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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12-26-2007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엠시)최기자, 세월 참 빠릅니다. 2007년이 불과 일주일도 남지 않았군요. 올해 초에 북핵 2.13 합의가 이뤄질 때만하더라도 ‘연말이면 핵 문제가 해결되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핵문제가 결국 해를 넘기게 되는군요. 북한이 핵신고 문제와 관련해 노동신문이 어떤 주장을 펴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최)네, 북한의 핵신고 마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노동신문을 비롯한 선전 매체들은 최근 핵신고 문제에 침묵을 지키며 미국의 강경파를 계속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선전 매체들은 지난 11월말을 기해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는데요. 일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지난 11월26일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은 핵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사실 은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그러나 그로부터 한달 뒤인 12월25일 노동신문은 “미국이 외워대는 대화도 역시 위장대화가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엠시)한마디로 핵신고 문제에는 입을 다물고 미국을 비난하고 있는 것이군요. 북한 선전매체의 이같은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최)전문가들은 북한의 선전매체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2가지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지만 실무자들이 핵신고를 어느 선까지 해야 할 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신고가 이미 ‘물 건너간 얘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수파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은 애초부터 핵포기와 핵신고를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북한은 적당은 핑계거리를 잡아 핵문제를 파탄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엠시)전문가들도 북한의 의도에 대해 180도 다른 해석을 하고 있으니,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그렇다면 현재 핵신고를 대한 미국 내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최)한마디로 정중동이라고 할까요. 워싱턴은 북한의 태도를 예의주시하면서 사태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앞서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만, 부시 행정부는 핵신고가 순조롭게 이뤄지게끔 온갖 노력과 성의를 다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 달 초 평양을 방문해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핵신고의 범위와 수준에 대해 장시간 설명했습니다. 또 조지 부시 대통령도 지난 5일 김정일 위원장에게 정중한 내용의 친서를 보내 김 위원장을 국가 최고 지도자로 예우했습니다. 또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자신의 평양 방문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 의회 일각과 보수파 인사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핵신고를 안 하거나 불성실하게 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엠시)최기자, 핵신고 문제와 관련해서 현재 미-북간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 만일 북한이 ‘파키스탄으로부터 원심분리기를 들여와서 우라늄 농축을 했으나 폭탄을 완성하지는 못했다’이렇게 시인하면 사태가 어떻게 됩니까?

최)지금 질문하신 것이 ‘이렇게 하면 어떻게 되냐, 라는 가정에 기초한 질문’이기 때문에 답변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만,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을 솔직히 해명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워싱턴에서는 99%의 사람들이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원심분리기를 들여왔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이 문제를 어물쩍하거나 쉬쉬하고 넘어가려 한다면 핵신고는 핵신고 대로 안되는 것은 물론 오히려 의혹만 키우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이미 북한이 원심분리기를 들여왔다는 사실을 다른 정보 채널을 통해 파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이 사실을 시인할 경우 북한에 대한 미국의 신뢰 수준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한마디로 평양은 이 사실을 공개한다 해도 밑질게 없다는 얘기입니다.

엠시)연말연시에는 북한을 탈출해 이역만리를 떠도는 탈북자들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는데요, 탈북자들이 베이징의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을 통해 미국행에 성공했다면서요?

최)네, 앞서 부지영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만, 최근 탈북자 2명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을 통해 지난 23일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베이징에 있는 유엔 사무소의 보호를 받아온 20대 남성과 30대 탈북자인데요. 이들은 지난 20일 중국을 출발해 미국 조지아주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이번에 탈북자를 보낸 것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유엔과 탈북자 문제를 놓고 협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같습니다.

북한의 핵신고 마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노동신문은 핵신고에 침묵하며 미국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오늘을 위한 오늘을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자’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수뇌부가 부디 북한 주민들의 내일을 위해 현명한 결단을 내릴 것을 기대합니다. 뉴스 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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