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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연말기획] 달라진 미북관계…대화로 비핵화 진전 이뤄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오늘부터 올 한해 북한 관련 뉴스를 미-북 관계, 남북 관계, 경제, 사회, 인권, 핵과 정치안보 등 분야 별로 돌아보는 연말 특집기획을 보내드립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김근삼 기자와 함께 2007년 미-북 관계를 재조명해 보겠습니다.

사회자: 조금 전에 이달 초 북한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평양 도착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을 들어봤는데요. 김근삼 기자, 올해는 미-북 관계에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올 초만해도 두 나라가 양자대화를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1년이 지난 이제는 미국 관리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북한 관계의 핵심에는 북한 핵 문제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은 철저하게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다자간 협상을 통한 해결을 주장했고, 북한은 미국과의 양자회동을 고집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상황은 결국 핵실험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라는 극단적인 쪽으로 치달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베를린에 있는 북한대사관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 힐 차관보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만나서 문제 해결의 물꼬를 텄습니다. 이어 2월에는 베이징에서 6자회담 대표회의가 재개됐구요, 여기서 북한의 비핵화 1단계 조치를 담은 2.13 합의가 도출됐습니다. 이후 북한과 미국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촉을 계속하고 있구요, 북한의 핵 불능화와 핵 신고를 바라보는 현 시점에까지 도달했습니다.

사회자: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북한 핵 문제도 실질적인 진전을 본 한 해라고 보면 되겠군요.

기자: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에 대한 대응으로 동결했던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 내 북한 자금이 한동안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까?

사회자: 그렇죠.

기자: 하지만 BDA 북한 자금 문제도 양측의 적극적인 외교 행보 속에 풀렸습니다. 3월 초 김계관 부상이 뉴욕을 방문했구요, 6월에는 힐 차관보가 평양을 찾았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 이후 최고위 미국 관리의 평양 방문이었죠. 그 가운데 미국 재무부 관리들도 북한과 여러 차례 직접 협상을 벌였구요. 이런 움직임 속에서 결국 6월 말 미국은 중국은행을 통해 묶였던 북한 자금을 송금했구요, 이 문제도 일단락이 됐습니다. 이제는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를 포함한 2단계 조치가 이행되고 있는데요, 이달 초 힐 차관보가 올 해 들어 두번째로 북한을 방문했구요, 조지 부시 대통령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서 적극적으로 북한의 핵 신고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이렇게 양국 정부가 대화를 통해 핵 문제의 진전을 이루면서, 그 동안 경직됐던 민간 분야에서도 교류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2.13 합의 직후인 지난 4월 초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를 미국 정부에 전달했는데요.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와 앤서니 프린시피 전 보훈처 처장이 직접 북한에 가서 유해를 받았고, 이어 판문점을 거쳐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또 올 여름 북한에서 수해가 발생한 후에는 미국 정부가 민간단체를 통해 북한에 1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물론 적은 금액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끊겼던 미국의 대북지원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죠. 미국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요, 미국은 현재 핵 문제 진전에 따라서 북한에 대한 대규모 식량 지원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얼마 전에는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사상 첫 평양 공연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이것도 양국 관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사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내년 2월26일 동평양 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인데요. 앞서 북한은 지난 10월 초 처음으로 태권도시범단을 미국에 보냈구요, 미국 도시를 돌면서 순회공연을 벌였죠. 당시 북한 시범단을 이끌었던 배능만 단장은 미국인들의 열렬한 호응에 굉장히 고무돼 있었습니다. 배 단장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또 시카고에서 벌어진 권투시합에도 북한 선수단이 출전했는데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이후 11년만에 북한 선수가 미국 링에 올랐죠. 이 대회에서는 김성국 선수가 동메달을 따서 미국에서 북한 국가가 울려퍼졌습니다..

사회자: 정치,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과 북한의 교류가 다시 활기를 띈 한 해라는 점에서 반가운 생각이 드네요.

기자: 이런 민간교류도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구요, 그 이면에는 미국 정부의 의지가 있었습니다. 북한 태권도시범단의 미국 방문을 추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원래는 몇 년 전부터 추진하던 것인데,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국무부의 태도가 올해들어 굉장히 적극적으로 변했고, 북한 선수단의 비자 발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직접 국무부가 나서서 풀었다고 합니다. 뉴욕 필의 평양 공연과 관련해서도 국무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데요. 뉴욕 필 단원들의 말에 따르면, 북한의 공연 요청을 받아들일 것인가를 논의하는 단계에서 힐 차관보가 직접 뉴욕 필을 방문해서 공연의 의의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사회자: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런 민간 교류의 이면에는 미국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숨어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핵 문제 진전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함께, 다른 분야에서도 양국 간의 대화 분위기를 보다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이벤트들이 마련됐던 한 해죠.

사회자: 한해를 살펴보면 올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접근방법을 ‘강경’에서 ‘대화’로 바꾸면서, 여러 분야에서 달라진 관계를 감지할 수 있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양국관계가 본격적으로 개선되려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적대관계의 청산 아닙니까? 여기에 대한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아직 그런 근복적인 관계개선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특히 북한이 요구하는대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과 적성국 교역법 대상에서 해제하고, 더 나아가 양국이 평화협정과 외교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려면 북한의 핵 포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죠. 이달 초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부시 대통령도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로 결심하고, 또 완전한 핵 신고를 하기 전에는 양국의 외교관계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거듭 밝혔습니다.

올 한 해,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어느 때보다 활발한 교류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이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북한의 비핵화에 더 큰 진전이 있고, 또 북한도 이를 통해 화해와 발전의 길로 접어들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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