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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블로 호 나포 40주년, 미-북 간 상반된 메시지


북한이 평양 외곽의 대동강에 전시하고 있는 미국 해군 함정 푸에블로 호를 미국에 반환한다면 이는 북한이 미국에 보내는 중요한 화해의 제스처가 될 수 있다고 도널드 그레그 전 한국주재 미국대사가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국이 푸에블로 호 사건을 통해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오늘 23일은 미국의 해군 정보수집함 , 푸에블로 호가 북한에 나포된 지 꼭 4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푸에블로 호는 지난 1968년 1월 23일 북한의 원산 앞바다에서 정보 수집 활동 중 북한 해군 함정과 미그 제트 전투기들에 의해 나포됐습니다.

나포 과정에서 푸에블로 호 수병 1 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으며, 살아남은 82명의 승무원들은 생포돼 1년 간 북한에 억류됐었습니다.

미국은 1968년 2월 초부터 판문점에서 북한 측과 비공개 협상을 갖고 푸에블로 호는 원산 해안을 기점으로 12 마일을 벗어나는 공해 상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승무원과 군함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푸에블로 호가 북한의 영해를 침입해 북한군의 동태를 염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 발생 11개월이 지난 1968년 12월 23일, 미국은 북한 영해 침입을 인정하고 재발방지와 사과 문서에 서명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판문점을 통해 승무원 82명과 유해 1구를 송환하면서 사건은 마무리 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후 영해 침범을 시인한 것은 승무원을 송환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를 부인했습니다.

북한은 1998년 말 푸에블로 호를 대동강으로 옮겨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승리를 기리는 기념물’로 전시해 오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북한 정부에 푸에블로 호의 반환을 꾸준히 요구해 왔습니다. 지난 해 4월에는 푸에블로 반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미 의회 상원에 재상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2년 4월 북한을 방문해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푸에블로 호의 반환을 제안했던 도널드 그레그 코리아 소사이어티 이사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푸에블로 호는 냉전시절 미-북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상징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한국 지부장과 한국주재 미국 대사를 역임한 그레그 이사장은 푸에블로 호 나포 사건이 발생한 1968년 당시는 북한의 124 군부대 소속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공격을 목표로 서울에 서울에 침투했던 냉전 시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레그 이사장은 만일 북한이 푸에블로 호를 미국에 돌려준다면 이는 미국과 북한이 적대관계를 접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제2차 북 핵 위기가 불거지기 수개월 전 ‘신뢰 구축 조치’의 일환으로 푸에블로 호를 미국에 반환할 것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레그 이사장은 만일 북한이 푸에블로 호를 미국에 돌려 준다면 이는 북한이 미국과 화해하고 싶다는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이사장은 자신이 다음 달에 평양에서 열리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초청을 받았다며, 이는 이번 공연은 미국이 북한에 보여주는 화해의 제스처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레그 이사장은 북한도 미국의 이같은 화해의 제스처에 푸에블로 반환 같은 적극적인 응답을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침략 의도를 계속한다면 미국은 1968년 푸에블로 나포 사건 때보다 더 부끄러운 패배를 맞게 될 것이라며, 미국은 이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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