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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공포/폭력영화 청소년 폭력범죄 줄인다' - UC 샌디에고 대학 경제학자들 주장


(엠씨) 미국 영화계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영화 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부지영 기자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갖고 나오셨나요?

(부) 네,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혹시 공포영화 좋아하십니까?

(엠씨) 아뇨.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부) 전 어렸을 때는 참 좋아했거든요. ‘Nightmare on Elm Street (엘름가의 악몽)’ 이라든지, 에릴리언 (Alien)이라든지, 손에 땀을 쥐고 보면서 공포와 스릴을 굉장히 즐겼었는데요.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멀리하게 되더라구요. 공포영화나 폭력영화를 보고나면 영화속 장면이 오랫동안 머리에 남아서 괴롭기 때문에, 요즘에는 편안한, 보고나면 기분 좋아지는 영화를 더 많이 찾게 되는데요. 제가 그랬듯이 공포영화나 폭력영화는 청소년이나 젊은 층에서 더 많이 찾는 것 같은데요. 이런 잔인한 내용의 영화가 폭력범죄 발생율을 줄인다는 색다른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엠씨) 정말 의외네요. 그동안 영화나 텔레비젼, 비디오 게임 등의 잔인한 장면이 모방심리를 불러 일으켜서 폭력범죄를 부추킨다는 우려가 많았는데요. 어떻게 그런 연구결과가 나왔죠?

(부) 네. 이번 연구결과는 심리학자들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발표한 결과란 점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네요.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고 대학교의 고든 달 교수를 중심으로 한 경제학자들이 지난 10년 동안의 폭력범죄 발생 건수와 잔인한 내용의 영화를 본 관객수를 대조한 결과인데요. 미국에서는 주말 오후 6시부터 12시 사이가 사람들이 가장 극장을 많이 찾는 시간이죠. 어쨌든 그 시간에 폭력이 난무하는 영화를 본 관객 1백만명당 폭력범죄 발생율이 1.3 퍼센트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또 강도는 덜하지만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는 영화의 경우 관객 1백만명당 1.1 퍼센트꼴로 범죄발생율이 줄었다는 건데요. 그러니까 폭력영화를 본 관객이 많은 주말이었을 수록 폭력범죄 발생율이 낮았다는 것입니다.

(엠씨) 폭력영화여서가 아니라 그냥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국에서도 인기 연속극이 방영되는 시간에는 수돗물 사용량이 줄어들 정도라고 하지 않습니까?

(부) 물론 그런 점도 있습니다. 폭력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였을 경우에도 영화를 본 관객이 많을 수록 폭력범죄 발생율이 줄어들었는데요.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범죄발생율 하락폭이 폭력영화 만큼 크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폭력영화의 효과는 영화를 본 다음날, 그러니까 자정에서부터 새벽 6시까지 시간대에도 계속됐는데요. 폭력범죄 발생율이 관객1백만명당 1.9 퍼센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같은 효과가 며칠은 가는 것 같다고 이번 연구에 참가한 학자들은 말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지난 10년동안 폭력영화는 미국에서 매 주말 마다 1천건의 폭력범죄를 예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엠씨)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부) 폭력범죄의 주인공들은 젊은 남성일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이 영화관에 앉아 팝콘을 먹으며 폭력영화를 봄으로써, 마약복용이나 음주와 같이 폭력을 부추킬 우려가 있는 다른 행동을 안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달 교수는 경제학이란 선택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이 젊은이들이 영화를 보러오지 않았다면, 거리에서 술이나 마시고 마약을 하며 방황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같은 면에서 범죄예방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엠씨) 아무리 범죄예방 차원이라고 해도 청소년들에게 선뜻 폭력영화를 보여주려는 부모는 없을 것 같은데요.

(부) 아무래도 그렇겠죠. 이번 연구는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것이지만 심리학자들은 영화나 비디오 게임에 나오는 폭력이 청소년들을 자극한다며 우려하고 있죠. 폭력영화 등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영화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폭력에 무감각해지거나 모방범죄를 꿈꾸게 된다는 건데요. 지난해 발생한 조승희 사건도 모방범죄라는 지적이 있었지 않습니까?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 재학중이던 한인 학생 조승희가 총기를 난사해 32명을 살해하고 본인도 자살해 미국 최악의 총기사건으로 기록됐죠.

(엠씨) 그렇죠. 나중에 조승희가 망치를 들고있는 장면의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한국 영화 ‘올드 보이’의 장면과 흡사하다고 해서 영화 속 과도한 폭력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었죠.

(부) 네. 폭력영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번 연구결과가 영화나 비디오 게임이 주는 장기적인 유해성을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이번 연구를 주도한 달 교수도 연구결과가 단기적 효과 만을 보여준다는데 동의하고 있습니다. 사실 달 교수 자신도 그다지 폭력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달 교수는 청소년들에게 폭력영화를 많이 만들어서 보여주자는 건 아니구요. 다만 미국 헐리우드 영화산업계가 10대나 20대 남성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많이 만들어서, 젊은이들을 극장이나 텔레비젼 앞에 묶어둔다면, 폭력범죄를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지않겠느냐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엠씨) 부지영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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