 주 공동 출구조사를 들 수 있는데, 유권자들은 민주당과 공화당 관계없이 경제 문제를 최대 현안으로 꼽았습니다.

엠씨 =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후보들이 경제 문제 해결을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 = 그렇습니다. 양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은 모두 자신이야말로 병든 미국 경제를 치유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 지혜가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먼저,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는 정부 지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 명백하다면서, 자신은 대통령 후보로서 그 방법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의 바락 오바마 후보는 미국이 세계를 다시 한 번 이끌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단지 군사적으로 뿐 만 아니라 외교적 경제적으로도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오바마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말과 행동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엠씨 = 그런데, 경제 문제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이같은 노력이 오히려 경제에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이 = 일부 경제학자들은 경제에 관한 대선 후보들의 모든 발언들, 그 중에서도 특히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 발언들은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신용보험회사 가운데 하나인 율러 헤르메스 수석 경제학자인 댄 노스 씨의 말입니다.

노스 씨는 경제 문제에 대해 끊임없는 강조는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경제 문제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하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노스 씨는 사람들은 경제 문제가 걱정되면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스 씨는 미국 경제 성장의 3분의 2가 소비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 상황에서 ,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것은 경제에 대한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융 시장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아메리칸 대학교의 톰 허츠 경제학 교수는 주식시장 투자자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반응한다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결과가 전 세계 다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허츠 교수는 가령 일본인 투자자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그같은 결과가 일본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지 그렇지 않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단지 확실히 하기 위해서 주식을 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엠씨 = 경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그로 인해 다시 경제가 악화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긴데요, 그런데 이제는 미국의 소비 문화에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이= 네, 미국 국민들은 지난 1950년 대 이후, 신용카드의 등장과 주식시장의 호황, 그리고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을 바탕으로 수입 보다 지출이 더 많은 생활을 누려왔습니다. 이같은 점은 미국의 저축율이 1984년의 경우 소득의 10분의 1에 해당됐지만 지금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미국인들이 소득 범위 내에서 소비를 할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미국인들에게 현금지급기 같은 역할을 해 왔던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진 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위기로 금융 기관들의 대출을 받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사용을 중단하고 모든 물품 구매를 현금으로만 하는 사람들이 나오는가 하면, 유명 브랜드의 고급 상점 보다는 할인 판매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가 단지 개인의 생활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 지출에서 성장 동력을 찾아온 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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