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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장성급 회담에서 공동어로구역 입장차 재확인


남북한은 장성급 회담 이틀째를 맞아 오늘 서해상 공동어로수역과 평화수역 설정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은 남북 간 견해차가 큰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의 VOA 김은지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1> 우선 남북한이 오늘 새벽까지 진통을 겪은 끝에 개성공단 통행, 통신, 통관에 관한 군사보장 합의서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합의됐나요?

네 그렇습니다. 당장 다음달 1일부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인터넷 통신과 유.무선 전화통화가 가능합니다.

남측은 당초 휴대전화도 합의서에 명시하도록 요구했지만, 추후 실무협의에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남북간 통행도 매일 오전 7시에서 밤 10시로 확대됐습니다.
지금까지는 여름철엔 오전 7시에서 오후6시, 겨울철엔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로 제한됐습니다.

또 일요일 등 공휴일의 경우, 상호 협의아래 통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통관 절차 역시, 선별 검사로 간소화하고, 통관 시간도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현재 남북 양측은, 사흘 전에 관리구역을 통과하는 화물 리스트와 인력 명단을 통보해야하고, 모든 화물을 일일이 검사하는 등 통관 절차가 복잡합니다.

이로써 지난 2004년 말부터, 남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개성공단의 3통문제가 만 3년만에 해결됐습니다.

경의선 화물열차 개통에 이어 '3통'을 위한 군사보장까지 합의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내년부터 본격화될 2단계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2> 그렇군요. 하지만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에서는 양측이 합일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네. 회담 이틀째인 오늘 남북은,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를 협의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회의를 마쳤습니다.

남북은 오늘 오전 10시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전체회의와 실무회담을 번갈아 가며 이견을 조율했지만 타협점을 찾진 못했습니다.

남측의 문성묵 실무회담 대표는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에 관한 합의서 초안을 교환하고 협의했다”며 “내일 회담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문 대표는 양측 합의서 초안 내용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남측은 NLL 기준으로 동일면적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측은 NLL 남쪽 해상에 설정해야 한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북측은 소청도와 연평도 사이, NLL 아래쪽 네곳에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측은 강령반도 등 북측해안에서 12해리 남쪽을, 영해기선이라고 주장하며, 이 기선과 NLL사이를 평화수역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측은 지난 국방장관 회담에서 처음으로 ‘서해 12해리 영해기선’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북측은 어제 기조발언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측은 “NLL을 기선으로 같은 면적을 설정하되, 북측 해안선과 인접한 곳은 남측으로 면적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남한측도 공동어로구역 4곳을 설정하자는 입장이었고, 그러나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막기 위해,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 공동어로구역을 정해 시범적으로 운영하자는 안을 북측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문3> 서해 북방한계선 NLL문제와 관련해서는 남북이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군요. 아무래도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이 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남북은 지난 국방장관회담에서 서해공동어로구역 설정 문제를 협의했지만 현격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국방장관 이후 13일만에 개최되는 이번 회담에서도 공동어로구역 위치 설정이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남북의 입장차가 엇갈리는 것은, 단순한 어획량 때문이 아니라, 바로 서해해상경계선 설정문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실질적인 해상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는 NLL을 대신하게 될, 해상불가침 경계선 설정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섭니다.

실제로 계속해서 북측이 서해 12해리 영해기선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계산과 무관치 않는데요.

지난 국방장관회담 막판에, 북측은12해리 영해기선을 인정해달라는 주장을 굽히는 대신, “NLL바로 아래쪽으로 공동어로 구역을 설정하자”고 남측을 압박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가 크고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마지막 날인 내일까지 어느 한쪽의 양보가 없을 경우, 공동합의문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이번 회담에서, 공동어로구역 설정이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에 관한 협의는 앞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공동어로구역 조성과 ▲해주 경제특구와 해주항 활용, 그리고 ▲한강하구 공동이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 통과 등 5가지 사업을 통해 `갈등의 바다'인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자는 구상입니다.

<질문4> 회담 이틀째인 오늘은 첫날 회의 때와 달리 몸싸움이 벌어지는 등 한 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회의 시작에 앞서, 남북 대표단간에 가벼운 몸싸움이 있었습니다.

몸싸움의 발단은 북측 대표단이 회담장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를 가동하면서 시작이 됐는데요.

북측이 공동어로구역 등과 관련해, 자신들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보여주려 하자, 남측이 “언론에 공개된 자리에서 프로젝터를 설치하는 것은 비공개 회담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를 제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 장교들 사이에 몸을 밀치는 등 약간의 몸싸움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상영은 중단됐지만, 냉냉한 분위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중장이 어제 합의한 개성공단 3통 문제가, 회담중간에 언론에 공개됐다며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는데요.

김 중장은 “우리가 남측에 많이 줬다. 남측은 이를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회담 자세가 되지 않았다며 항의했고, 남측 수석대표인 이홍기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회담초반부터 억지를 부리는 당신이 잘못됐다”며 맞받았습니다.

결국 회담은 예정보다 삼십분이나 늦게 시작됐고, 양측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며 공동어로수역 설정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선 어제 회담에서도, 북측이 개성공단에서 남측 인력의 휴대전화 허용을 놓고 합의문안이 늦어지자, 회담을 중단하자며 몇 차례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질문5> 남북회담 합의서가 해외에서 서명되는 다소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구요?

네 그렇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김장수 국방장관이, 오늘 새벽 파리 현지에서, 3통 합의를 담은 군사보장 합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오늘 새벽 무렵 채택된 합의서 사본이, 파리에 있는 김 장관에게 팩스를 통해 전달됐고, 김 장관이 이를 다시 국방부로 전송했습니다.

이처럼 남북회담 합의서가 해외에서 서명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인데요.

파리에 머물고 있는 김 장관이 합의서에 서명한 이유는, 북측이 양측 국방장관의 서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남측은 장성급회담의 수석대표인 이홍기 소장과 김영철 중장의 서명으로 대체하자고 요구했지만, 북측에서 서명권자를 격상시키자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해외출장 중인 남측 국방장관의 형편을 고려해 사본에 서명토록 한 것은, 군사회담에서 상당히 유연성을 발휘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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