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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식수상황 악화… 국제기구들, 지원 확대


지난 8월 큰물 피해 이후 북한의 식수와 위생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유엔과 국제적십자연맹 등은 내년부터 북한의 식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 사업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대북 구호단체 '좋은벗들'은 26일 펴낸 소식지에서 북한의 수질오염이 심해져 도시마다 물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늘었으며, 특히 원산과 신의주 등에서는 주민들이 샘물을 길어 먹는 등 계속적인 식수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좋은벗들'은 원산시 주민들은 그동안 물을 마신 뒤 배탈 등 각종 수인성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많아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법동군에서 샘물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의주의 경우 아예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계속돼 노인들이나 어린이들이 추운 날씨 속에 물을 뜨기 위해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고, '좋은벗들'은 전했습니다.

'좋은벗들'에 따르면 특히 수질오염이 심해져 도시마다 물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신의주 인근 석하리에서 샘물을 길어다 파는 장사꾼들은 10 리터 당 5백원에 물을 팔며, 아침마다 물을 싣고 신의주로 오는 장사꾼들의 행렬이 굉장하다는 것입니다.

'좋은벗들'은 신의주 지역의 수질은 원래 괜찮은 편이었는데 전력 부족과 함께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상수도망이 파손된 곳이 많아 정화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때문에 2년 전부터는 돈이 많은 이들이 대부분 중국산 샘물이나 의주군 황치령 샘물, 석하리 샘물을 사마신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북한주민들의 건강상태와 직결된 식수 상황이 점점 악화됨에 따라 유엔과 국제적십자연맹은 대대적인 식수 개선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 IFRC는 최근 발표한 '대북 지원계획 2008-2009' 보고서에서 내년부터 새로운 식수, 위생 개선 계획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IFRC는 1백47개 보건기관과 1백41개 지역 등 총46만4천여 명의 수혜자를 대상으로 상수도관과 물 저장탱크를 교체하는 등의 식수, 위생 개선 계획을 진행해 왔습니다.

IFRC는 올해 평안남북도와 함경남도의 7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한 식수와 위생 개선 사업이 내년 말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내년 중 20개군, 2009년에는 30개 군을 추가하는 등 식수난 지원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에바 에릭슨 IFRC 동아시아 지역 담당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의 상수도 시설이 노후화된 데다 당국의 관리 부족과 거듭되는 자연재해로 파손돼 상수도관을 교체하고, 새로운 시설을 들이는 작업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엔 역시 북한 보건성과 연계해 내년 2월 평양과 주요 도시의 수력펌프 시설과 발전기를 수리하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일 예정입니다.

국제아동기금, UNICEF는 이를 위해 수해 피해를 입은 26개 지역에 기본장비 공급을 마쳤으며, 현재 펌프 수리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유엔 인도주의지원조정국, OCHA에 따르면 지난 수해로 파손됐던 황해북도 평산의 상수도시설 복구 작업이 마무리돼 이 달 둘째 주부터 평산시와 사리원 시에 대한 물 공급이 재개되는 등 긴급 상수도 복구 사업은 40% 정도 마무리됐습니다.

OCHA는 날씨가 풀리는 내년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 간 황해도 곡산과 태탄 군의 상수도시설 두 곳에 대한 복구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테파니 번커 OCHA 대변인은 지난 큰물 피해 이후 식수와 위생 분야에서는 대북 지원금이 필요액수의 3분의 2 밖에 모금되지 않았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12월26일 현재, 유엔이 요청한 1천4백만 달러 규모의 대북 구호 모금액 가운데 식수와 위생 분야 모금액은 필요금액 99만 달러의 68% 수준인 67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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