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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새해 벽두 경제 살리기 행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새해 벽두부터 잇따라 경제 관련 시설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신년 공동사설에서 강조했던 대로 올들어 경제재건의 의지를 엿보게 하는 행보로 보입니다. 하지만 경제회생의 핵심 관건인 북 핵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행보는 김 위원장 자신의 이미지 개선용 행동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 언론매체들은 지난 21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열린 제18차 전국프로그램 경연과 전시회에 출품됐던 컴퓨터 프로그램을 살펴봤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엔 황해북도 예성강 발전소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신년 행보는 통상 그 해 북한의 국정목표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이처럼 김 위원장이 경제 관련 시설을 잇따라 찾은 것은 경제 살리기에 올해 북한 당국이 주력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9일 ”6자회담 합의의 이행으로 나타나고 있는 동북아 정세의 전환적 국면은 조선의 경제부흥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어 “세계 각국과의 경제협력. 교류를 보다 적극 추진하면서 이를 통해 현대적 과학기술을 북한에 맞게 도입하는 21세기형 자력갱생 전략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새해 벽두에 직접 방문한 두 현장은북한의 경제재건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국가목표를 제시하고 국가적 역량을 그곳으로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발전소와 정보기술 즉 IT 현장을 시찰함으로써 올해 북한은 이 분야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컴퓨터 기술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 교역법 등 미국의 경제제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즉 프로그램 분야에 대한 북한측 투자가 활발할 전망입니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연구교숩니다.

“북한은 미국의 경제제재가 유지되는 한 IT 분야의 발전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소프트웨어 개발분야에서만은 미국의 경제제재와 상관없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상당히 깊은 관심을 갖고 있고 실제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양성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김 위원장은 21일 컴퓨터 프로그램을 둘러본 자리에서 “최첨단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이용하는 데서 컴퓨터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기술발전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며 “우리식의 컴퓨터 공업을 발전시키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공업과 농업분야의 증산을 통한 인민생활제일주의와 더불어 앞으로 정보통신분야 발전에 치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예성강 발전소 시찰은 산업시설의 정상가동을 위해 전력난 해소가 얼마나 절박한 과제인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런 경제 중시 행보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연구소 임을출 연구교수는 “북한 경제 회생을 위해선 북 핵 협상 테이블에서 북측이 제시한 요구조건 즉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적용 배제 등이 핵심 관건임을 김 위원장도 잘 알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김 위원장의 연초 행보는 통상적인 것으로 본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북 핵 협상이 답보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뾰족한 경제 회생 해법은 없이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 초점을 맞춘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북한연구소 김승철 연구원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금 신년 공동사설도 그렇고 특별히 내부적으로 경제회생을 위한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지지도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은 대외적 혹은 내부적 이미지 개선에 목적을 두고 그렇게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 연구원은 “북한이 경제발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여전히 자력갱생이라는 과거의 구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북한을 둘러싼 불투명한 정세에 기인한 것”이라며 “북한이 더욱 적극적으로 미국과 한국과의 관계 진전을 위해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내부적으로 자원고갈에 직면한 북한으로선 핵문제 해결을 통한 미북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진전이 함께 이뤄지지 않고서는 경제회생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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