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한국, FTA 진전 위해 쇠고기 시장 개방해야’


미국과 한국 정부는 자유무역협정, FTA에 서명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양측 의회로부터 비준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상무장관은 10일 FTA가 비준되려면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Carlos Gutierrez)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 FTA비준을 위해 한국 정부가 보여온 지도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10일 워싱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미주 한인의 날과 한국경제연구소 (Korea Economic Institute) 창립 25주년 기념식 기조연설에서 “한국 내 일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과 경제팀은 처음부터 FTA를 강하게 옹호해왔다”며 아울러 “한국인들과 한국 국회, 미국 의회에 대해 FTA의 혜택을 잘 설명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다음 달 취임한 이후에도 FTA에 대한 협력이 계속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해 6월 말 FTA에 서명했지만 양측 의회의 비준 절차는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비준 동의안이라도 국회에 낸 상태지만, 미국은 아직 동의안 제출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 의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은 특히 한국의 자동차와 쇠고기 수입 장벽에 대해 줄곧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미국 쇠고기는 안전하다”면서 “FTA 승인 절차를 진전시키기 위해 한국은 쇠고기 시장을 다시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많은 미 의회 지도자들은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다시 완전히 개방하기 전까지는 FTA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3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국이었던 한국은 지난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그 후 한국은 2006년에 수입 금지 조치를 부분 완화하고 뼈 없는 쇠고기 수입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국제수역사무국(OIE) 총회에서 ‘광우병 위험 통제국’ 지위를 인정받은 바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자유무역협정이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미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무산될 수도 있습니다. 올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FTA를 반대하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당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티에레즈 상무장관은 “FTA 비준을 위한 시간표는 의회가 정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알 수 없지만, 행정부는 의회가 올해 안에 일정을 잡도록 계속 압력을 가할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특히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상대적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며 한미 FTA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미국이 조사한 34개 아시아 나라들 가운데27개국에서 미국의 시장점유율이 지난 1990년 이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서 미국 수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티에레즈 장관은 “미국이 강력하고 포괄적인 FTA를 발효시킬 수 없게 되면 신뢰도가 크게 손상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한미 FTA를 승인할 때이며, 더이상 연기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