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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강경파, 비핵화 속도 지연에 따라 비난 강화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작업과 핵 프로그램 신고 이행이 지연되면서 미국 내 일각에서 부시 행정부의 북 핵 협상에 대해 유화적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위시한 대북 협상파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른 핵 시설 불능화와 신고 시한을 넘기자 워싱턴 정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보수파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국무부의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주도하는 북 핵 협상 방법에 회의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보수성향 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어 선임연구원은 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근본적으로 “지난해 6자회담 합의문을 모호하게 작성한 결과 미국과 북한이 현재 핵 신고를 둘러싸고 뚜렷한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더 이상 은근슬쩍 넘어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습니다.

클링어 연구원은 “핵 신고가 늦어질수록 부시 행정부의 북 핵 협상 방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며, “이미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 핵 문제와 관련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정가의 많은 사람들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묶인 북한 자금을 풀어주는 문제도 받아들이고, 백악관이 발표하는 연례 국제마약평가서에 (Major Drug-producing or Narcotics-transiting countries) 북한을 포함하지 않은 일도 넘어갔지만,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이 대두되자 인내의 한계선을 (red-line) 넘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클링어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행정부 내에서는, “미 국방부나 심지어 국무부 관리들 까지도 라이스 국무장관과 힐 차관보 둘이서 단독으로 미국의 대북 정책을 입안하는 것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불만과 소외감을 표하고 있다”고 클링어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보수파들은 연일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 국무부는 북 핵 “합의를 살리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어떤 시간표도 정해 놓지 않고 있어 걱정된다”면서, “북한이 핵 신고를 안하는 등 합의를 위반해도 내버려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행정부에서 지난 11월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핵 비확산 담당 국장을 지낸 캐롤라인 레디 씨도 6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레디 씨는 기고문에서 “행정부의 비확산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핵 프로그램’이니 ‘불능화’니 하는 모호한 용어를 정의하느라 애를 먹었으며, 6자회담 합의문의 명백한 허점들을 메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행정부의 지역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는 관심이 없었고 단지 합의문만을 바랬다"면서 “그들은 북한이 비타협적으로 나오는 지금도 합의를 살리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비핵화와 관련한 최근의 일부 부정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가 계속 대북 협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설 이후 보다 강경해진 미국 정치권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비핵화 속도가 늦어짐에 따라 라이스 장관이나 힐 차관보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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