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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남북회담 무산…남북관계 경색 신호탄?


내일부터 북한 개성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남북 철도협력 분과위원회가 북한 측의 석연치 않은 태도로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올들어 첫 남북 간 회담으로 잡혔던 일정이었는데요, `선 북 핵 폐기와' 상호주의를 대북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한국의 이명박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들어서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 VOA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내일 열기로 합의했던 남북 철도협력 분과위원회 회의를 연기하자고 요청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한국의 통일부는 오늘 “당초 내일부터 이틀 간 개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 산하 철도협력 분과위 회의가 북측 사정으로 연기됐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북측이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연초이고 준비할 사항이 있어 회담을 좀 미루자’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남한에선 북측이 내세운 이 같은 연기 이유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깁니다.

이번 회의에선 개성-신의주 간 철도 개보수의 범위와 추진 방향, 철도 공동 이용을 위한 실무적 문제, 베이징 올림픽 남북응원단의 열차 이용을 위한 철도 긴급 보수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미 개보수를 위한 현지조사까지 진행한 상황에서 구체적 사업 계획을 논할 자리였기 때문에 북측이 제시한 연기 사유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는 게 대부분 대북 전문가들의 견햅니다.

앵커: 그렇다면 북측의 연기 요청 이유가 다른 곳에 있다는 얘기일텐데요, 서울에서는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지요?

기자: 네, 무엇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달라지고 있는 남한의 대북정책 기조 때문이라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햅니다. 상호주의, 경협 속도조절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차기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감안할 때 현 노무현 정부와의 대화가 북측으로선 무의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이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 가운데 철도 개보수 사업을 핵 문제 진전상황을 고려해 타당성을 확인한 뒤 추진할 사업군에 포함시킨 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통일부 통폐합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 즉 PSI 검토설 등이 차기 집권세력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이명박 새 정부의 의지를 가늠해 보려는 의도도 깔려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숩니다.

“첫째는 현재 참여정부와의 합의이행이 좀 불확실하고 두번째로는 이명박 새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가 불명확하고 세번째로는 최근에 통일부 폐지나 민족 문제를 국제 문제화 한다든지 이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신 이런 것이 나름대로 판단의 근거가 됐기 때문에 남측의 인수위와 참여정부의 대응을 보는 이런 차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철도협력 분과위 회의는 올들어 첫 남북 당국 간 회의로 잡혀있지 않았습니까. 이 때문에 이번 회의의 무기한 연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 연쇄적으로 잡혀 있는 남북교류협력 관련 회담들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분석들도 나온다지요?

기자: 네 일부 전문가들이 그런 분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분석들은 올들어 남북경협과 관련해 포착된 이상징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당초 이달 중순부터 개시하기로 합의했던 개성공단 통행시간 확대 조치도 북측이 기술적인 문제를 들어 지연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지난 17일 개성공단의 3통 즉, 통신,통행,통관 문제와 관련해 이뤄진 남북간 접촉도 별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사업을 총괄조정하고 남북대화를 주도해 온 통일부가 외교부로 흡수 통합되면서 사실상 해체될 상황에 놓인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남측의 새 정부 출범 후 대북 교섭 라인의 전면 개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측의 탐색전이 일정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연구교수는 “인수위를 통해 PSI 등 북측을 자극할만한 이슈들이 제기됐는데도 북한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서 보듯 북한의 올해 대남 전략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것 같다”며 “북으로선 대남 전략을 세울 때까지 상황을 신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 연기가 상당기간 남북관계의 경색을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옵니다. 북한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숩니다.

“이명박 정부의 취임식 뿐만 아니고 3, 4월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까지도 북측이 지켜볼 것입니다만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일례로 통일부가 외교통상부로 흡수통일되는 상황에선 북한의 하나의 조선이라는 기본 원칙과 어긋나기 때문에 결국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가는 출발점으로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올 상반기에는 남북관계가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이런 전망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앵커: 그렇다면 당장 남북 간 개최키로 예정된 회의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1,2월 중에만도 여러 건이 잡혀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네 우선 베이징 올림픽 공동응원단 열차 이용 관련 실무 접촉, 자원개발협력분과위, 농수산분과위 실무접촉, 해주특구 현지조사를 위한 실무접촉 등이 1월 중에 잡혀있구요, 환경보호.산림분야 실무접촉, 기상협력 실무접촉, 개성공단 협력 분과위, 도로협력 분과위 회의 등이 2월 중에 열리기로 돼 있습니다.

이외에도 현지조사로는 보건의료 협력, 개성공단 진입도로, 해주 특구와 해주항 등 세건이 1월중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열흘도 채 남지 않은 1월중에 개최 예정인 회의들조차 회의를 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대화의 진전이 어려운 분위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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