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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신년 사설 '식량난 해결보다 절박한 과업 없다'


북한은 1일 발표한 신년 공동사설에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한 과업은 없다'며 식량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현재 식량 상황 등에 대해 서지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문: 서지현 기자. 해마다 1월1일, 북한이 발표하는 신년 공동사설은 북한의 의중과 현 상황을 살펴보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올해는 특히 식량 문제에 강조점을 두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우선 사설 내용을 좀 전해주시죠.

답: 네, 북한은 1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노동신문과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의 공동 사설에서 '현 시기 인민들의 식량 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절박하고 중요한 과업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공화국 창건 60돌을 맞는 올해를 조국청사에 아로새겨질 역사적 전환의 해로 빛내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올해를 인민생활 향상에서 실질적인 전환이 일어나는 보람찬 해, 기쁨의 해로 되게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더 절박하고 중요한 과업은 없다'는 표현까지 쓸 정도로 북한 당국은 올해 식량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설에서 구체적인 정책방향이 제시된 게 있습니까.

답: 네, 우선 농업 기술의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사설은 '농업부문에서는 당의 농업혁명 방침의 요구대로 다수확 품종을 많이 심고, 선진적인 영농기술과 영농 방법을 받아들여 알곡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기술했습니다.

또 '지난 10년 간 당의 감자 농사 혁명 방침 관철에서 이룩된 성과를 공고히 하며, 인민 군대에서처럼 콩 농사를 잘해나가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품종 농사에 주력할 것을 밝히기도 했구요.

이밖에 북한은 사설에서 '농사에 필요한 영농설비와 자재를 제 때에 보장해줘야 한다', '품들여 마련한 현대적인 축산 기지, 양어 기지, 과일생산 기지들을 잘 운영해 인민들이 덕을 보게 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농업 분야를 아우르며 개선 방안을 조목조목 제시했습니다.

문: 이번 사설에서는 전반적으로 남북 경협을 비롯한 남북 간 교류협력이 강조돼 있는데, 그 가운데 이렇게 식량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은 것은 정권교체를 앞둔 한국의 차기 정부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답: 그렇습니다. 장문의 신년 사설은 한국의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한국 정부와의 현재의 교류협력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북한이 노골적으로 식량 문제 해결만큼 절박한 과제는 없다고 적시해 놓은 것은 그만큼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는 쌀 등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에 있어 상호주의를 적용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박진 인수위 외교통일안보위 간사는 쌀, 비료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은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북한 측도 이산가족 상봉 확대,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 등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한다는 전제가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차기 정부가 이처럼 대북 지원에 있어 철저한 상호주의와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할 경우, 앞으로 대북 지원을 대폭 축소하거나 재검토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비롯해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을 철저히 핵 문제 해결과 연계해왔는데, 북한 당국이 내년 춘궁기를 앞두고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에 대해 은근한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겠네요.

답: 네. 또한 현재 경제 회생에 사력을 걸고 있는 북한 당국은 식량난 해결을 체제 안정화와 더불어 경제난을 타개하는 첫 단추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일부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영태 북한 연구팀장의 말입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북한연구팀장: “북한의 식량난은 김정일 체제를 위협하는 최대의 부정적 변수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식량난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소위 경제력 건설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움직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인다고 볼 수 있죠. 여러 가지 식량의 대북 지원 모니터링을 허용한다던가, 이런 유연한 자세는 바로 경제력 건설과 더불어 식량난 해결이라는 목표 달성에 우선적인 초점이 있다고 볼 수 있죠.”

문: 앞서 정 팀장도 말했지만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 모니터링 요구에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 역시 식량난 해결을 위한 북한 측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답: 네, 북한 당국은 다급합니다. 당장 배를 굶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는 그 방법 밖에는 묘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해 여름 큰물 피해 이후 긴급 지원을 해 온 국제기구들에 대해 솔직하게 계속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세계식량계획, WFP의 폴 리즐리 대변인입니다.

리즐리 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긴급 식량지원 기간 이후에도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 지원을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한 협의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여름 수해 사흘만에 WFP 측에 예비 지원을 요청하고, 국제기구들의 식량 배분 감시 지역 확대 요청을 수락한 이후 북한 당국은 계속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인 대응으로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문: 북한 당국의 태도가 이처럼 다급해진 것은 물론 악화된 식량 사정 때문일텐데요. 올해 식량 부족량이 어느 정도로 추정됩니까.

답: 한국의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해 곡물 수확량은 전 년보다 11% 감소한 4백1만 t 으로, 북한의 곡물 수요량을 6백50만 t으로 볼 때 2백49만 t이 부족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식량 부족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 현상 이외에도 지난해 8월과 9일 잇따라 발생한 수해에 따른 것인데요. 북한의 지난해 큰물 피해로 인한 재산 손실과 농작물 피해, 농경지와 농업구조물 복구비는 북한 전체 국내총생산, GDP의 1%에 달하는 2억7천5백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현재의 식량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까지 서지현 기자와 식량 문제 해결을 강조한 북한의 올 해 신년 사설 내용과 타개책 등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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