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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신고, 2.13 합의 1주년 맞는 2월이 한 고비될 가능성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최근 “북한이 우라늄 농축 능력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30~40kg의 플루토늄을 신고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과거 미국 정보 당국의 평가와는 다른 것입니다. 최근 북한 핵 신고 문제가 어떤 단계와 와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해 북한이 신고해야 할 플루토늄의 양이 50kg정도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은 미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 추정치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런데 힐 차관보는 지난달 30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소재한 암허스트대학에서 강연하면서, “북한이 30~ 40kg정도의 플루토늄을 신고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북한은 완전한 신고를 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30~40kg정도의 플루토늄을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은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의 추정치를 수정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북한의 플루토늄 신고 문제와 관련해 초점이 다소 바뀐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암허스트대학 강연에서 또 북한의 주장을 일부 수용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자신들이 수입한 특수 알루미늄 관이 우라늄 농축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는데, 힐 차관보는 그 부분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강연에서 북한이 제공한 알루미늄 관을 조사한 결과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쪽으로 움직여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힐 차관보의 발언은 과거 미국 정보 당국의 평가와는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을 비롯한 정보 당국은 지난 2002년 이래 북한이 이미 ‘공장 수준의 우라늄 농축용 시설 건설에 착수’한 것으로 판단해 왔습니다. 정보 당국은 아울러 북한이 50 kg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해온 것으로 평가해왔습니다.

힐 차관보의 발언을 전후해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국무부가 북한으로부터 단계적, 부분적 핵 신고를 받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됐었습니다.

그러나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를 역임했던 로버트 아인혼 씨는 미국의 목표는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받는 것이라며, 힐 차관보의 발언은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 기준을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차관보는 미국의 목표는 북한으로부터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를 받는 것이며, 그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국은 다음 주로 다가온 북 핵 2.13합의 1주년을 앞두고 북한에 조속한 핵 신고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최근 한국의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핵 신고 마감 시한이 지난해 12월31일이었는데 불행하게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불능화 작업을 완료하고, 핵 신고를 완전하고 정확하게 빨리 신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힐 차관보는 지난 달 서울을 방문해 북한이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하는 2월25일 이전에 핵 신고를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최근 북한과 접촉을 재개해 조만간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의 성 김 한국과장은 지난 달 31일부터 2박3일 간 평양을 방문해 북한 외무성 관리들과 핵 신고 문제를 집중 논의했습니다. 그에 앞서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달 3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왕자루이 부장에게 “6자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최근 발생한 어려운 상황은 일시적인 것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대북 관측통들은 김 위원장이 중국 특사에게 6자회담 합의 이행을 강조한 것은 북한이 조만간 6자회담에 복귀해 어떤 형태로든 핵 신고를 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2.13 합의 1주년이자 한국에 새 정부가 출범하는 이달 중 핵 신고와 관련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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