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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전 외통부 장관 '한국 차기 정부, 포용정책 한 단계 발전시켜야'


북한 핵 문제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비핵화와 남북 경협을 연계시키는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이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정부 첫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북한은 앞으로 1년 이상 북 핵 해결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차기 정부는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대선 이후 출범할 새 정부와 거래를 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의 차기 정부는 비핵화 단계별로 유연한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오늘 남북물류포럼이 주최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라는 주제의

조찬간담회에서, “북한은 앞으로 1년에서 1년 반 정도 핵 문제에 비협조적인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일 북 핵 문제가 진전되지 않고 시간만 흐를 경우 남북 경협을 어떻게 하느냐가 차기 정부의 딜레마”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 정부가 외교적 업적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급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럴 경우 내년 여름까지 북 핵 문제가 진척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윤영관 전 장관: “신고를 얼마나 성실하게 있는 그래도 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입니다. (북한이) 이 부분과 관련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 짐작으로는 미국 대선이 끝나고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그 행정부와 거래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미국 안에서는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대북정책을 다시 검토하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최소 3~4개월은 걸릴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여름쯤 돼야 본격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윤 전 장관은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 “2.13 합의 이후 북 핵 문제에 협력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 6자회담 참가국이 북한을 포용하기로 합의한 만큼, 차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은 크지 않다”면서 “참여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바꿔야 할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 해야 할 대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이를 위해 “차기 정부는 세분화된 로드맵을 만들어 북한에 제시함으로써 북한이 협조적으로 나오도록 설득해야 한다”면서 “차기 정부는 원칙을 갖되 유연한 자세로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새 행정부에서 그런 가능성에 대비해 나름대로 정교한 계획을 마련해서 원칙이 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원칙이라고 말씀 드리는 것은 과거의 대북 포용정책을 한 단계 질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서 북한이 경제발전을 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시장원리를 도입하고,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가치에 맞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도록 남측이 지원하고, 그러한 제도적,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그렇게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 전 장관은 차기 정부의 외교노선과 관련해, “차기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은 북핵 문제에 있어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는 데 유리한 여건이 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선 “북한의 미래를 위해선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보편적인 기준을 따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대놓고 압박해서는 안된다”며 “남측 국민의 혈세로 북측을 지원하는 만큼 북측도 이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성의를 보여달라는 식으로 점진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와 관련,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 실장은 “올해 북한이 핵 문제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한 뒤, “남한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확대해가면서 북한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실장은 “엄격한 상호주의로 나갈 경우 자칫 6자회담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에서 남한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며 “남한 정부가 대북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선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틀 내에서 대북 포용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 실장: “미국과의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북한과의 관계를 같이 중시한다는 입장을 보여야지, 한미 동맹에 남북한 관계를 종속시킨다는 입장을 보인다면 북한이 남한과의 소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에만 주력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핵포기 설득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과 미국이 공히 동시에 북한을 핵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인 대북 설득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차기 정부가 참여정부와의 차별만을 염두에 두고 대북 정책을 추진할 경우, 남북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다”면서 “차기 정부에서도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위해 고 교수는 “북 핵 문제가 갖는 구조적 성격을 고려해 6자회담을 통한 대화와 압력을 병행하되, 남북 관계는 북 핵 문제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교수: “한반도를 둘러싼 관계인식구조가 먼저 한미관계가 좋아지면, 남북관계도 덩달아 좋아지고 나아가 북미관계도 나아진다는 이른바 ‘순차적 삼각 순환구조논리’라 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6자회담과 남북 대화를, 북핵 해결이나 남북 관계 진전을 선순환 구조로 보는 것과는 다른 구조입니다 그 동안 북한이 줄곧 주장해왔던 ‘대외적 자주 논리’ 측면에서 보면, 한미관계를 중시하고 남북관계를 부차시 하는 것을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 핵 문제는 내년 중반 이후까지 현상유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정부는 비핵화와 남북경협을 연계함에 있어 보다 정교한 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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