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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차기 남한 정권의 유연한 대북정책 위한 환경 조성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그동안 늘 선거에 개입하려 했던 북한이 최근 들어 비교적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권교체가 대세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다 유연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의 견해를 서울에서 VOA 박세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해 초부터 관영 언론매체를 통해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 집권에 반대하는 ‘반보수대연합’ 결성을 적극 촉구했던 북한이 지난달 중순께부터는 이같은 주장을 거의 내놓지 않은 채 최근에는 남한 내 반보수대연합 주장을 보도하는 형식으로만 가끔 남한 대선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특정 후보에 대한 공격도 현재 지지율 1위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제쳐둔 채 강경한 대북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태도 변화는 최근 들어 이미 대세가 정해졌다는 것을 북한이 인식하고 북한도 이에 대응해 기존의 전술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은 분석입니다.

강인덕 전 한국 통일부 장관입니다.

“비난 목적이 남한의 보수진영을 낙선시키고 흔히 얘기하는 진보세력인 정동영 현 집권세력을 당선시키려는 정치적인 공작이었는데 그것이 불가능하다! 할 것 같다 라는 걸 북쪽이 분명히 알았다고 생각합니다”

강 전 장관은 지난달 29일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2박 3일 서울 방문 등 잇따른 남북교류를 통해 한국민들의 민심이 북한의 선거 개입 노력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이 현실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남한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당선됐을 경우 향후 대북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을 북한 스스로 조성하는 차원이라고 강 전 장관은 설명합니다.

“북쪽에서는 이제 판단을 했으니까 더 이상 공격했다가는 당선된 다음 어떻게 남북관계를 풀어 갈 것이냐 더 경색되는 게 자기에게 불리하지 않느냐 남한 내 보수세력이 당선됐을 때 대북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전개할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연구소 박헌옥 연구위원 역시 북한은 이번 남한 대선에 깊숙히 개입할 경우 초래될 부작용을 우려해 결국 관망 자세로 돌아섰다는 의견입니다.

“내정간섭을 안하기로 되어 있는데 너무 깊이 관여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 날 것을 고려해 다소간 관망 자세로 돌아섰다고 봅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정권이 새롭게 출현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북한은 만일 남한에 보수정권 후보가 당선될 경우 순조로운 대북지원과 국가보안법 철폐 등에 지장을 초래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박헌옥 연구위원은 지적합니다.

“북한에 지원하는 대북 지원이 순조롭지 않을 것을 염려한 것이고 그 다음 북한은 남쪽의 근본적인 문제 국가보안법 같은 것을 철폐하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어려워질 것을 염려해 보수정권의 출현을 반대하는 것이죠”

북한이 남한의 대세를 파악하고 실용주의적 입장으로 돌아섰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남북한관계 연구실장입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를 다같이 싸잡아서 비난하는 그런 입장을 보였었는데 과거의 반 한나라당 입장으로부터 하루 아침에 입장을 변경한 것이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북한이 이회창 씨라는 북한에 대해서 강경한 입장을 가진 후보의 등장 이후 실용주의적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실용노선으로 돌아 선 북한은 내일 대선에서 대세인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새 정권과 타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정성장 박사는 평가합니다.

“이회창 씨가 출마함으로써 어떤 공격의 표적을 바꾸고 그럼으로써 한나라당 그리고 이명박 후보와 타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그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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