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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터 차 교수 ‘북 비핵화 과정 실패 않을 것’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2008년 새해를 맞아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 정치안보, 경제, 인권 등 한반도 관련 주요 쟁점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특집 인터뷰를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올 한 해 북 핵 문제를 전망해 봅니다. 한국계인 빅터 차 교수는 지난해 4월 말까지 2년 반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내면서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차석대표를 맡았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빅터 차 교수를 인터뷰했습니다.

Q: 빅터 차 교수님. 지난 연말까지로 시한이 잡혀 있던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가 결국 해를 넘겼습니다. 올해 핵 문제 해결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A: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이행이 지연된 상태로 2008년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점은 불능화 조치가 진행되면서, 북한이 앞으로 새로운 핵무기를 만드는 능력을 영구히 무력화시키는 노력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점입니다.

반면, 비핵화 2단계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는 핵 신고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핵을 폐기할 것인가도 그들에게 전략적인 고민거리이지만, 이에 앞서 보유하고 있는 모든 핵 관련 시설과 물질을 낱낱이 신고하기 위해서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핵 신고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쉽게 풀리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 상황으로 인해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실패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Q: 불능화 조치는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최근 북한 측은 경제적 보상이 늦어져 불능화 속도를 조정하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이 문제가 난관으로 대두될까요?

A: 제가 북한과 직접 협상한 경험에 따르면, 북한은 협상시 상당히 직설적입니다. 6자회담 합의문에 어느 만큼의 에너지를 제공하기로 돼 있으면, 응당 받아야 할 몫을 받기 전에는 북한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중유 선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인데, 선적이 이뤄지면 북한도 불능화에 진전을 낼 수밖에(obligated to) 없습니다.

Q: 북한이 불능화와 관련해 갑자기 속도조절에 들어간 진의가 무엇일까요? 한국과 미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감안한 협상전술일까요?

A: 한국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북한이 시간끌기를 한다는 가정은 북한의 이해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한국의 새로운 정부는 노무현 정부에 비해 대북 경제지원에 까다로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쪽을 살펴봐도, 현재 부시 행정부는 임기가 끝나기 전에 북 핵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이 문제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고, 또 상당한 의지를(very committed) 갖고 있습니다. 2009년에 미국에 들어설 차기 정부가 공화당이 됐건, 민주당이 됐건 현재 부시 행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북 협상기조를 이어 나갈 것이라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시간을 지체해서 얻을 것이 없으며, 이는 북한 입장에서 큰 전략적 실수가 될 것입니다.

Q. 행동 대 행동 원칙으로 보면, 미국 측도 비핵화 2단계 이행에 대한 상응조치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대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끝내야 하지 않습니까? 언제쯤 이뤄질 전망입니까?

A. 북한은 아직 핵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다. 핵 신고에는 테러국이나 테러를 지원하는 나라에 핵물질을 이전했는지 여부가 포함돼야 합니다. 여기에는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에 대한 해명도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아직 미국 의회에 전달하지 않은 점은 놀랍지 않습니다.

Q: 최근 일부 부정적인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북 핵 협상이 결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계신데요,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A: 지금까지 6자회담을 통해 겪어 온 일들을 돌이켜 볼 때 북한과의 협상에서 예정된 시한을 놓치는 일은 놀라울 것이 없습니다. 현 단계에서 6자회담이 결렬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은 오랫동안 지속돼 온 북 핵 문제 해결에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6자회담 당국자들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단이 영변의 핵 시설을 방문하는 등 전례없는 진전을 이룬 단계에 와 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이런 상승세를 타고 북한이 핵과 관련한 모든 것을 폐기하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전략적인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결단을 내렸는지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2단계의 핵 신고가 중요한 것입니다. 북한의 핵 신고는 궁극적인 핵 폐기의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최초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것입니다.

Q: 핵 신고와 관련해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에 대한 해명이 난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이견을 좁힐 수 있을까요?

A: 제가 정보 당국을 대변할 입장은 아니지만, 북한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북한의 핵 신고에 반드시 포함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물질을 폐기한다는 6자회담의 목적에 부합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북한과 미국이 이견을 좁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은 반드시 과거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인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것임을 약속해야 합니다.

Q: 핵 신고라는 고비를 넘으면, 핵 폐기까지 나머지 단계들은 무리없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까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핵 폐기 합의의 마지막 단계로 갈수록 이행이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북한이 핵 시설을 동결하도록 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현재 진행 중인 불능화 작업이나 핵 신고와 관련해서는 애로사항이 더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철저히 핵 시설을 폐기하고 제거하도록 합의하는 과정은 더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Q. 부시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1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이 시점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시간표를 갖고 있을까요?

A: 2007년 10.3 합의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연말까지 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핵 신고를 해야 했습니다. 이런 시한을 설정한 이유는 부시 행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08년에는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인 핵 폐기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북 핵을 해결할 수 있는 기간이 이제 1년 남짓 남았습니다. 미국은 올해가 대통령 선거기간이고, 또 최근 여러 국제 문제가 터졌지만 부시 행정부는 계속 북 핵 문제에 집중할 것입니다. 물론 계획대로 올해 안에 북한의 핵 폐기 단계까지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가 올해 안에 핵 폐기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할 적절한 시점은 언제가 될까요? 올해 안에 이뤄지겠습니까?

A: 2008년이 시작되는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올해 안에 평화협정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 전에는 평화협정이 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핵보유국인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 중국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이 문제와 관련해 압박을 받았지만 핵을 보유한 북한과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새해 특집인터뷰 세 번째 순서로, 미국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로부터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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