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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한국전쟁 당시 북한 당,군,정에 요원 침투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노동당과 인민군, 정부에 침투했으며, 북한 지역의 반공 게릴라 활동을 지휘했던 것으로 최근 공개된 비밀해제 문서에서 밝혀졌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한국전쟁 기간 중 북한의 노동당과 인민군, 정부 등 정권 핵심기관들에 요원들을 잠입시켰던 사실이 최근 공개된 비밀해제 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입수한 ‘한국에서의 비밀전쟁’(The Secret War in Korea)이란 제목의 미국 중앙정보국 문서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7월부터 1952년 7월까지 한반도에서 중앙정보국의 활동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내부열람용으로 냉전시대 중앙정보국의 주요 활동을 기록한 ‘비밀활동 역사’(Clandestine Services History)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문서는 중앙정보국이 “이미 1951년 10월에 북한의 노동당과, 인민군, 정부에 침투”하고 있었다며, “고급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좋은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1952년 1월에는 북한군과 중공군의 규모와 편성, 인적 사항이 담긴 전투서열(battle of order)을 담고 있는 정보를 2 건 입수하기도 했다고 문서는 기록했습니다.

문서는 또, 당시 조선노동당은 좌익의 여러 분파로 구성돼 있고 아직 조직체계가 확립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요원을 잠입시키는 것이 용이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대로 미국은 북한의 남한 침략을 인지하지 못했고, 초기에 전쟁을 수행할 준비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도 중앙정보국의 이번 문서에서 확인됐습니다.

문서는 “전쟁 초기에 미국의 정보수집 활동에 혼동이 있었다”면서, “미군 당국은 북한의 침공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았고 전술정보 수집 계획도 마련되지 않아”중앙정보국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정보국 요원들은 이후 미군의 전술개발에 도움이 됐음을 문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공산군에 밀리던 연합군의 열세를 일거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이 정보요원들의 참여로 진행된 사실이 문서에 나타나 있습니다.

문서에 따르면, 1950년 9월 15일 상륙작전 감행에 앞서 인천항 연안의 섬에 중앙정보국 요원들이 투입됐으며, 유엔군사령관인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이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미 합참본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천상륙작전을 감행할 결단을 내렸습니다.

한편, 정보요원들은 한국전쟁 당시 정보수집 이외에 게릴라 전과 흑색선전도 펼쳤다고 문서는 밝혔습니다. 문서는 당시 북한주민들은 보유한 쌀의 70%를 조선노동당에 뺐겼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따라서 “공산당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저항세력을 응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서에 따르면 1951년 중공군의 개입으로 연합군이 부산까지 계속 밀려 내려갔던 1.4후퇴 당시 미 중앙정보국과 주한미군사령부는 북한을 동과 서로 나누어 반공 게릴라전을 벌였습니다.

이때 주한미군사령부가 관할했던 서부지역에서 1951년 10월 즈음에는 16개 부대 8천명에 달하는 게릴라를 양성했다고 문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의 문서는 이밖에 한국전쟁 초기 북한 접경지역에 요원들을 낙하산으로 투입해 중공군의 전쟁물자 조달을 감시했던 일, 북한 내 괴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요원들을 침투시켜 주민들과 접촉한 일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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