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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연말기획] 북한 경제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2007년을 마감하면서 올 한 해 북한 관련 뉴스를 미-북 관계, 남북 관계, 경제, 인권, 사회, 핵과 정치안보 등 분야 별로 돌아보는 연말 특집기획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세 번째 순서로2007년 북한 경제를 유미정 기자와 함께 재조명해 보겠습니다.

엠씨: 유미정, 기자, 올 한 해 북한 경제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올해는 북한이 경제회생에 역점을 뒀던 한 해로 평가됩니다. 북한은 한 해 국정지침서 격인 신년 공동사설에서 경제 문제 해결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이는 정치사상, 군사, 경제의 순서로 언급해왔던 지금까지의 관례로 미뤄볼 때 아주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는데요, 실제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올해 18 차례에 걸쳐 지난해 보다 9곳이나 많은 30여 곳의 경제현장을 시찰했고, 또 10년 이상 열리지 않았던 전국 지식인대회와 당세포비서대회 등 집단모임에서도 경제건설이 강조됐습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해 체제정비를 시도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엠씨: 북한이 이처럼 경제를 정책기조의 최우선으로 내세운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중장기적인 생존과 체제안정을 위해서는 경제회생이 필수적이라는 절박한 인식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계기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핵실험에 성공한 것입니다.

즉, 북한은 지난 1998년 이래 강성대국 건설을 새로운 국가목표로 제시해 왔는데, 성공적인 핵실험을 통해 전세계에 핵보유국임을 과시하면서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하나의 축인 정치,군사 강국이 달성됐다고 판단하고, 이제는 또 다른 축인 경제강국 건설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밖에 한국의 민간 연구기구인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수석연구원은 북한 정부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경제를 최우선시 한 배경에는 우후죽순처럼 자생한 시장 등, 경제 기능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는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죠. 그래서 정책적으로 경제를 강화시킴으로써 정부의 경제통제력을 강화하고 정부가 정책을 쓸 수 있게끔 계획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경제강국을 주장한 면이 있습니다.”

엠씨: 이런 정책기조 때문인지 북한은 올해 대외경제 활성화에도 역점을 두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올해 적극적인 수출입과 투자유치 활동을 펼쳤는데요, 북한에 상대적으로 덜 적대적인 유럽,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을 상대로 새로운 경제협력 출구를 개척하기 위해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말 북한의 총리로는 17년만에 처음으로 김영일 총리가 베트남과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을 방문했습니다. 이 때문에 공산당 일당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개선과 문호개방을 통해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베트남이 북한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에 큰 관심이 집중됐었습니다.

엠씨: 네, 그런데 북 핵 문제에 진전이 이뤄지면서 외부 세계의 북한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싱가포르 투자시찰단 등 외국 경제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경제협력 합의를 이뤘고, 특히 이집트의 오라스콤 사는 북한의 상원시멘트에 1억1천5백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북한은 또 지난 3월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 대표단과 경제토론회를 가진 데 이어 10월에는 이들을 평양으로 초청해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밖에 외국 기업들을 위한 국제 상품전람회와 투자유치 설명회 개최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엠씨: 북 핵 문제 진전으로 인한 대외환경 변화나 북한의 적극적인 경제 활동이 북한경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요?

기자: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연구원은 북한주민들은 경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일부 진전도 정부의 정책이나 대외 활동 때문이라기 보다는 시장의 활성화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수치상으로는 북한경제가 1990년대 초반 수준으로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때는 사회주의 계획경제 붕괴 이전으로 계획경제가 그래도 어느 정도 돌아가던 때였는데, 지금은 계획경제가 다시 섰다기 보다는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계획에서 담당했던 부분을 시장이 다시 메꿔가고 있는 상황이고, 따라서 주민들이 느끼는 경제상황 자체는 다소 좀 호전됐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큰물 피해로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북한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 다트머스대학교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강 교수입니다.

강 교수는 올 여름 큰물 피해는 북한경제, 특히 농업 분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명확히 드러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지난 몇 년 간 북한경제가 1990년대보다 조금 나아졌지만 언제든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엠씨: 북한이 말로는 경제 최우선을 외치지만, 실제 정책은 이에 역행하는 양상이어서 경제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올해 북한의 경제정책은 다소 후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은 정치관계 개선으로 상황이 나아져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러한 여유를 지렛대로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기 보다는 통제를 강화하는데 이용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북한은 올해 핵 문제 진전으로 인한 외부원조 증가와 경제제재 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공급되는 상품을 제한하고, 주민들의 시장 참여를 통제하는 등 시장의 기능을 약화시켰다는 것입니다.

동용승 연구원 역시 북한이 핵 문제 진전으로 인한 미-북 관계 개선과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 관계를 경제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를 확보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외부적 환경이 좋아졌다는 것은 북한 당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정부 차원의 자원조달 능력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은 이를 통해 경제에 영향력을 확보하려 할 것입니다. 그렇게 계획경제가 어느 정도 서게 되면 시장이 우후죽순 또는 중구난방식으로 확산되는 것은 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엠씨: 그러면 남북정상회담 이후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남북한 간 경협은 어떻습니까? 북한경제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까?

기자: 네, 남북 경협으로 북한경제 개방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이 사실인데요,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이 북한경제를 회생시키는 데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커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이 남한과의 경협으로 추구하는 바는 매우 제한적이라며, 개성공단과 같은 산업시설을 만들고, 금강산 관광과 유사한 백두산 관광사업 등을 북한이 체계적으로 개혁을 수용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데이비드 강 교수는 남북 경협은 작지만 북한이 조심스럽게 개방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강 교수는 남북 경협은 외부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개방의 초석을 닦는 것이라면서, 개성공단 확대와 남북한 철도 운행에 따른 남한 사람들의 개성과 평양 방문 기대 등은 작지만 그같은 움직임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 지금까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올 한해 북한 경제에 관해 조명해 봤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내드리는 연말 특집기획, 내일은 그 네 번째 순서로 올 한 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재조명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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