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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새해 첫 남북 공동행사에 부정적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기도 전에 벌써부터 남북 관계가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는 25일 금강산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남북 합동 새해맞이 행사에 북측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남한에서 차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민간교류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615 공동선언 실천 북측위원회는 당초 남북이 공동 주최하기로 했던 금강산 새해맞이 행사를 남측 단독으로 주최하라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남측위원회는 오늘 북측위원회 측이 이같은 의사를 일본의 615 해외위원회를 통해, 지난 2일 팩스로 보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에 평양과 개성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남북실무 접촉도 취소됐습니다.

지난 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 위원회는 올해 1월 중, 금강산에서 ‘남북 합동 새해맞이 행사'를 열 것을 북측에 제안했고, 북측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측이 새해맞이 공동행사에 부정적인 태도로 돌아선 것은,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 정책 기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때까지 관망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의 정현곤 사무처장은 “북측이 공동행사에 참가하기 어렵다고 한 것은,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이를 지켜본 후, 구체적인 교류 방침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현곤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사무처장: “12월 하순 정도에는 함께 해보자는 결론이 모아졌다가, 1월 초에 북에서 좀 어렵겠다..행사는 남측이 주로 하고, 북에선 관련자 몇 명이 축하인사를 전하는 수준에서 참가하는 것으로 이렇게 연락이 왔습니다. 일단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대해서 아직 북에서 딱히 정확한 입장은 갖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아직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전반적인 골격이나 내용들이 두드러지게 드러나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일단 그런 관계를 정비를 하고서야 민간교류를 하려고 한다 우린 이렇게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

정현곤 사무처장은 올해 남북 민간 협력추진과 관련, 새 정부의 대북 정책 윤곽이 어느 정도 정비된 이후, 북측에서 본격적인 교류에 나서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615 남측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6.15공동행사에 대한 민간합의가 오는 3월까지는 도출돼야 하는데 이 역시 새 정부의 태도가 관건이라며 만일 차기 정부가 6.15기념일 제정에 미온적이거나 강경한 대북정책을 취할 경우, 사회문화 부문 교류는 주춤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올해, 남북 관계의 조정기가 불가피한 만큼, 차기 정부 출범 이후 납북자 문제를 포함한 사회문화 교류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지금껏 남북 교류 중 사회문화 교류는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이 중에서도 납북자와 국군포로와 같은 특수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적 성격이 강한 만큼, 새 정부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 “이 문제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인도적 문제라는 점을 감안해서 적극적인 경제 지원도 같이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유사한 케이스에 대한 북한 측의 정책 방향이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정현곤 사무처장은 “남북한 관계가 진전되지 않으면 오히려 민간 교류의 협력이 늘어나는 역관계가 성립해왔지만, 새 정부 이후 이 같은 관계는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전적으로 핵 문제와 연동돼 있단 점을 감안하면, 핵폐기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남북간 사회민간 교류는 전반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정현곤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사무처장: “일단 핵 문제가 풀리는 그런 과정을 진행시켜 나가게만 된다면, 새 정부의 대북 정책도 상당히 넓게 풀릴 것으로 많기 때문에 그 문제와 연동해서 본다면 오히려 사회문화 교류도 오히려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결국은 새 정부의 지원정책이나 사회문화 교류 등 남북의 관계를 깊게 하고 이해하는 교류 영역의 확대문제는 현재 새 정부의 핵문제에 연동돼 있는 것이므로, 이 문제와 연동해서 동일선상에서 풀 수 있다고 봅니다.”

김이경 우리겨레하나되기 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남북 협력사업이 남북 모두에게 유리한 만큼, 정권 교체나 정책 방향과 상관없이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이경 우리겨레 하나되기 운동본부 사무총장: “남북 문제에 관한 여러 관심도 갖게 되고 북으로 볼 때도 북에 실제 도움이 되는 사업을 규모 있는 지원사업을 비교적 큰 정치적 쟁점을 갖지 않고 할 수 있어서 남과 북으로 볼 때도 장점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해 남북간 사회문화 교류는 2.13합의와 북미 관계의 진전 등으로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에도, 활발히 전개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6년부터 추진해오던 사회문화 진흥위원회 설립도 여전히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등, 경협 분야에 집중하느라 사회문화 교류의 채널이 제도화되지 못했다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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