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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관계자 ‘북한, 넌-루거 프로그램에 관심 많아’


미국의 넌-루거 프로그램에 따라 북한의 핵 과학자들을 재교육하는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의회 관계자와 핵 전문가들이 다음 주 북한을 방문합니다.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2.13 합의 이후 이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미국 측에 관련 정보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소속 리처드 루거 (Richard Lugar) 의원의 고위 보좌관인 키스 루스 (Keith Luse) 씨가 북한 측과 넌-루거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2일 부터 16일까지 북한을 방문합니다.

루스 보좌관은 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과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Siegfried Hecker) 박사, 그리고 미 국무부의 북한 담당관을 지낸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조엘 위트 (Joel Wit) 선임연구원 등 3명이 함께 방북한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보좌관은 지난 10월에도 평양을 방문한 바 있으며, 이번 방북은 그 후속 조처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루스 보좌관은 “북한 측은 일반적으로 북한에 도착할 때까지 일정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현지에서의 일정과 면담할 관계자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보좌관은 방북 중 넌-루거 프로그램 외에도 북 핵 6자회담에 관한 논의를 북한 측과 별도로 갖고, 북한이 아직 완전한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미 의회의 우려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루스 보좌관은 또 미 국무부가 이번 방북을 승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넌-루거 위협감축 협력 (Nunn-Lugar Cooperative Threat Reduction)’ 프로그램은 지난 1990년대 초 미 상원의 리처드 루거 의원과 샘 넌 (Sam Nunn) 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진 법안을 근거로 한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의 핵무기 해체를 돕기 위해 자금과 기술, 장비, 인력을 지원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하는 얘기가 6자회담 관련국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의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한 학술회의에서, “핵 시설 해체와 핵 기술자 재교육 등을 위해 국제사회가 지원하는 이른바 ‘위협감축 협력 프로그램’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 본부장은 일부에서 북한의 핵 과학자를 5천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루거 의원도 지난 6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해체와 관련한 기술적인 세부내용을 파악하기엔 너무 이르지만 넌-루거 모델은 북한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관리들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모색해왔다”고 밝혔습니다.

루거 의원의 루스 보좌관은 “북한은 영변 핵 시설에서 주로 핵 관련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과학자들과 기술자, 그리고 다른 직원들의 재교육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루스 보좌관은 북한 측이 지난 해부터 넌-루거 프로그램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받을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 문제의 검토작업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에 정통한 한 핵심 의회 관계자도 “북한은 그동안

넌-루거 프로그램에 거의 무관심하다 지난 해 2.13 합의 체결 이후 관련 질문도 많이 하고 설명을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미 의회 관계자들의 방북도 부쩍 늘었고 활발한 논의가 진행됐으나 아직까지는 모든 게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루거 의원과 상원 외교위원장인 조셉 바이든 (Joseph Biden) 의원이 넌-루거 프로그램 관련 활동이 시작되려면 북한이 먼저 핵 시설 불능화 작업과 완전한 핵 신고를 마치는 등, 6자회담에서 계속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북한 정부에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특히 넌-루거 프로그램이

영변 핵 시설의 핵 과학자들에게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다른 기술자들과 지원인력에도 적용되는지 등, 적용범위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아직까지 이 프로그램이 실제로 협력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현재 대북 교육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미국이 핵 인력을 재훈련시키고 핵 시설을 군사용에서 민간용으로 전환하도록 돕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러시아는 보다 많은 투명성을 보이는 등 해야 할 의무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은 미국이 현금을 제공하는 대가로

무언가를 해체하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는 넌-루거 프로그램의 본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 의회 상원 내에서 넌-루거 식 비확산. 위협감축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계획이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부시 행정부도 북한과의 넌-루거 프로그램 관련 논의를 매우 지지 (very supportive)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북 핵 협상이 성공을 거둬 북한의 핵 시설이 실제로 해체되도 핵 지식을 갖춘 수천 명의 북한 핵 인력은 여전히 남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이들의 핵 지식이 국제시장에서 고가로 팔리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북한의 핵 인력을 받아들여 북한의 평화적인 현대화를 지원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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