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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번 주 `북한 인권 침해 계발주간’


일본 정부는 이번 주를 북한 인권 주간으로 정하고 북한 당국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적극 알리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 차병석 기자를 연결해서 북한의 납치 문제와 관련된 일본 정부의 입장과 앞으로 해결 전망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엠시) 일본은 이번 한 주가 북한 인권주간, 정확하게는 ‘북한 인권침해 문제 계발주간’인데요. 인권주간을 맞아 특별한 행사가 열리고 있습니까

=말씀하신대로 이번 주는 일본 정부가 정한 ‘북한 인권침해 문제 계발주간’인데요, 지난해 처음으로 이 주간이 지정된 이래 올해가 두번째 입니다.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려고 지정한 주간인데요,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집중적으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하면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주엔 한국 미국 유럽 등의 주요 언론사를 지난 1977년11월 당시 중학생이었던 요코다 메구미 씨가 납치됐던 니카타현 니가타시의 현장으로 초청해서 취재를 지원하는 등 국제적인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노력도 했습니다.또 지난 월요일엔 일본의 납치피해자가족회가 주축이 돼서 한국과 태국 등의 납치피해자 가족들이 연대하는 ‘납치해결 국제연합’이란 걸 결성하기도 했는데요, 이런 노력을 통해서 일본 정부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재삼 부각돼서 북한에 국제적 압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엠시) 일본인 납치자에 대해선 당사자인 일본과 북한 간의 시각 차이가 큰 것으로 알고 있는 데요, 우선 일본 정부의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일본 정부는 지난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모두 17명의 일본인이 북한 정부에 의해 납치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피해가족협회 등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납치됐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일본 정부가 공식 인정한 납북자가 17명이란 얘깁니다.

그 중 5명이 지난 2002년 고이즈미 당시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의 결과로, 그해 10월에 일본으로 귀환했기 때문에 나머지 12명이 남았다는 게 일본 정부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이들 12명의 납북자가 전원 일본으로 귀환해야 한다는 주장이고요, 또 그와 함께 당시 일본인 납치를 주도한 책임자에 대해서도 처벌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엠시) 그런데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나머지 12명의 납북자에 대해 북한 정부의 설명은 일본 측과는 완전히 다르지요.

=그렇습니다. 북한 정부는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나머지 12명 중에서 '77년 니가타에서 납치됐던 요코다 메구미 씨를 포함해 8명은 이미 북한에서 사망을 했고, 나머지 4명은 북한에 입국한 사실이 없다면서 납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더이상 일본으로 귀환시킬 일본인 납치 생존자는 없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정부가 지난 2002년10월에 납치 생존자 5명을 전원 일본으로 돌려 보낸 것으로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하는 것도 바로 그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엠시) 일본과 북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계속 평행선을 긋고 있는 데는 양측의 불신이 깊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일본은 지난 2002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의 북한 방문 이후 북한 측이 납치했다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8명의 사망 기록과 유해를 계속 요구해왔습니다.이에 대해서 북한은 지난 2004년에 8명의 사망기록과 앞서 말씀드렸던 메구미 씨를 포함한 2명의 유해를 일본 측에 전달했습니다. 8명 중 2명의 유해만 전달한 것에 대해서 북한은 나머지 6명의 유해는 비 피해 등으로 유실이 돼서 남은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일본 측이 북한으로부터 전달받은 2명의 유해에 대해 DNA 검사를 한 결과, 본인들의 것이 아니라는 판정을 내렸습니다.이 때문에 당시 일본에선 ‘북한 정부가 납치자의 유해까지도 속였다’면서 대북 여론이 크게 악화됐었는데, 이런 불신이 납치자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본의 DNA검사 결과의 신빙성에 대해서도 일부에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만, 어쨌든 이같은 문제로 인해서 납치자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불신의 골은 더욱 깊어져서 해결의 실마리를 못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엠시) 일본인 납치자 문제는 북한의 핵 문제 해결과 북-일 간 국교정상화 교섭에도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데, 앞으로 해결 전망은 어떻습니까?

=앞서 말씀드렸듯이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관한 한 북한 정부는 ‘모든 게 끝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반면 일본은 아직도 미해결 상태로 규명돼야 할 문제들이 많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양측이 이런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게다가 일본은 납치자 문제 해결을 북-일 간 국교교섭 등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양측의 협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후쿠다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취임하면서 부터 납치 문제를 포함해 북-일 간의 현안을 종합적으로 풀겠다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혔고, 북한도 일본의 태도에 따라서 북-일 관계개선을 위해 대화에 나서겠다는 자세이기 때문에 해결 전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북한 정부가 일본 국민들의 감정을 고려해서 납치자 문제 재조사 등에 응하는 것과 같은 성의를 보이고 이에 대해 양측이 일정 정도의 합의를 이룬다면, 일본 정부도 납치 문제를 일정한 수준에서 마무리 하고 국교교섭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이 곳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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