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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도협력회의, 막판 진통


남북한은 오늘 개성에서 철도협력 분과위원회 이틀째 회의를 열어 화물열차 운행 개선방안 등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의 김은지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남북 철도협력분과위원회 이틀째 회의가 오늘 열렸는데요. 아직도 회의가 계속되고 있는가 본데요. 어떤 내용들이 논의되고 있습니까?

답: 남북 양측은 이틀간 회의를 통해, 문산 봉동 간 화물열차 운행 개선 방안과 함께 개성과 신의주간 철도 개보수를 위한 2차 정밀조사 추진문제 등을 중점 논의했습니다.
특히 문산과 봉동 간 화물열차 운행과 관련해, 차량수를 실제 화물 수송량에 맞게 조정하고, 화물도 현재의 컨테이너 식뿐 아니라, 벌크식 등 다양한 형태로 수송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베이징올림픽 남북응원단의 열차이용을 위한 선로 긴급보수문제도 협의했습니다.

남북은 지금 현재 막판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선, 원인희 건설교통부 본부장 등 4명이, 북측은 박정성 철도성 국장 등 7명이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질문: 남측이 정권교체기에 접어들어, 당초 회담에서 설정된 의제들에 대해, 남북의 합의가 기대치에는 못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남측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에서 철도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관련된 사업을 ‘타당성 검토 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이번 회담에 나서는 남측 당국자들의 협상 재량권이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7일 통일부는 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철도 개보수 문제는 뒤로 미루고, 열차를 이용한 올림픽 공동응원단 이용 문제는 그대로 지속하겠다고 보고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측에선 베이징 올림픽 응원단의 열차 이용을 위한 철도 긴급 보수 문제에 방점을 두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됐었습니다.

올림픽 공동응원단 파견 같은 교류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한다는 게 인수위 측 입장이기 때문에 그 사업과 직결되는 철도 보수는 정권 교체 후에도 차질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또 회담에 앞서 북측이 문산과 봉동간 화물열차 운행 횟수에 대해 이견을 제기했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화물열차 운행 개선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질문: 일부 전문가들은 북측이 이번 회담에 큰 기대를 거는 것은 아니지만, 남측의 대북 지원을 고려해 일정한 성의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지난 주 북한이 회담을 연기하자고 했을 때만 해도, 북한이 최근의 남측 상황, 다시 말해, 대규모 남북경협 사업을 재검토 한다든가, 통일부를 폐지한다든가 하는 움직임에 불만을 가지고, 이를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나흘 만에 북한이 회담 재개를 요구하면서, 대남 관계에서 챙길 것은 챙기자고 북측이 판단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었습니다.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끈을 놓기보다는,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사업은 계속하면서, 남북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기조를 취한 것이라는 얘긴데요.

실제로 현재 북한은, 핵 포기 2단계 이행에 따른 6자 회담 참가국의 지원이 늦어지는 데다, 중국의 경제 지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남한과의 관계가 어긋날 경우, 경제난에 봉착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1월 말이나 2월경 북한이 남측에 쌀과 비료를 요청한다는 점에서 다른 회담들은 다 중단한 채, 쌀과 비료를 달라고 요청하기는 껄끄럽지 않겠냐고 북한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연철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으로선 남한에 대해 경제적으로 아쉬울 것이 많은 만큼, 대남 전략을 세울 때까지 상황을 신중히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김연철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북한 입장에선 대단히 경제적으로 아쉬운 상황이고 그 동안 남북경협의 비중이 북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가능한 한 인도지원을 피력해서 한국에 경제적인 지원이나 협력에 대해선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새 정부에 대해 북한이 신중하게 응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보여집니다. “

질문: 남측 입장에선 이번 회담이 남측 이명박 차기 정부에 대한 북측의 태도나 반응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을 것 같은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이번 회담에 참석한 북측의 의도를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앞서 말씀 드렸듯 실리적인 이해관계가 작용했구요. 또 이번 회담이 남측 정권교체기에 이뤄진 실무회담 인만큼, 일단 참석한 뒤, 남측 분위기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이 차질 없이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기 위한 모종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압력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서울대학교 김병연 교수입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다시 연락해서 만나자고 한 것은 지금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통일부 존폐라든가 여러 가지 대북정책에 대해서 확고하게 나오기보다는 지금 논란 중에 있기 때문에, 불만을 표현함으로써 새 정부가 북한에 협력적인 정책을 입안해 달라고 하는 요구가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다른 회담채널을 통해서 한번 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이런 것을 한번 가늠해 볼 필요도 있기 때문에 이런 회담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질문: 이번 회담에서 논의 중인 베이징 올림픽 남북 응원열차의 경우, 중국과의 합의도 필요하다고 하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현재 북한과 중국 양국은 국경을 통과하는 여객과 화물열차의 운행 절차를 정부간 협정서에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북중 철도운수협정서’인데요.

협정서에 따르면, 특별열차에 해당하는 남북 응원열차의 경우, 운행시각과 여객규모 등에 대해, 북한과 중국이 별로도 합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일단은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지난 12월, 중국을 방문한 남측의 한덕수 총리를 만나 적극 지지 의사를 밝힌 만큼, 큰 걸림돌은 해소된 상탭니다.

하지만 운행시간과 출입국, 그리고 통관검사 등에 대해선 북중 양국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회담에 앞서 북한의 김용삼 철도상이 중국을 먼저 방문해 사전 조율을 거친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질문: 북측이 실용적 차원에서 문산과 봉동 간 화물열차 운행 횟수를 줄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남측에선 당장의 실용성보단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분위기라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남측은 북측의 갑작스런 화물열차 운행횟수 축소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깁니다.

현재 남측 문산과 북측 봉동지역을 오가며 개성공단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경의선 열차는 지난달 11일 운행을 시작했지만 실제 운송된 화물량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주일에 두 세 컨테이너 분량의 건설 자재와 지원물자를 나른 게 전부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북측에선 화물 열차 운행 횟수를 줄일 것을 요구했고, 남측은 철길을 안정화하기 위해 정기 운행을 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산과 봉동간 화물열차는 당초 상징성 때문에 연결된 것인만큼, 실용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금 당장은 효율성이 없더라도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해 남북이 잘 살려 합리적인 방법으로 가져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앞으로 개성공단이 계속해서 활성화되면 금년 말이나 내년 말이 되면 상당한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보구요. 또 북한이 내수를 위해서 비록 봉동까지만 연결되어 있지만 이것이 경의선을 통해서 평양까지 갈 수 있고 신의주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거든요. 베이징올림픽에 우리 공동응원단이 갈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경의선을 이용해서 다른 방향의 방법적인 모색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당장은 효율성 달성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를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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