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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속도 늦지만 북한 비핵화 진척’


북한의 비핵화 2단계 의무사항인 핵 프로그램 신고가 당초 시한인 지난해 말을 넘기게 된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속도는 늦지만 북한에서 비핵화 작업이 진척되고 있다면서, 핵 목록 신고 등 북한의 합의사항 이행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그러나 처음으로 북한의 전면적인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이번 주말 동북아시아 국가 순방에 나선다고 국무부가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는 2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가 당초 시한인 지난해 말을 넘기게 된 데 대해, 북한 당국의 핵 신고를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3일 채택된 북 핵 6자회담 2단계 합의에 따라, 지난 연말까지 모든 핵 시설과 프로그램, 핵 물질, 그리고 핵 확산 활동 등을 전면 신고하기로 약속했지만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채 마감시한을 넘겼습니다.

션 맥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이 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은 6자회담 당사국들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한 핵 신고를 하기로 돼 있다며, 6자회담 참가국들은 더도 덜도 아닌, 북한이 하겠다고 밝힌 바로 그 기준에서 핵 프로그램을 신고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북한의 신고 지연 등 바라는 것보다 일이 약간 천천히 진전되고 있는 이유는 새롭고 어려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충분하고 완전한 신고를 하겠다고 동의한 사실은 새롭고 처음 해보는 일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작업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핵 시설 불능화 작업도 진행 중이며, 영변의 불능화 작업 기술진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원하는 속도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거듭 경계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또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 목록 신고 불이행에 따른 대응 조치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미국 정부는 '행동'대 '행동'의 원칙을 취한다며, 북한은 현재 일을 진행 중이며, 비핵화에 있어 긍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2일 북한의 핵 신고 지연에 대해 처음으로 회의적인 반응을 표명했습니다. 그동안 백악관 측이 북한의 성실한 신고를 촉구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견지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 일각의 미묘한 분위기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나 페리노 대변인은 이 날 기자간담회와 정례브리핑에서

그동안 북한이 많은 시간을 갖고도 마감시한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전면적인 핵 신고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과 지난 몇 년 간 일을 진행해왔다며, '회의적'이라고 말하는 것만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페리노 대변인은 북한은 계속 진행되는 비밀 핵 프로그램을 지닌 매우 폐쇄적인 사회라고 말했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북한은 6자회담 당사국들에 대해 비핵화와 완전하고 정확한 핵 신고에 동의했으며,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그러나 북한은 마감시한을 놓쳤으며, 미국은 북한으로부터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편,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이번주 동북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한 측 당국자들과의 면담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션 맥코맥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힐 차관보가 이번 주말께 동북아 국가들을 방문한다면서, 북한 관리들과 이 시점에서 어떤 접촉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해 면담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역시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북한 핵 신고 문제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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