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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사회 ‘세대교체’ 무엇을 의미하나?


북한 정치를 주도해왔던 혁명 1세대들이 하나둘씩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만주에서 김일성 주석과 함께 항일 빨치산 운동을 벌여왔던 혁명 1세대는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 젊은 30-40대 신세대가 빠른 속도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사회에서 세대교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지난 1930-40년대 김일성 주석과 항일 빨치산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혁명 1세대라고 부릅니다. 혁명 1세대들은 그동안 북한 정치를 주도해 왔습니다. 이들은 1945년 해방이후 북한에 사회주의 정부를 세웠으며 한국 전쟁을 치렀고 그 후 잿더미가 된 북한 경제를 복구했습니다.

북한의 혁명 1세대는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 권력 핵심에 있었습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할 때만 하더라도 빨치산 경력을 가진 혁명1세대는 7명이나 주석단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지금 혁명 1세대는 북한 권력 판도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북한의 조명록 차수는 대표적인 혁명 1세대 인사입니다. 과거 김일성의 연락병 출신인 조명록은 최근까지도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직에 있으면서 북한에서 권력 서열 2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러나 조명록 차수도 이제는 퇴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한의 대표적인 혁명 1세대이며 북한군 총정치국장인 조명록은 지난 8개월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측통들은 올해 79세인 조명록 차수가 노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명록 차수뿐만아니라 북한의 혁명 1세대였던 백학림 차수도 지난해 87세의 나이로 사망했고 이을설 원수도 최근 호위사령관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서울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조명록 차수가 사망할 경우 이는 혁명 1세대의 완전한 퇴장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김일성 주석을 중심으로 한 혁명 1세대는 이미 지난 90년대 공직에서 물러나 형식적인 원로 자리만 지켜왔는데 이제는 그 원로 자리마저 내놓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혁명1세대가 물러난 북한의 권력 구조에는 2가지 흥미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나는 과거 노동당이 주도해왔던 평양의 정치 흐름을 국방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혁명1세대의 퇴진으로 노동당에는 공석이 많이 생겼습니다. 정상적으로 당을 운영하려면 당 전원회의를 열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년 이상 전당대회를 열지 않고 국방위원회를 통해 북한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과거에 비해 군부와 국방위원회의 입김이 한결 강화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교수는 북한은 노동당이 정책 방향을 세우고 국방위원회가 실무적으로 이를 뒷바침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혁명 1세대가 물러가고 그 자리를 혁명 2-3세대가 빠른 속도로 채우고 있습니다. 북한의 내각을 살펴보면 총리와 부총리는50대의 혁명 2세대들이 차지하고 있으며 그 밑에 실무부서는 30-40대 젊은 세대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공장,기업소에도 30-40대 지배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박사는 평양에 새로 등장한 혁명 2-3세대가 혁명 1세대에 비해 외부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의 새로운 세대들은 과거 일본과 미국에 맞서 싸웠던 혁명1세대와 달리 남한 사정과 국제사회의 흐름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2007년은 북한을 지난 반세기동안 주도해왔던 혁명 1세대가 사실상 퇴장하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혁명 1세대에 이어 등장한 북한의 새로운 세대들이 북한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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