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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핵 해결 이전 대북 지원 속도조절할 듯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예고되고 있는 남북관계 변화와 관련해 일차적인 초점은 현재 매년 수십만t에 이르는 한국의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이 계속될지 여부입니다. 이명박 정부에서의 대북 지원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명박 당선자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에서 가장 큰 특징은 대북 지원을 핵 문제와 연계시킨 대목입니다.

물론 노무현 정부도 핵 문제와 대북 지원을 연계시키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의 핵 문제와 대북 지원은 그 연계고리가 느슨했습니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등을 의식해 핵 문제와 대북 지원을 가급적 연계시키지 않으려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도 쌀 40만t과 비료 30만t을 포함해 모두 1조원, 10억 달러 이상을 북한에 지원했습니다. 북한의 예산이 30억 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한 해 살림살이의 3분의 1을 한국이 대주는 셈입니다.

새 대통령에 선출된 이명박 당선자의 대북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설 경우 적극적으로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북한이 지금처럼 핵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핵 문제 해결 과정이 진행 중일 경우에도 북한에 쌀과 비료를 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한국 경남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양무진 교수는 이같은 의문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이번 대선 기간 중 대북 정책을 다소 수정했다고 지적합니다. 즉, 북한 핵 문제 해결 이전이라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의 최극빈층 3백만 명에 대한 식량지원은 하기로 했다는 얘기입니다.

한국 통일부에서 정책실장을 역임한 박성훈 씨는 이명박 정부는 대북 지원을 하더라도 그 속도와 우선순위를 조정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에 식량과 비료를 지원하더라도 과거처럼 ‘퍼주기’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마구잡이식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이런 상황을 예견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월 초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가진 이래 총리회담과 국방장관 회담 그리고 경제협력 추진위원회를 비롯해 10여 차례 이상의 남북 경제회담과 접촉을 가졌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박성훈 씨는 이같은 움직임이 북한 특유의 ‘굳히기 전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에 최대한 남북 경협의 속도를 내서 이명박 시대에도 계속 대북 지원을 받아내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내년 2월에 출범할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은 전면적인 전환이 아니라 구조조정 수준에 그칠 공산이 큽니다. 무엇보다 핵 문제가 해결 과정에 있습니다. 또 아무리 새 대통령이라고 해도 남북 간에 이미 합의된 내용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경남대학교의 양무진 교수는 앞으로 두 달이 대단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당선자가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게 될 이 기간 중에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 여부에 따라 남북관계가 조정기에 들어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서도 한국의 대북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원을 하더라도 그 규모와 속도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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