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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지금] 시민권 신청자, 정부상대 소송 늘어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이민자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년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오고, 또 이 중 상당수가 미국에 귀화하기 위해서 시민권을 획득하는데요. 2001년 이후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시민권 절차 진행에 예전보다 긴 시간이 걸리면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이민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대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민자가 미국 시민으로 귀화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심사를 통과하고 또 시민권을 받아야 하는데, 이민자들이 이런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그것도 미국 법정에서 말이죠...과연 시민권을 받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답: 네 사실 이민자들의 입장에서, 시민권을 신청한 미국 정부를 상태로 소송을 제기한다는게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이민자들이 늘어난 것은, 과거에 비해서 시민권을 받는데 걸리는 기간이 너무 길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의 처분만을 기다리다 지친 이민자들이 결국 문제를 법정으로 가져가고 있는 것이죠. 미국 워싱턴에 인접한 알렉산드리아 연방법원 한 곳에만 지난해 100여건의 시민권 관련 소송이 제기됐는데요, 이는 전체 민사소송의 8% 정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문: 소송을 제기한 것이 도움이 됐나요?

답: 케이스마다 차이가 있으니까, '도움이 된다' '안된다' 한 마디로 단정짓기는 어려운데요. 하지만 소송을 제기한 후 시민권을 획득한 사람들이 나오고 있구요,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받으려면 영주권을 받고나서 5년뒤에 시민권 신청을 하고 시험을 칠 수가 있습니다. 또 시험을 친 후에는 마지막으로 국토안보부의 최종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민 규정에 따르면 심사는 120일 안에 끝나야 합니다. 대략 4개월이죠. 그런데 시민권 시험을 본 후에 2, 3년 씩 기다려도 시민권 절차 진행이 되지 않자, 이민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습니다.

문: 시민권 심사 속도가 지연되는 이유가 뭡니까?

답: 국토안보부의 심사는 기본적으로 신청자를 미국 시민으로 받아들이기에 적합한지 신분조회를 하는 것인데요. 매년 시민권 신청자는 늘어나는 추세인데, 오히려 테러관련법이 강화되면서 시민권 심사 기준도 까다롭고 복잡해졌다고 합니다.

게다가 정부의 관련 인력도 이런 수요에 맞춰서 늘지 않고 있구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국토안보부에서도 매년 신청자의 10% 정도는 6개월 이상 심사가 적체되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앞서 알렉산드리아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이민자는 대부분 중동출신이나 이슬람 교도로 아랍계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요. 아무래도 미국 정부의 테러리스트 목록에 올라있는 사람들과 이름이 비슷하기 때문에, 심사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구요.

문: 이렇게 소송까지 제기하는 걸 보면, 제 때 시민권이 나오지 않으면서 겪는 불이익도 많은가봅니다.

답: 그렇지요. 아무리 영주권자라고 해도 외국인으로서 미국 시민과 누리는 권리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기본적으로 투표권이 없기 때문에 선거에 참여를 못하죠. 무엇보다 직업이나 교육 면에서 여러가지 불이익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시민권을 신청한 사람들은 하루빨리 시민권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미 영주권을 받고 또 시민권 신청 자격을 얻기 위해서 7~8년 이상씩 기다린 이런 사람들이, 시험까지 다 쳐놓고 신분조회 때문에 또 몇년씩 기다리라면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죠. 또 앞서말씀드린대로 이민규정에 신분조회에 걸리는 기간을 120일로 명시하고 있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니까, 더 불만이 큰 것이구요.

문: 시민권에 관한 말씀을 나누다 보니까, 한 해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미국 시민권을 받는지 궁금해지네요?

답: 최근 몇년간은 해마다 약 60만명 정도가 미국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좀 더 거슬러올라가 보면 1996년에 1백만명으로 가장 많았구요, 2001년부터 6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전체 인구가 3억명인 점을 고려해도 적은 숫자는 아니죠.

문: 시민권을 받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계 이민자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죠?

답: 그렇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한국계 이민자 1만2천여명이 시민권을 받았는데요, 멕시코, 필리핀, 인도, 베트남, 중국, 도미니카 공화국에 이어서 국가별로 7위입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이 가장 많은 로스엔젤레스를 비롯해서, 뉴욕, 워싱턴, 시카고, 애틀랜타 같은 대도시에서는 한국인, 또 한국 간판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이 더 밀집돼있죠.

문: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도, 신분조회 때문에 시민권 획득이 늦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하니까. 미국 정부 차원에서 담당 인력을 늘이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제를 바꿔볼까요, 엇그제가 크리스마스였는데, 크리스마스에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카드를 보내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에 전통적인 우편 보다는 이메일을 통해서 전자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구요?

답: 네, 북한에서는 인터넷 자체를 쓰기가 어려워서 생소하시겠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이메일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것은 이미 상당히 보편화됐죠. 그런데 최근에는 좀 더 공식적인 경우에도 이런 이메일 카드가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요.

사실 이메일 카드는 전통적인 카드에서 비용이나 시간, 또 노력이 덜 들잖아요? 카드나 우표를 살 필요도 없고, 우체국에 갈 필요도 없으니까요. 그냥 컴퓨터에서 몇 분이면 보낼 수 있죠. 그래서 사실 아직도 이메일 카드는 격이 없는 주변 동료라든가, 아니면 시간에 쫓겨서 막판에 보내는 그런 도구로 인식됐는데요. 이메일 카드 사용자들이 매년 꾸준히 늘면서, 이제는 일반 기업에서 소비자나 거래처를 상대로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낼 때도 이런 이메일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함께 는다고 합니다.

아직 좀 가벼워 보이기는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비용이나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구요, 또 종이를 쓰지 않고 배달에 드는 물리적인 노력도 없으니까 환경 친화적이죠.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이메일 카드가 보다 공식적인 경우에도 통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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