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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월드] 미국 프로야구계, 약물사용 의혹으로 ‘찬 바람’


한 주간의 세계 주요경기 소식과 각종 스포츠 화제들을 전해 드리는 '스포츠 월드'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연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문: 미국은 지금 미국프로풋볼 NFL 플레이오프 열기로 뜨겁습니다. 아메리칸 풋볼 컨퍼런스 AFC와 내셔날 풋볼 컨퍼런스 NFC에서 각각 6개 팀 씩 모두 12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는데요, 지난 주말에 1회전 경기가 열렸죠?

답: 네, 지난 주말에 NFL플레이오프 4경기가 열렸는데요, 먼저, NFC에서 시애틀 시혹스는 워싱턴 레드스킨스를 35-14로 일축했습니다. 13-0으로 경기를 압도하던 시애틀은 4쿼터 초반에 2분 사이에 워싱턴에 2개의 터치 다운을 허용하며 13-14로 뒤졌지만, 쿼터백인 맥 해슬백이 20야드짜리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키면서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습니다.

반면, 주전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특히 시즌 중 최고 수비수인 숀 테일러가 총격으로 사망하는 참사를 겪으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였지만, 종반에 4연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하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해 화제를 모았던 워싱턴 레드스킨스는 끝내 시애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올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또한 올 시즌 유독 원정경기에서 강세를 보였던 뉴욕 자이언츠는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4-14로 승리하면서 플레이오프 2회전에 진출함으로써 원정경기에 강한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습니다.그런가 하면, AFC에서는 잭슨빌 재규어스가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2점차의 짜릿한 재역선승을 거뒀습니다.

잭슨빌은 무려 18점이나 앞서며 4쿼터를 시작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피츠버그에 잇달아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 종료 6분 전에는 28-29로 1점 뒤졌습니다. 하지만 잭슨빌은 그 후 피츠버그의 공격을 잘 막아낸 후 경기종료 37초 전에 3점 짜리 필드골을 성공시키면서 31-29로 재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잭슨빌의 잭 델 리오 감독은 역전당했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승리를 이끌어 낸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흑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피츠버그의 와이드 리시버 하인즈 워드는 이날 경기에서 135야드 패스를 받아내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습니다.

한편, 샌디에고 차저스는 테네시 타이탄스를 맞아 전반전에 0-6으로 고전했지만, 후반전에 테네시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17 득점을 올리며 17-6의 승리를 따냈습니다. 샌디에고는 1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는 감격도 함께 누렸습니다.

문: NFL 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로 한 번 패한 팀은 곧바로 탈락하기 때문에 각 팀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되고 그만큼 팬들의 열기도 뜨거운데요, 이번 주말에는 2회전 경기가 열리게 되죠?

답: 그렇습니다. 모두 4경기가 열리게 되는데요, NFC 1위와 2위로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댈라스 카우보이스와 그린베이 패커스는 각각 1회전 승자인 뉴욕 자이언츠와 시애틀 시혹스를 맞아 컨퍼런스 결승전 진출을 위한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AFC에서 1,2위로 1회전을 부전승으로 건너뛴 뉴 잉글랜드 페이트리어츠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는

잭슨빌 재규어스와 샌디에고 차저스와 맞대결을 펼치게 되는데요, 여기서 승리한 팀들이 컨퍼런스 결승전에 나가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특히 시즌을 16전 전승으로 마친 뉴 잉글랜드가 연승 행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문: 미국에서 풋볼이 겨울을 대표하는 스포츠라면 야구는 여름을 대표하는 스포츠로서, 보통 겨울에는 야구 관련 소식이 뜸한데요,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인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답: 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많은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스테로이드 등 불법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이 21개월 간의 조사 끝에 지난 해 연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약 80명의 선수들이 불법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데 이어, 이번에는 오는 16과 17일에는 미 의회에서 관련 청문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청문회에는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총재와 도널드 퍼 선수노조 위원장, 미첼 보고서의 저자인 조지 미첼 상원의원과 함께 뉴욕양키스 출신의 투수 로저 클레멘스와 앤디 페티트, 그리고 이들의 트레어너였던 브라이언 맥나미 등이 증인으로 소환됐습니다.

의회에서는 증인 선서를 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해야 하는데 거짓말을 할 경우에는 위증죄로 기소될 수도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미첼 보고서에서 1998년부터 2001년까지 16차례 이상 스테로이드와 인간성장호르몬을 복용한 것으로 지적된 클레멘스가 미국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부인하고 나섰죠?

답: 클레멘스는 지난 6일 방영된 미국 CBS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미첼 보고서의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클레멘스는 자신의 몸이 전혀 변한 적이 없다면서 만일 자신의 트레이너였던 브라이언 맥나미가 자신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했다면 이마에서 3번째 귀가 튀어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클레멘스는 결코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면서, 자신에게 스테로이드 같은 금지약물을 제공한 사람이 있다면 모습을 드러내라고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클레멘스는 누명을 벗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면서 의혹에 해소되지 않으면 은퇴할 것임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클레멘스의 개인 트레이너였던 맥나미는 지난 해 조사에서 자신이 클레멘스에게 1998년 시즌이 끝난 뒤부터 2001년까지 스테로이드와 성장호르몬을 직접 주사했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의회 청문회에서 두 사람이 어떤 증언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문: 미국프로야구 선수들이 금지약물 복용이 불법인 줄 알면서도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선수 각 개인의 기록에 따라 막대한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스포츠 전문기자인 하워드 브라이언트 기자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경우 평균적으로 데뷔 첫 해에 약 50만 달러를 받게 되는데, 일부 특급 선수들의 경우에는 연봉이 몇 천만 달러까지 치솟는 실정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까 쉽게 불법 약물의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고, 브라이언트 기자는 말했습니다.아울러 브라이언트 기자는 그같은 불법을 묵인하는 미국 프로야구계의 관행도 지적했습니다.

브라이언트 기자는 그동안 야구계는 최소한 선수들이 금지약물 복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여러가지 정책들을 시행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있었지만, 그동안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브라이언트 기자는 이제는 문제가 너무 커졌고, 야구계도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그러나 이미 너무 때가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야구계 일부에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승리하면 그만이라는 지금같은 문화가 야구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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