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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 소매업계, 크리스마스 이후 대목 노려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입니다. 지난 화요일, 성탄절 이후 미국의 각 백화점과 아울렛, 또 대부분의 소매점들은 이른바 '포스트 크리스마스(Post Christmas)', 크리스마스 이후 장사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연 중 장사가 가장 잘 된다는 추수감사절 이후부터 크리스마스 전까지의 매출이 올해도 그다지 높지 않자, 마지막 대목을 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연말 소비가 5년 째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소식 오늘은 서지현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문: 서지현 기자. 엊그제 신문 전단지를 보니까 성탄절 다음날인 26일 새벽 6시부터 문을 여는 쇼핑몰이 많던데요. 전단지와 함께 배달 온 쿠폰도 평소보다 두 배 정도 많던데... 마지막 대목을 노린 유통업체들의 홍보전이 정말 치열한 것 같습니다.

답: 네.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 새벽 6시부터 문을 연 쇼핑몰이 꽤 많았는데요.

보통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 다음날, 이른바 '블랙 프라이데이'에도 이처럼 열띤 쇼핑대전이 펼쳐지는데,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26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국의 여러 백화점과 쇼핑몰들이 이번주부터 해를 넘긴 1월까지 대부분 반 값 이하로, 80% 또는 90%까지 세일을 하는 등 상상도 못할 가격으로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린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후 대목에 유통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 사활을 거는 것은 크리스마스 전까지의 매출 신장률이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문: 신용카드 위기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으로 소매업의 위축이 미국에서 요즘 가장 큰 관심사인데요. 올 해 연말 유통업체들의 매출 신장률은 어느 정도 였습니까.

답: 마스터카드의 컨설팅사인 마스터카드 스텐딩펄스의 자료에 따르면, 11월23일부터 12월24일까지 자동차를 제외한 연말 쇼핑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은 성장세입니다. 지난해 성장률 6.6%에 비하면, 반타작에 그친 셈입니다.

전국 소매연맹이 잠정 집계한 11월과 12월 매출 신장률 역시 지난 2002년 이후 낮은 4%에 그쳤습니다.

문: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크리스마스 직전의 매출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면서요. 미리 선물을 준비하는 소비자보다는 크리스마스에 닥쳐 서둘러 쇼핑센터를 찾은 소비자들이 많았나보네요.

답: 네. 소매업 조사기관인 샤퍼트랙 RCT에 따르면, 지난 12월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의 소매업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늘었습니다. '수퍼 토요일'로 불리는 크리스마스 직전 토요일 하루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날보다 7.6%가 늘어난 93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해가 갈수록 소비자들은 점점 더 늦게 선물을 준비해 소매업자들을 애타게 한다고 하는군요. 국제쇼핑센터 연맹의 조사 결과, 성탄 1주일 전 선물 준비를 마무리 했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4년 31%에서 올해 18% 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조사 대상자의 67%가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의 여러 세일을 노린다고 대답했다는군요.

문: 그만큼 좀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노리는, 허리띠를 졸라맨 소비자가 많아진 게 아닐까 싶은데요.

답: 그렇죠. 미국의 신문들은 또 해마다 '기프트 카드'(Gift Card)의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지적하고 있는데요. 상품권과 마찬가지로 기프트 카드로는 한도 내에서 원하는 것을 아무 것이나 살 수 있죠.

국제쇼핑센터 연맹의 조사 결과, 52%의 응답자가 막판까지 선물을 사지 않고 있는데도 느긋함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기프트 카드 때문이라고 했다는군요.

미국 전국소매연맹은 이번 크리스마스 전후의 기프트카드 매출액이 263억달러로, 지난 2005년의 매출액 185억 달러에 비해 42% 늘어난 규모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문: 이처럼 '기프트 카드'의 인기가 늘어난 만큼, 요즘 이 '기프트 카드' 소비자를 노리는 유통업체들의 홍보도 상당히 치열해진 것 같아요.

답: 네. 요즘 유통업체 월마트의 홈페이지에는 '기프트 카드를 좋은 상품으로 바꾸세요'라는 온라인 광고가 게재돼 있는데요.

크리스마스 때, 기프트카드를 선물로 받은 소비자들이 얼른 와서 물건을 구매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프트 카드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크리스마스 이후' 시즌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지금부터 해를 넘겨 1월까지 '포스트 크리스마스' 대목이 계속 이어질텐데요. 각 유통업체들의 계속되는 파격 할인 행사와 쏟아지는 쿠폰들이 미국의 침체된 소매 경기를 얼마나 부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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