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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위기감시기구 '북-러, 서로 다른 기대로 긴장상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오랜 정치적, 군사적 동맹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기대’와 `잦은 실망’으로 인해 경색된 관계에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또 앞으로 두 나라의 협력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북한의 개혁과 개방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국제사회의 분쟁 조정을 주 목적으로 하는 국제위기감시기구 ICG 가 최근 북 핵 6자회담의 당사국인 북한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조명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오랜 정치적, 군사적 동맹의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에서 일본과 함께 가장 소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제위기감시기구는 `북한과 러시아의 경색된 우정(North Korea-Russia Relations: A Strained Friendship)’이라는 제목의 이번 보고서에서 두 나라의 관계는 ‘비현실적인 기대’와 ‘잦은 실망’으로 특징지어져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구의 선임 연구원인 다니엘 핑크스톤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의 기대와 실망은 이미 냉전시대와 한국전쟁 시대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핑크스톤 박사는 북한은 한국전쟁 당시 소련으로부터 큰 군사적 지원을 기대했지만, 소련은 한반도의 전쟁을 고조시키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소련은 북한이 건국된 이후에도 북한을 사회주의 경제권으로 포함시키기를 원했지만 북한은 좀 더 독립적인 경제구조를 추구하는 등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서로에 대한 의심과 실망으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경색돼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상호 공통된 이해 때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핑크스톤 박사는 러시아는 태평양 지역에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이해 때문에 북한을 필요로 했고, 북한은 서구의 영향력을 대체할 세력으로서 러시아를 필요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핑크스톤 박사는 또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을 공급받아 왔고, 러시아는 한국전쟁 이후 북한의 전후복구를 위해 엄청난 자본을 투자하는 등 두 나라의 관계는 유지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제 분야에서 한때 북한의 가장 큰 교역국이었던 러시아는 그 위치를 중국에 내준 상태입니다. 보고서는 북한과 러시아의 경제협력은 북한의 경제개방 거부와 러시아의 과도하게 야심찬 사업 추진으로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소규모 중소기업의 북한 진출이 신속하고 활발하게 이뤄진 반면, 러시아의 관심 사업은 한반도 종단과 시베리아 횡단 노선을 연결하는 철도 사업이나 에너지와 가스 공급, 원자로 건설 등 계획과 시행에 오랜 세월이 걸리는 대형 국영사업들이라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러시아는 이같은 대형사업의 추진금을 경화로 원하고 있지만, 북한은 폐쇄경제로 인해 해외자본을 유치할 능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양국 간의 비현실적 기대와 실망은 계속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북 핵 6자회담에서 일본과 더불어 가장 소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러시아가 6자회담에서 몇 가지 중요한 공헌을 한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핑크스톤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핑크스톤 박사는 먼저 방코델타아시아 BDA은행에 동결돼 있던 북한자금이 러시아 은행을 통해 북한 측에 송금됨으로써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가 해결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시찰단에 러시아 핵 기술자들이 포함돼 실제적인 불능화와 관련한 과학과 기술 자문을 제공했다는 점, 그리고 앞으로 있을 북한의 핵 목록 신고와 관련해 러시아가 과거 북한에 제공했던 핵장비와 기술에 근거해 핵 목록의 사실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경색된 우정으로 특징돼 온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앞으로 북한이 취하는 개혁과 개방의 정도, 그리고 북한이 현재의 경제 문제를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따라 더많은 협력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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