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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남한에서도 인권 사각지대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새터민 10 명 가운데 6명은 한국 사회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생계가 어려워진 이들 탈북자들은 점차 범죄의 유혹에도 쉽게 빠지고 있습니다.

한해 1천여 명의 탈북자들이 온갖 역경을 헤치고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한국 사회의 편견’이라는 또 하나의 장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 VOA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는 오늘 광주와 제주지역에 거주하는 새터민 1백 70 명을 대상으로 한 ‘인권 실태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9%가 지역사회로부터 차별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직과정에서의 차별이 52%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임금차별과 승진차별 순입니다.

응답자의 60%가 직업이 없어 정착금과 생계급여에 의존하고 있으며, 취업한 새터민의 절반 이상도 단순기술직이나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 소득별로는 50만원에서 1백만원 이하가 40%, 1백만원에서 1백 50만원이 37%로, 새터민의 월 평균 소득은 90만원에 그쳤습니다.

현재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는 2001년부터 급증해, 지난 6월 말 현재 1만9백명에 달합니다. 이 중 여성은 6천7백 명, 남성 탈북자는 4천2백 명 가량입니다. 매년 1천명 이상이 남한으로 입국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의 실업률은 17%에 이릅니다. 일반 국민의 실업률이 4%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칩니다.

그나마 직장이 있는 새터민의 경우, 80% 가량이 일용직이나 단순노무 근로자입니다. 반면 관리직이나 전문직은 2%에 불과합니다.

2005년부터 정부가 새터민에 대한 정책 방향을 ‘보호’ 에서 ‘자활’ 로 바꾸면서 1인당 3천5백90만원씩 지급되던 정착 지원금은 2천만원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지원금 대신 취업 장려금을 주겠다는 명목이지만, 취업조차 쉽지 않은 새터민에겐 꿈 같은 얘깁니다.

5년 전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온 김민수(44)씨는, 북한에서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음식점 배달과 대리운전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탈북 당시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정신지체 3급 장애 판정을 받은 김씨는 현재 무직 상탭니다.

하지만 김씨는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는 ‘남한 사회의 편견’이야말로, 탈북자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합니다.

김민수(새터민): “조금 거리감을 두는 것을 느꼈고, 서로간에 정신적 문화적 관계 등 차원에서 틈이 많고 차별하려고 하고..또 학력이 인정되지 않고 취직이 안 돼요. 인터넷으로 60통의 입사원서도 보내봤고 여러 곳에 수소문을 해 봤는데 북한 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안 쓰겠다고 합니다.”

김씨의 경우처럼 오랜 기간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범죄에 빠져든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탈북자 범죄는 2000년 39건, 2002년 89건에서 지난해 2백85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과거 새터민들의 범죄유형이 주로 생계형이었다면 최근엔 폭력, 마약, 강도 등 강력범죄로 옮아가는 추셉니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사기 피해율도, 전체 사기 피해율의 마흔 세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형사정책연구원의 장준오 박사는 “자본주의 체제의 법의식 부족이 탈북자들을 범죄로 내몰 뿐 아니라 역으로 범죄 피해에도 쉽게 노출시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장준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 “그 사람들을 똑같이 동등하게 형평성 차원에서 동등하게 대우하면 이 사람들은 여기서 죽으라는 소리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할 수 있는 일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 밖에 없거든요. 그러면 잠재적 범죄자를 만 명을 만들 수 없지 않습니까?”

장 박사는 “탈북자가 당한 범죄로는 사기가 가장 많았고 일부는 불법 다단계 업체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탈북자들을 도와줄 상담시설을 마련하고 일상생활에서 법률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탈북자들의 건강상태도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하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새터민 건강검진 수검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새터민 중 천2백 명이 결핵이나 B형 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이들의 20% 가량이 부인과질환에 걸렸으며, 10%는 성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온 새터민 1만 명, 남북한 체제의 차이와 한국사회의 무관심에 이들은 또 다른 좌절을 겪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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