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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홍단호 구조한 한인 미 해군 소위 로이 박


지난 해 10월 말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던 북한 화물선 대홍단 호 선원들은 당시 구조작전에 나선 미국 해군 관계자들에게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작전에 참가했던 한국계 미 해군 장교가 밝혔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17일 대홍단 호를 구조했던 미 해군 구축함 제임스 윌리엄스 호의 유일한 한국계 승무원이었던 로이 박 소위로부터 당시 상황을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박 소위를 인터뷰 했습니다.

북한 화물선 대홍단호는 지난 해 10월 29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들에게 납치됐습니다. 그 후 30일 오전에 해적들과 싸워 선박 일부를 다시 장악한 북한 선원들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본부가 있는 국제해사기구에 구조를 요청했고, 국제해사기구는 즉각 바레인에 본부를 둔 연합해양군 측에 북한 선원들의 요청을 전달했습니다. 연합해양군은 다시 대홍단 호에서 50해리 떨어진 지점에 머물고 있던 미 해군 구축함 제임스 윌리엄스 호에 대홍단 호의 상황에 관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당시 북한 선원들은 기관실과 조타실을 장악하고 있었고, 해적들은 배의 다른 부분(bridge)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임스 윌리엄스 호의 유일한 한국계 승무원이었던 로이 박 소위는 대홍단 호를 발견해 접근한 후

북한 선원들과 해적들 양쪽과 무선교신에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박 소위는 교신을 통해 해적들에게는 무기를 바다에 버리고 투항할 것을 요구하고, 북한 선원들에게는 부상자가 몇 명인지 물었다고 말했습니다. 박 소위는 자신이 북한 선원들과 교신을 맡았던 이유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함정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 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박 소위는 다른 보안병력들, 그리고 의료진과 함께 소형선박으로 갈아 타고 대홍단 호에 접근한 후 사다리를 이용해 대홍단 호로 올라갔다고 말했습니다. 박 소위는 다른 보안병력들이 선박 내 치안을 유지하는 동안 자신은 대홍단 호 선장을 만나 상황설명을 들었고, 의료진은 부상한 북한 선원들을 치료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소위는 북한 사람들은 다를 것이라고 짐작했었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얼굴 모습이나 말하는 것에서 다른 한국 출신의 친척들을 떠올리게 하는 등 다른 점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박 소위는 대홍단 호 안에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고, 평상복을 입은 북한 선원들이 모두 붉은 색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던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박 소위는 북한 선원들과 개인신상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면서, 특히 북한 선원들이 미 해군의 도움에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박 소위는 중상을 입은 북한 선원들을 제임스 윌리엄스 호로 데려와 치료한 후 다시 대홍단 호로 돌려 보내면서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계속 치료를 받을 것을 권했고, 대홍단 호는 그로부터 4~5일 후에 예멘에 도착했다고 말했습니다.

박 소위는 북한 선원을 구조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었던 것이 큰 보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나중에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 해군의 구조 활동에 대해 사의를 표시했고, 미국 언론들은 이에 대해 미국과 북한 간의 우호 분위기를 반영하는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박 소위는 그같은 활동에 대해 특별한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습니다.

박 소위는 국적과 상관없이 어려움에 처한 선박을 구조하는 것은 미 해군의 임무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남부의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교, UC 샌디에이고 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한 후 ROTC로 미 해군에 입대한 박 소위는 4년 간의 복무 기간 중 현재 1년 반을 복무했으며, 제대 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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