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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프로미식축구, 마이애미 첫 승 화제


미국 스포츠계의 화제와 뉴스를 전해드리는 '스포츠 월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문: 오늘은 꼴찌의 소식을 가져오셨다구요?

답: 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1등이 아니면 팬들의 관심을 받기가 어렵죠. 게다가 '꼴찌'는 팬은 물론이고 언론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어제와 오늘, 미국 언론의 스포츠 면들은 프로미식축구 리그 최하위 팀인 마이애미 돌핀스의 소식을 크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문: 어떤 소식입니까?

답: 올 해 미국 미식축구 리그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합니다. 강팀은 전력을 보강해서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약팀 중에는 지난해에 비해서 영 헤매고 있는 경우가 여럿 있는데요. 이런 현상을 대표하는 팀이 뉴올리언즈 패트리어츠와 마이애미 돌핀스입니다. 지난주에도 소개해드린 패트리어츠는 올 시즌들어 13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반면에, 돌핀스는 13전 전패라는 부끄러운 성적을 내고 있었죠. 그런데 돌핀스가 지난 16일 연장전 승부만에 극적으로 첫 승을 거뒀습니다.

문: 아무리 극적이었다고 해도 꼴찌팀이 어쩌다 한 번 승리를 한 게 뭐 그리 대단한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답: 맞는 말씀입니다. 스포츠에서도 잘 하는 사람이 사랑을 받고, 또 인기와 관심을 끄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미국 스포츠 팬들 사이에는 약자에 대한 동정심도 큰 것 같습니다. 운동 경기를 볼 때도 강자보다는 약자를 응원하게 되는 경향이 있잖습니까? 마이애미를 대표하는 돌핀스 팀의 경우도 비슷한데요. 돌핀스가 13전 연패로 끝없이 추락하면서, 아직까지 미식축구에 전무후무한 시즌 16경기 전패의 수치스러운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었죠. 이런 상황에서 돌핀스가 극적인 첫 승을 거두면서, 팬들도 또 언론도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문: 언론의 반응도 그렇지만, 선수들의 감동도 굉장했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미식축구는 전 후반 각각 2쿼터 씩 4개의 쿼터로 진행되는데요. 돌핀스는 4쿼터가 끝날 때까지 상대 볼티모어 레이븐스와 16대 16 동점을 기록하고 있었죠. 사실 4쿼터 종료 몇 초를 남기고 레이븐스가 16대 19로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었는데요, 안정적인 방법을 택하면서 동점에 그쳤죠. 따라서 분위기는 레이븐스 쪽으로 넘어간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적인 연장전 승리를 거둔 것인데요.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돌핀스 선수들은 펄펄뛰고, 또 서로를 부둥켜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기쁨을 나눴습니다. 꼴찌가 어쩌다 한 번 승리를 한 게 아니라, 마치 돌핀스가 올 시즌 최종 결승전에서 승리를 하고 우승을 한 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기쁜 모습이었죠.

문: 연패를 하면서 마음 고생이 심하긴 심했나 봅니다.

답: 네. 연패도 연패인데요 프로미식축구 사상 첫 시즌 전패 팀이 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더 컸죠. 미국 프로축구는 정규시즌에 팀 마다 16경기를 벌입니다. 그래서 이제 세 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머지를 다 지면 역사상 첫 16전 전패 팀이 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날 승리를 거두는 순간 감독과 선수 모두 그동안 마음을 누르던 16전 전패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겁니다.

특히 이 날 방송 중계에서는 마지막 득점을 올린 그렉 카마릴로의 모습이 오랫동안 비췄는데요. 카마릴로는 지난 11월 버팔로 빌스와의 경기에서 첫 승 기회가 있었을 때 경기 종료를 앞두고 홀딩파울을 해서 상대팀에게 역전 기회를 준 '역적'으로 비난받았었거든요. 그런데 이 날 승리의 터치다운을 기록하면서 마음의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참고로 카마릴로 선수는 경기 종료 후 1시간여만에 60통이 넘는 전화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하니까, 여기저기서 많은 격려가 쏟아진 것 같습니다.

문: 카마릴로도 그렇고 돌핀스 팀도 그렇고 기사회생을 한 셈이네요.

답: 네. 물론 팀 전적은 아직도 형편없죠. 1승 13패니까요. 돌핀스는 1990년대까지만해도 우승도 하고 리그에서 선두권에 있던 팀인데, 2000년대 들어 몰락하는 분위기인 것도 사실이구요.

하지만 1승15패와 16전 전패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1승15패는 성적이 나빴던 시즌 중 하나로 잊혀져 가겠지만, 1920년 시작된 미식축구 프로리그의 사상 첫 16전 전패는 영원히 최악의 기록으로 남을 테니까요. 그래서 16일 승리는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또 팬들의 관심과 사랑도 어느정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겁니다.

문: 앞서 13전 전승으로 1등을 달리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도 지난주에 또 승리를 거뒀죠?

답: 그렇습니다. 어제 뉴욕 제츠를 20대 10으로 제압하고 14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남은 두 경기만 이기면 16전 전승 팀이 되는 것이구요. 과연 이 상승세를 타고 최종 결승전의 수퍼보울 우승까지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죠.

문: 미국 프로미식축구를 보면 팀 간 격차가 참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승률 7할이 넘는 팀들도 있지만, 승률 3할이 안되는 팀들도 있으니까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앞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프로 경기의 특성상 어쩔 수가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스포츠 종목마다 각 지역별 팀이 있고, 그 지역별 팀은 그 지역 연고 선수를 대상으로 뽑죠? 하지만 미국 프로팀은 팀 마다 지역 연고가 있더라도, 선수는 전국에서 뽑습니다. 미국이 아니라 해외에서 선수를 데려오기도 하죠. 한 때 북한의 이명훈 선수가 미국 프로농구 팀에 입단하려다가 실패로 돌아가지 않았었습니까? 그것도 한 예죠.

이렇게 자유롭게 선수를 충당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보니까, 아무래도 실력이 좋은 팀은 인기도 많고, 또 좋은 선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것은 이듬해에 더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구요.

문: 그러니까 성적이 좋은 팀일 수록 더 좋은 선수를 확보하고,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다는 말씀이군요.

답: 네. 특히 미국의 프로 스포츠 팀은 팀 자체가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입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목표죠. 또 수익성이 좋지 않으면 해체되거나 팔리는 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좋으면 인기가 올라가고, 그렇게 되면 관중수와 상품 판매를 통한 팀 수익도 늘어납니다. 수익이 늘어나면 팀 예산이 많아지구요, 그만큼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되죠. 선수들도 프로의 세계이다 보니까, 얼마나 많은 연봉을 주느냐가 소속팀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물론 미국 스포츠 계에서는 돈과 실력이 무조건 정비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팀마다 선수 연봉 총액의 제한하는 연봉 상한제를 두기도 하는데요. 여전히 대부분의 경우 인기 있는 팀, 그래서 예산이 많은 팀의 성적이 좋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군요.꼴찌에게도 희망의 햇살이 비친 한 주였다니까, 기분이 좋습니다. 김근삼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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