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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영변 핵 시설 불능화 만족스럽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5일, 사흘 일정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영변 핵 시설의 불능화 작업 진행 상황에 만족감을 나타냈지만 관심을 모았던 북한 당국과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대한 협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이번 주로 예정됐던 6자 수석대표 회담이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5일 북한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 등 핵 시설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이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날 평양을 출발하기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말로 예정된 시한에 맞추려면 앞으로도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진행된 불능화 작업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번 북한 방문은 영변의 핵 시설 불능화 작업을 직접 확인하는 것 외에 북한이 올해 말까지 신고해야 할 모든 핵 프로그램의 목록을 사전조율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습니다.

힐 차관보는 잠시 후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이번 북한 방문 결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힐 차관보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핵심 관심사는 우라늄 농축 계획과 핵무기, 기존에 추출된 플루토늄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에 대해 북한 측과 어떤 협의가 이뤄졌는지 여부입니다.

힐 차관보는 특히 방북 전 북한의 군부 인사들과 만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었지만 면담이 성사됐는지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않습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6자회담의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외에 박의춘 북한 외무상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군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한 핵 계획 폐기에 대해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힐 차관보는 북한 정권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들을 직접 만나 설득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번 북한 방문 결과는 6자회담 재개 여부는 물론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합의된 북한의 핵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그리고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앞으로의 북 핵 협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관측통들은 북한 측이 미국과 6자회담의 다른 당사국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핵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2.13 합의에 따른 북 핵 폐기 일정이 전반적으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당초 6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예상됐던 6자 수석대표 회담이 예정대로 열리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현 단계에서 이번 주말 회담 개최는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면서, 그러나 회담이 연기된 것은 단순히 일정 조정과 물리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아울러 힐 차관보의 이번 방북 중 북한의 핵 신고 문제가 논의됐음을 밝혔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번 방북에 앞서 힐 차관보는 미국 뿐아니라 다른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의 전면적이고 완전한 핵 프로그램 신고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북한 정부 당국자들에게 거듭 분명히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등을 만난 뒤 7일 워싱턴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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