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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공동 역사용어 사전 연내 편찬’


남북한의 역사학자들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올 12월께 역사용어 사전을 공동 편찬할 계획입니다. 한반도 분단상황이 지속되면서 이질화가 심화되고 있는 역사인식의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작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의 역사학자들이 오는 12월께 한반도 역사 용어를 집대성한 공동 역사용어 사전을 분단 이후 처음으로 편찬할 계획입니다.

남북 역사학자협의회 남측 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역사용어를 연구해 사전 형태로 펴 내기로 합의했습니다. 협의회 신준영 사무국장입니다.

“그 역사용어 공동연구를 해보자는 기획을 세워서 2007년 5월경 북측에 이걸 제안했어요, 북측 민화협에 제안했고, 북측 민화협에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에 그 제안을 전하고 그래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와 저희와 5월부터 계속 한달에 한번 정도 만나서 계속 협의를 했어요 이 사업을 왜 해야 하는가”

협의회에 따르면 이 작업에는 남쪽 역사학자 30여명과 북쪽 학자 20여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전에는 고조선부터 1919년 3.1운동까지의 기간을 총 3개 파트로 나눠 역사적 사건과 인물중심으로 모두 9백개의 용어를 뽑아 실을 계획입니다. 시기별 작업은 고조선에서 통일신라, 고려에서 조선전기, 조선후기에서 1919년 3.1운동까지로 나눠 이뤄지며 올 연말에 출간되는 책은 조선후기에서 3.1운동까지의 시대를 대상으로 합니다.

신 사무국장은 “이번 작업이 남북이 5천년 한반도 역사를 함께 해 온 같은 민족으로서 이데올로기와 역사관의 차이로 달라진 역사 용어의 통일부터 모색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남북한은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이데올로기와 역사관 등의 차이로 서로 다른 용어를 사용하거나 달리 해석하는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협의회 남측 위원장인 성균관대 사학과 서중석 교수는 “1894년 일어난 동학농민운동의 경우 북측에선 갑오농민전쟁이라고 부르지만 남측에선 동학혁명, 동학농민전쟁 등 학자마다 다른 표현을 쓰고 있다”고 예를 들었습니다. 서 교수는 “이 사건에서 동학이라는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 그리고 혁명,전쟁,운동 등 사안의 본질적 성격을 규정하는 문제에서 서로의 인식차가 뚜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도 남측에서 3.1운동이라고 부르는 사건을 북측에선 3.1 인민봉기로, 남측의 통일신라를 북측에선 후기신라로 부르는 등 예는 허다합니다. 또 남측에서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용어들의 상당수가 북측에선 순한글로 표현하고 있어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신 사무국장은 이미 달라진 역사 용어의 통일을 당장 무리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양측의 용어가 갖는 논거와 관련 연구성과들을 서로 이해하려는 게 이번 작업의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에 갑오농민전쟁이라는 용어를 맡은 연구자가 있다면 자기 주장을 정리하는 게 아니고 남쪽 여러 학설들을 정리하는 거거든요. 북쪽은 북쪽대로 자기들이 갑오농민전쟁으로 보는 근거를 정리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같이 나란히 싣는 거예요. 그 연구성과를 이해하기로, 하는데 까지 하기로, 다투진 않기로 그렇게 한거죠”

한편 재일본조선인 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최근 “북한의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에서도 이미 이 사전 편찬에 필요한 자료수집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조희승 소장은 북측 용어로 ‘역사용어 총서’인 이 사전의 집필에서는 “주체성, 민족성을 구현하면서 역사 전문가들만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통속적인 서술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조 소장은 또 이 사전 편찬을 내년까지 끝낼 예정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선신보는 전했지만 신 사무국장은 “기본적으로 3년을 작업기간으로 보고 연구 진척도에 따라 완료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 사무국장은 현재 작업 중인 조선 후기에서 3.1운동까지의 3번째 파트와 관련해 “북측에 요구한 초안 완료시점이 4월쯤이며 최종원고 마무리는 10월쯤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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