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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다룬 미국 다큐멘터리, 미군 실종자 러시아 내 생존 가능성 제기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국과 소련이 벌였던 공중전과 첩보전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는 텔레비전 다큐멘터리가 방영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또 당시 실종된 미국 전투기 조종사들 가운데 일부가 러시아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공영방송인 PBS는 최근 한국전쟁 기간 중 ‘미그 앨리’ 즉 ‘미그기 통로’에서 실종된 미 공군 세이버 전투기 조종사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역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미그 앨리’는 한국전쟁 당시 소련제 미그기가 자주 출몰했던 압록강 남쪽 지역에 붙여진 별명으로, 이 지역을 통해 중공군의 중요한 전쟁 물자보급이 이뤄졌습니다.

‘미그 앨리의 실종자들’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당시 소련군이 북한을 대신해 직접 최첨단 전투기 미그-15기를 투입했다며, 소련과 미국 정부는 세계3차 대전의 발발을 우려해 이런 사실을 숨겨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950년 가을 중공군의 한국전쟁 참전으로 유엔 주도 연합군은 숫적인 열세에 몰렸지만, 세계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미 공군력 때문에 전쟁의 우위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미군에게 소련의 비밀병기 미그-15기는 큰 타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미국과 소련 양 강대국이 자랑하는 당시로서는 최신 병기인 F-86 세이버 전투기와 미그 15기 간에 벌어진 세계 최초의 첨단 제트 전투기 대결을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또 소련은 세이버 전투기의 기술과 공학상 우위점을 알아내기 위해 세이버 전투기 입수를 원했고, 이 때문에 격추된 뒤 체포된 미군 조종사들을 직접 심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이어 당시 미그 앨리 전투에서 실종된 연합군 조종사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투 과정에서 실종된 미군과 영국군 소속 세이버 조종사들의 생사확인 작업을 벌여온 미국 국방부의 댄즈 블레서 수석분석관은 격추된 F-86 전투기 조종사 가운데 31명은 생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들 중 일부는 소련으로 이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까지 이같은 주장을 입증할만한 공식적인 문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단지 일화에 따른 증거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블레서 씨는 이 프로그램에서 델크 심슨이라는 홍콩주재 공군 무관이 미군 전쟁포로를 가득실은 열차가 중국을 통해 소련으로 이송됐다는 보고서를 보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소련군의 심문을 받고 살아남은 조종사 가운데 한 사람도 이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고 프로그램은 주장했습니다.

프로그램은 이들 실종 조종사들의 가족들이 벌이는 안타까운 생사확인 노력과 정보 부족으로 인한 고충들을 감동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소련의 붕괴로 이들 실종자 가족들에게는 한가닥 새로운 희망이 생기게 됐습니다. 지난 1990년대 초 당시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실종 조종사들을 찾는 데 협조하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옐친 대통령은 러시아 내에 구금돼 있는 미군이 단 1명이라도 있다면, 찾아서 미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이 끝나기 3개월 전에 격추돼 실종된 로버트 니만 중위의 딸 앤 바켄슨 씨는 아직도 한가닥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고 프로그램은 소개했습니다.

바켄스 씨는 아버지가 당연히 소련으로 이송돼 그 곳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미국 정부는 결론을 내리는데 신중한 입장이라며, 자신은 아버지가 생포돼 소련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믿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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