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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장관 ‘새해 남북관계 큰 변화 없을 것’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2008년 새해를 맞아 미-북 관계와 남북관계, 정치안보, 경제, 인권 등 한반도 관련 주요 쟁점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는 특집 인터뷰를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순서로 한국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의 대담을 통해 올 한 해 남북관계를 전망해 봅니다. 정세현 전 장관은 대북 포용정책의 강력한 옹호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현 노무현 대통령 정부 초기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김환용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 정 의장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남한에 보수성향의 이명박 정권 등장으로 정권 초기 남북관계가 경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핵 문제 해결, 특히 핵 폐기까지를 전제조건으로 하면 대북정책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울 겁니다. 실용주의 정부라고 그러니까 새 정부 출범 후에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조정을 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현실에 맞게 핵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하는 식으로 정책노선을 실용적으로 조정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왜냐하면 남북관계가 경색되는 경우에 6자회담도 속도를 못내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미국 쪽에서 그런 문제와 관련해서 한국 정부에 정책조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일각에선 북한이 대남관계는 뒤로 미루고 대미관계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이명박 정부에서 북한이 남한 정부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 일방적으로 북한이 대남관계를 뒤로 미룰 것 같진 않고 남쪽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자기들이 거기에 대응하는 식으로 움직일 것으로 봅니다. 현실적으로 지난 10년 간 남북관계가 상당한 정도 개선되는 과정에서 상황을 주도하는 이니셔티브가 남쪽에 이미 넘어왔거든요. 북쪽이 대남관계는 끊고 미-북 관계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형편은 못됩니다.

- 10.4 남북 정상선언과 남북 총리회담 등에서 합의된 여러 교류협력 사업들은 차기 이명박 정권 하에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 교류협력을 통해서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게 돼 있고 또 그것이 우리 경제에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류협력의 수위조절과 관련해선 지금 진행 중인 교류협력을 중단하거나 축소했을 경우 올 수 있는 안보위기 상의 파장, 이것을 면밀하게 예측해 가면서 검토를 하든지 조절을 하든지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남북 문제를 북-미 문제의 종속변수로 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반면 대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해 대북 포용정책을 버린 것은 아니다라는 상반된 평가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이 당선자가 남북 문제를 북미 문제의 완전한 종속변수로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양반은 실용주의자라고 하니까, 근데 중요한 것은 물론 한미관계도 중요하고 북-미 관계도 중요하지만 북-미 관계가 제대로 풀리는 데 남북관계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합니다. 남북관계가 북 핵 문제 해결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거든요. 어디까지나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를 병행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정책기조를 유지시켜나가는 게 한미관계에서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이명박 당선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이루고 개방에 나서면 1인당 국민소득 3천 달러 달성에 남측이 적극 돕겠다는 이른바 ‘비핵 개방 3천’ 구상을 천명했는데요. 이 구상의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

= 길게 보면 17년 이상 끌고 있는 문제가 북 핵 문젭니다. 그러면 차기정부 임기 내에 실현할 수 없는 약속이 돼버립니다. 앞으로 5년 내 핵 폐기까지 끝날 가능성은 별로 없거든요. 개혁 개방도 그렇습니다. 남북 교류협력이나 북-미 관계 개선을 통해서 또는 그것이 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북한이 자기도 모르게 개방 개혁으로 나가는 것이지 핵 문제 끝났다 또 개혁개방 끝냈으니 우리를 도와달라 이렇게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차피 이것은 병행해서 나가야 되는, 즉 핵 문제 해결과 개방개혁 유도, 그리고 북한 경제난 해결 및 경제발전 이것은 병행해서 나가야 하는 그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북한은 김일성 주석 출생 1백 돌인 오는 2012년을 ‘강성대국 달성의 해’로 선포해 경제강국이 되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 핵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들이 나오는데요.

= 김일성 주석 출생 1백 돌인 2012년까지 경제를 좋게 만들겠다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북-미 관계 개선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북 핵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러 북한의 전향적 태도나 자세는 역시 북-미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그런 토대로 해서 나오는 것이고, 지금 상태대로 간다면 북 핵 문제 해결이 순항할 수도 있죠. 그러나 차기 미국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것이고, 예를 들면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 인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면 또 북-미 관계가 삐걱거릴 수도 있고 또 한국 정부가 어떤 자세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느냐 하는 것도 큰 변수가 됩니다”

-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북 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일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는데요, 이 때문에 올해를 ‘미-북 관계 해결의 적기’로 보는 시각들이 있는데요.

= 내년 여름부터는 아마 선거국면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부시 정부의 대북정책 추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겁니다. 그런 점에서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요. 북한 사람들이 이런 면에서 감각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금년 말까지 불능화를 완수하기로 했으면 신고 문제, 핵물질 보유량이라든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대해서 의심받는 부분에 대해서 신고를 제대로 했으면 남은 6개월 동안 빠른 속도로 북-미 관계 개선돼서 자기 경제에도 도움이 될텐데, 조금만 더 큰 반대급부를 얻어내자고 시간을 많이 허비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참 안타까워요”

- 정 의장님,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새해 특집인터뷰 두 번째 순서로, 한국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2008년 남북관계 전망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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