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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축'에서 '한반도 비핵화 노력'까지 - 부시 국정연설 북한 관련 언급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에 취임한 이래 국정연설에서 거의 매해 북한 문제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집권 초반에는 북한을 강력하게 비판하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그동안 부시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북한 관련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01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 해인 2002년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테러를 비호하면서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을 이루는 국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주민들을 굶어 죽게 만들면서도 미사일과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정권이라고 비난하면서, 미국은 그같은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악의 축 발언에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미국과 북한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고, 햇볕정책과 6.15 남북공동선언 등으로 호조를 보이던 남북 관계도 어려움에 처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됐습니다.

그리고 그 해 10월에는 2차 북 핵 위기가 불거졌습니다.

이듬해인 2003년, 북한의 핵 확산금지조약, NPT 탈퇴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무법정권으로 규정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험은 핵무기와 화학무기, 생물무기를 추구하고 보유한 북한, 이란, 이라크 같은 무법정권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에서는 억압적인 정권이 공포와 허기 속에 지내는 주민들을 지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그동안 미북 기본합의서를 토대로 현상을 유지했지만 북한이 핵 무기 개발로 미국과 세계를 기만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 개발 시도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2004년 국정연설에서는 북한을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 가운데 하나라고 지칭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 같은 위험한 정권들이 위험한 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전념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에 대해 핵 프로그램을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는 군사공격을 감행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외교적 해결을 택하고 있다는 일부의 비난을 의식한 듯 다른 위협에는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005년, 재선에 성공한 후 처음 국정연설에 나선 부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비교적 온건한 표현으로 간단히 언급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대화를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앞서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의회 대표단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에 관해 자극적인 언급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2006년 국정연설에서 자유 민주주의 확산과 폭정의 종식을 거듭 역설하면서, 북한을 비민주주의 국가라고 비난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현재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만 그렇게 않은 나머지 국가들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시리아와 버마, 짐바브웨, 이란과 함께 북한을 비민주적인 국가로 열거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했었습니다.

2007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서 취임 후 처음으로 여소야대 국회에서 국정연설을 하게 된 부시 대통령은 과거와는 달리 북한 김정일 정권을 강력하게 압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등 동반자 국가들과 함께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집중적인 외교를 추구하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이같이 발언한 것은 미국과 북한이 접촉을 통해 서로 만족하는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지고, 그러한 타협이 곧 개최될 6자회담에서 가시화될 시점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는데, 실제로 그로부터 얼마 후 6자회담에서 2.13 합의가 타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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