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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암살 배후는 알-카에다·탈레반' 정부 대변인


파키스탄의 야당 지도자인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 배후에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아프간 무장세력 탈레반이 있다고 파키스탄정부가 비난했습니다. 부토 전 총리의 암살로 파키스탄이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28일 처음으로 시위대를 향해 발포 명령을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앞으로 몇주간 현 정국 난맥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현 소요사태의 향배가 결정될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파키스탄정부는 부토 전 총리 암살 배후에 알 카에다 테러조직과 탈레반이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습니다.

내무부의 자베드 이크발 치마 대변인은 탈레반 무장세력을 이끌고 있는 두목중 한 명이자 무장세력을 이끌고 있는 바이툴라 메흐수드가 이번 암살 공격을 실행에 옮긴 대원들을 치하하는 현장의 대화내용을 정부가 녹음했다고 말했습니다.

메흐수드는 지난 10월 부토 전 총리의 귀국 환영 행사 때 발생한 폭탄테러공격의 배후로 지목돼온 인물입니다. 당시 자살폭탄공격으로 140명 이상이 희생됐었습니다. 치마대변인은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이 국정 교란을 위해 파키스탄관리들과 정보계와 군부세력을 겨냥해 공격을 일삼아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파키스탄의 무법지대로 알려진 남 와지리스탄의 친탈레반 무장세력을 이끌고 있는 메흐수드는 부토 전 총리의 암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정국은 부토여사의 암살 이틀째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있는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부토 전 총리의 암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총을 난사하고 건물과 차량에 불을 지르며 돌을 던지는 등 폭력 시위가 계속돼 28일 현재 적어도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키스탄 당국은 사흘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보안군에 적색경보를 발령하는 등 사태 진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가운데 28일 처음으로 일부 폭력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부상자가 속출했습니다.

파키스탄 언론들은 폭력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무샤라프 대통령이 다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내년 1월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연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당 지도자인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무샤라프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며 총선거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부토 전 총리의 장례식이 28일 오후 고향인 남부 신드주에서 거행됐습니다. 수 천명의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장례식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부토는 살아있다” 는 구호를 외치며 파키스탄 민주화를 위해 끝가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부토 전 총리는 총선을 2주 앞둔 27일 선거 유세 도중 암살당했습니다. 치마대변인은 부토여사가 유세집회를 마친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장갑차안에 서있는 광경이 담긴 생전의 마지막순간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치마씨는 부토여사가 총격으로 인한 부상이나 자살폭탄공격에 의한 파편때문에 숨진것이 아니라 타고있던 차량 천장의 창문에 부딪쳐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스탄정부는 사법부와 또 사건현장인 펀잡경찰과 사체부검전문가들에 의해 두건의 고위급 조사에 착수했다고 치마대변인은 밝혔습니다.

한편, 앞서, 알카에다 테러조직원으로 알려진 암살범은 부토 전 총리를 향해 총을 쏜 뒤 곧바로 자폭했으며, 이 공격으로 적어도 20명이 숨졌습니다.

한편 국제사회는 부토 전 총리의 암살테러를 일제히 규탄하며 테러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8일 비난 성명을 채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환영했습니다.

반 총장은 부토 전 총리에 대한 암살 테러에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며,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라고 파키스탄 정부 당국자들에게 촉구했습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역시 27일 부토 전 총리의 암살소식이 전해진 직후, 그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부토 전 총리에 대한 암살은 파키스탄의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는 비겁한 행위라고 말하고 암살범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파키스탄 소요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주동안이 정국 안정 여부를 결정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국 채텀하우스의 파키스탄 전문가인 파바나 샤이크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이 1947년 독립 이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무샤라프 대통령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이 난국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파키스탄 정국위기의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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