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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7대 대통령 이명박 당선


한국의 17대 대통령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2위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보다 거의 두 배 가까운 득표를 기록하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이 후보의 당선으로 진보 개혁세력이 집권했던 한국에 10년만에 다시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자세한 소식 보도합니다.

한국의 17대 대통령 선거가 어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압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 당선자는 48.6퍼센트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져 온 한국의 진보 정권이 10년만에 보수 정권으로 교체됐습니다. 이명박 당선자는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어제밤 9시 50분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소감을 밝혔습니다.

저는 국민의 뜻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국민들의 위대한 힘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국민들에게 매우 겸손한 자세로 매우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저는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경제 반드시 살리겠습니다. 분열된 우리 사회 사회화합과 국민통합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대선은 어제 저녁 6시 투표 마감과 동시에 주요 방송사에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일찌감치 판가름났습니다.

KBS와 MBC가 공동 실시한 출구조사에선 이 당선자가 50.3퍼센트의 지지율을 얻어 26.0퍼센트의 정 후보보다 24.3퍼센트 포인트 우세했고 이어 무소속 이회창 후보 13.5퍼센트,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6.1퍼센트,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2.9퍼센트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SBS 출구조사에서도 이 당선자가 51.3퍼센트의 지지율로 25퍼센트를 기록한 정 후보에 26.3퍼센트 포인트 앞섰고 이회창 후보는 13.8퍼센트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의 주요 방송사들은 컴퓨터 확률 예측 시스템을 통해 개표 두시간여만인 밤 8시를 조금 넘겨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역대 대선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일찌감치 이 후보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것입니다.

시도별 지지도도 16개 시도 가운데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그리고 전라북도 등 호남지역을 제외한 열세곳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에 그친 정 후보는 어제밤 9시10분쯤 대통합민주신당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통해 패배를 인정하는 한편 지지자들을 위로했습니다.

정동영: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이명박 당선자가 나라를 위해 잘 해주실 것을 바랍니다. 제가 부족해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진실의 편에 서서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신 한 분 한 분 국민여러분께 머리숙여 뜨거운 감사를 표합니다.”

대권 도전 3수에 또다시 고배를 마신 이회창 후보도 기자회견을 갖고 유권자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회창: “저는 이번에도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선택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명박 당선자에게 축하 말씀을 전합니다.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받아들여. 이명박 당선자에게 당부드립니다. 하루 속히 선거로 찢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통합에 온 힘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대선이 이 당선자의 낙승으로 끝나면서 BBK 동영상 파문이 막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당초 관측이 그릇된 판단이었음이 입증됐습니다.

BBK 동영상이 공개되기 전 여론조사에서 이 당선자의 지지율은 40퍼센트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고 정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15퍼센트 안팎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당초 BBK 동영상 파문이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결과는 거꾸로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선거 전문가들은 BBK 동영상 파문이 오히려 이 당선자 지지층의 결집을 낳았고 이는 이 당선자와 함께 보수 후보로 분류됐던 이회창 후보의 표를 깍아 먹는 결과를 빚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후보도 BBK 동영상 파문의 덕을 보긴 했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해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졌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마감결과 총 유권자 3천765만3천518명 중 2천368만3천684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이 62.9퍼센트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투표율은 이번 선거를 포함해 직접선거로 치러진 11번의 대선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역대 최저치 투표율이었던 2002년 16대 대선 당시 70.8퍼센트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형성됐고 선거전이 상대방 헐뜯기 식으로 진행되면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이 투표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이 후보 압승이 일찌감치 예고되자 개표 가 시작된 직후 당사에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는 문구의 당선사례 대형 걸개를 거는 등 시종 여유를 보였습니다. 공교롭게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어제가 이 후보의 66번째 생일이자 37번째 결혼기념일이어서 한나라당사는 그야말로 축제의 도가니였습니다.

한편 보수 정권의 등장으로 그동안 한국의 진보정권이 취했던 대북 햇볕정책 기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이 당선자가 이끄는 차기 정권이 당면한 북핵문제와 현재 남북간 광범위하게 진행중인 각종 교류 협력 사업에 어떻게 대응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 후보가 대선기간 내내 사그라들지 않았던 BBK 의혹에도 불구하고 압승한 것은 대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 당선자에게 침체된 경제를 살려달라는 한국 국민들의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돼 이 당선자가 이 같은 국민적 열망에 얼마나 부응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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