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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오페라 ‘그날 저녁 나중에(Later the Same Evening)’ – 그림 속 인물들 오페라 무대 위로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 화가 에드워드 하퍼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은 새 오페라 ‘그 날 저녁 나중에 (Later the Same Evening)’에 관해 전해드립니다. 이어서 새 영화 ‘The Great Debaters (위대한 논쟁자들)’의 내용을 살펴보고, 주연 배우들과 감독의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신간안내 시간에는 미국의 제2대 대통령이었던 존 애덤스와 그의 부인 애비게일 스미스 애덤스가 주고받은 연서들을 모은 ‘나의 가장 친애하는 친구에게 (My Dearest Friend)’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이집트 정부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고대 유물에 대해 지적 재산권을 행사할 방침입니다. 이집트의 자히 하와스 유물관리 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집트의 유물을 재현할 경우 이에 대해 사용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킬 목적이라고 말했는데요. 사용료는 유물 보전을 위해 쓰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찰리 채플린이 24년 동안 살았던 스위스 저택이 채플린 기념관으로 변신합니다. 룩셈부르크 투자자들은 3천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이 저택을 수리하고, 2009년말에 개관할 예정인데요. 찰리 채플린은 영국의 유명 희극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로 무성영화와 유성영화를 넘나들며 ‘모던 타임즈’, ‘위대한 독재자’ 등 많은 명작을 남겼습니다.

- 40년 동안 은행 금고에 잠들어 있던 미로의 작품 ‘푸른 별’이 프랑스 파리에서 실시된 경매에서 1천6백70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이같은 낙찰가는 예상 가격의 두 배가 넘는 것으로 미로 작품 경매사상 최고 기록입니다.

- 미국 우정국은 영화배우 베티 미들러의 모습을 담은 우표를 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베티 데이비스는 ‘위험한’이란 뜻의 1935년 영화 ‘데인저러스 (Dangerous)’와 1938년 영화 ‘지저벨 (Jezebel)’로 두 차례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1989년에 81살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식 축하행사때 사용했던 색소폰을 미국 재즈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미국 미주리주 캔사스 시티에 있는 미국 재즈 박물관 측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가리켜 자유세계 지도자들 가운데 유일한 재즈 연주자이라고 칭송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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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뿐만 아니라 궁금증을 자아내죠.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하퍼의 그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도대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걸까’ 하고, 그림 속의 인물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데요. 그같이 하퍼의 그림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오페라가 있습니다.

새 오페라 ‘그날 저녁 나중에 (Later the Same Evening)’는 ‘밤샘하는 사람들(Nighthawks)’, ‘뉴욕의 어느 방’, ‘호텔 창’ 등 에드워드 하퍼의 유화 다섯 점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것인데요.

오페라 극본 작가인 마크 캠벨 씨는 하퍼의 그림을 오랜 시간 가만히 들여다 보기만 했다고 말합니다.

캠벨 씨는 하퍼의 작품을 들여다 보면서 그림이 말을 걸어주길 기다렸다고 말하는데요. 오페라 관객들이 이전에 그림을 들여다본 기억, 특히 하퍼의 그림을 본 기억을 떠올리게 되길 바라면서, 오페라 극본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에드워드 하퍼의 그림에 바탕을 둔 오페라 ‘그날 저녁 나중에’는 결혼생활의 권태를 느끼는 젊은 부부, 호텔 로비에서 약속 상대를 기다리는 나이 든 여성, 또 호텔방에서 남자친구에게 편지를 쓰는 한 젊은 여성 등 하퍼의 그림 속에서 빠져나온 듯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의 삶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에서 교차하게 됩니다.

새 오페라 ‘그날 저녁 나중에’는 미국 국립미술관과 메릴랜드 대학교 음악대학이 공동으로 기획한 것인데요. 지난 9월부터 워싱톤의 국립박물관에서는 ‘에드워드 하퍼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국립 미술관의 큐레이터, 전시담당 책임자인 프랭클린 켈리 씨는 사람들은 그림을 볼 때 자신의 경험과 결부시켜 바라보게 된다고 말하는데요. 하퍼의 작품에 그려진 인물이나 배경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것들이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하퍼의 작품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립 미술관의 프랭클린 켈리 씨는 미국인들에게 하퍼의 ‘밤샘하는 사람들’ 만큼 눈에 익은 그림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에드워드 하퍼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라도 ‘밤샘하는 사람들’ 그림을 한두번은 봤을 것이라고 켈리 씨는 말했습니다. 오페라 극본을 쓴 캠벨 씨는 하퍼의 작품들 가운데 특히 뉴욕인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캠벨 씨는 새 오페라 ‘그날 저녁 나중에’는 자신이 그림에서 얻은 생각을 쓴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모두 자신이 느낀 바를 오페라 극본으로 한번씩 써본다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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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 ‘위대한 논쟁자들 (The Great Debaters)’이 북미 전역에서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덴젤 워싱톤이 감독한 두번째 영화인데요.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성행하던 시절 흑인대학 학생들과 교수들이 편견과 무지를 극복하고 승리한다는 감동적인 내용의 영화입니다.

“나는 피부색이 좀 더 어두운 형제일 따름입니다. 나 역시 미국입니다.”

1930년대초 와일리 대학의 멜 톨슨 교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시인인 랭스톤 휴스의 시 구절을 인용하는 것으로 새 학년 새 학기의 첫 강의를 시작합니다. 와일리 대학은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있는 흑인 대학인데요. 톨슨 교수는 이들 젊은 대학생들의 마음을 강하게 다지기 위해 논쟁 팀을 구성합니다.

톨슨 교수는 논쟁은 전투라고 말하는데요. 총과 칼이 아닌 언어가 무기라는 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1930년대 미국 남부에서는 아직 인종분리 정책이 시행되고 있었는데요. 미국의 주요 대학들 가운데는 흑인 학생들을 환영하지 않는 대학이 많았고, 또 흑인이 대학 교정에 들어오는 것 조차 금지하고 있는 대학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와일리 대학 논쟁 팀은 대학간 토론회에 나가 승리를 거듭하면서, 백인 학생들이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톨슨 교수는 학생들에게 와일리 대학은 백인 대학과 논쟁을 벌이는 최초의 흑인 대학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이기면 최고를 물리치는 것이 된다며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톨슨 교수는 열심히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요. 학생들에게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을 하라’고 당부를 합니다.

영화배우 덴젤 워싱톤 씨는 ‘위대한 논쟁자들’의 제작과 감독을 맡았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 톨슨 교수 역도 직접 맡았는데요. 영화의 주제는 바로 자신이 자녀들에게 가르치는 철학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영화에서 와일리 대학 논쟁팀 일원으로 나오는 저니 스말렛 씨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매우 중요한 역사의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스말렛 씨는 인종분리 정책 당시 흑인으로서 남부에 산다는 것이 어떠했는지, 대공황을 겪는다는 것이 어떠했는지 등등 당시 상황에 관해 파고들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흑인들에게 교육은 성공의 열쇠로 여겨지고 있었다고 스말렛 씨는 설명했습니다.

새 영화 ‘위대한 논쟁자들’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덴젤 워싱톤 씨는 역사는 오늘날 문제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면서, 다음 세대를 안내하고 가르치는 것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덴젤 워싱톤 씨는 우리 젊은이들이 갖고있는 문제는 모두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성세대가 그같은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란 건데요. 워싱톤 씨는 그냥 앉아서 젊은이들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며고 말했는데요. 와일리 대학 논쟁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을 위해 그만큼 희생을 감수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워싱톤 씨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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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미국의 제2대 대통령이었던 존 애덤스와 부인 애비게일 애덤스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실은 책이 새로 나왔습니다. ‘My Dearest Friend (나의 가장 친애하는 친구에게)’란 제목의 이 책은 매사추셋츠 역사학회의 애담스 문서 담당자인 마가렛 호간 씨와 제임스 테일러 씨가 공동으로 편집한 것인데요. 1762년 사랑에 빠진 존 애덤스가 나중에 부인이 된 애비게일 스미스에게 쓴 구애편지에서부터1818년 아내를 잃고 슬픔에 잠긴 애덤스가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이르기까지, 56년 동안 두 사람이 주고받은2백89통의 편지가 실려 있습니다.

존 애덤스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애비게일 스미스 애덤스는 미국 최초의 파워 커플, 즉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부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존 애덤스는 여러가지 정치, 사회적 문제에서 부인 애비게일의 자문을 구했습니다. 특히 애비게일은 여성의 권리를 확대해줄 것을 남편과 당시 미국 국회에 촉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독자들은 두 사람의 편지를 통해 애비게일이 겪었던 사산의 고통 등 개인적인 사생활 뿐만이 아니라, 미국 건국과정 당시의 정치, 사회적 상황, 또 정치적 경쟁자였던 토마스 제퍼슨에 대한 비판 등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에 대한 애덤스 전 대통령의 평가 등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문화의 향기’,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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