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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특사 교환 등으로 해빙무드


다음 달로 예정된 한국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10일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 파견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다음 주 중 특사단을 일본에 파견할 예정인데요, 오늘은 일본 도쿄를 연결해 특사단 교환으로 해빙 무드를 맞고 있는 한·일 관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엠시) 우선 모리 전 총리가 오늘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서 후쿠다 야스오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의 친서인지부터 소개해 주시죠.

답: 일본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오늘 서울을 방문한 모리 전 총리는 오후 5시경에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면담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모리 전 총리는 후쿠다 총리의 친서를 이 당선인에게 전달했는데요, 후쿠다 총리는 친서에서 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적절한 시기에 일본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통해서 양국 정상이 수시로 상대국을 방문해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소위 ‘셔틀 외교’를 재개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엠시) 일본 정부가 한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에 총리급 특사를 파견한 것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본의 특사 파견 배경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 그렇습니다. 말씀하셨듯이 일본이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에게 특사를 파견한 것은 그동안 냉각됐던 한일관계를 풀어보자는 뜻이 강하고요, 그것은 북한 문제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 이슈에서 일본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습니다.

사실 일본은 그동안 북한에 의한 납치자 문제에 매달리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선 사실상 소외됐고. 게다가 역사 문제로 인해 한국이나 중국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동북아에서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때문에 일본은 그같은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특히 한국의 보수정권 출범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특사도 중량급 인물을 보냈는데요, 모리 전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에 이어서 후쿠다 총리의 후견인을 자임하면서 2000년 이후 8년째 자민당 정권의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해오고 있는 인물입니다. 게다가 미국·중국·러시아는 물론이고 한국에 대해선 일·한 의원연맹 회장을 맡아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당히 힘이 실린 특사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엠시) 일본이 오늘 한국에 특사를 보냈습니다만, 한국도 다음 주 중에 일본에 특사를 파견할 예정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정권인수위원회는 다음 주 중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국에 대해 특사단을 파견할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한·미·일 3각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 공조방안 등이 본격 협의될 예상입니다.

특히 일본에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친형이기도 한 이상득 국회 부의장을 단장으로 한·일의원연맹 간사인 권철현 의원,일본 특파원 출신의 전여옥 의원(이상 한나라당),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등이 특사단에 포함됩니다. 한국도 대통령 당선인의 친형인 이 부의장을 특사단장으로 보낸다는 점에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특사단은 일본 측에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 정상간 셔틀 외교를 재개하자는 내용의 이명박 당선인 친서를 갖고 올 것으로 알려져서 일본 정부도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엠시) 어쨌든 한국과 일본의 이번 특사 교환으로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일관계가 해빙무드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 5년 간 노무현 정부에서의 한일관계는 수교 후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냉랭해져 있는 상태입니다. 고이즈미 전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등 도발적인 행태를 보인데다, 그에 대해 노무현 정부도 감정적이고 정략적으로 반응하면서 관계가 크게 악화됐었습니다.그러나 이같은 한일관계 악화가 양측 모두에 득이 될 게 없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교훈입니다.

때문에 양국은 한국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한일 관계가 좀 개선됐으면 하는 희망 섞인 견해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특사 교환이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특히 후쿠다 일본 총리가 한국의 대통령 선거 직후에 이 당선자에게 전화를 걸어 양국 정상이 자주 얼굴을 보자고 제의한 등 양국간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고, 이명박 당선인도 실리외교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관계는 개선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습니다.

엠시) 한일 관계가 개선된다면 양국 정상이 두 나라를 오가는 ‘셔틀외교’도 부활하게 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양국간 셔틀 외교는 고이즈미 전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수시로 참배하고,시마네현이 한국의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다케시마(한국명 독도)의 날’까지 제정하는 바람에 지난 2005년 6월 이후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3년 만에 부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셔틀 외교 재개는 우선 후쿠다 일본 총리가 내달 25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에 이 신임 대통령이 3~4월 중에 일본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또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 3(한·중·일) 정상회담서 양국 정상이 만날 수 있고요, 금년 7월초 일본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 정상회의(G8)에도 한국의 대통령이 초청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일 양국 정상은 올해 최소 4~5회정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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