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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양건 통전부장 서울 방문 목적은 종전선언 조율’ - 전문가


지난 1일 2박3일 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돌아간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서울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 등을 면담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대부분 공개되지 않아 방문 목적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 부장의 이번 서울 방문은 “한반도 종전 선언의 조속한 추진을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북한은 김양건 북한 통전부장의 남한 방문을 통해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 계속 이행될 수 있을지 여부를 나름대로 평가하는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의 이행, 그쪽에 무게를 두고 봐야 되겠죠 물론 대남담당 총책이니까 남쪽 사정을 직접 와 보는 의미도 있을 거구요”

김 부장은 이번 방남 기간 중 한반도 정세에 관해 남한 측과 큰 틀에서 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논의를 했을 것이라고 고유환 교수는 설명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지금 총리회담도 했고 국방장관회담도 했고 또 앞으로 경제협력 공동위원회도 할거고 그런데서 다 하기 때문에 좀더 전략 차원에서의 어떤 본질적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과정으로 봐야 될 겁니다”

고 교수는 또 김 부장의 서울 방문 주 목적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 정상회담 추진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고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될 경우 한반도에는 큰 변화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세 전반에 관한 논의를 했다고 봐야겠죠 그러니까 지금 정세라는 것이 ‘2.13합의’ 이행과 ‘10.4선언’ 이행 그 과정에서 큰 틀에서의 어떤 정세를 논의하는 간접화법의 정상화 회담 일 수도 있고 그런 걸로 봐야 되겠죠 지금이 어떻게 보면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는 또 한번의 기회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신안보연구실장 역시 김양건 통전부장의 방남 목적이 기본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 이행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김양건 부장의 방남 일정을 보면 주로 남측의 어떤 경제 시설들을 들러보는데 있었던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송도에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이나 거제도 조선소 부산 세관 등을 방문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공식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처럼 남북정상회담의 이행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구요”

그러나 조 실장은 김양건 부장이 서울을 떠난 이틀 뒤인 지난 3일 남한 백종천 청와대안보실장의 미국 방문 일정이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주목되는 것은 김양건 통전부장이 서울을 떠난 즉시 바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남한 측과 김 부장이 이번 서울방문 기간 중 모종의 논의를 거친 뒤 청와대 안보실장이 그 조율안을 가지고 미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조성렬 실장의 분석입니다.

“남북 간에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여러가지 추측을 하자면 지난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4자 종전선언 다시 말하면 남북한과 미국 중국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의 전쟁 종결을 선언하는 아마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입니다”

안보전략연구소 홍관희 소장도 가장 유력한 분석은 남북한이 종전선언을 위해 이번 김양건 통전부장의 서울방문 기간 중 상호 입장을 조율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북 핵 문제 해결 전에는 한반도 종전선언이 불가능하다는 미국의 입장과도 상충된다는 점에서 결코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홍 실장은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노무현 정부가 북한을 끌어들여서 핵 문제에 대해서 최소한의 표면적인 협조를 하도록 유도하고 그리고 중요한 것은 핵 문제 이전이라도 종전선언을 위한 4자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이런 입장에 북한의 합의를 유도하는 것입니다”

홍 소장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평양으로 돌아간 즉시 백종천 청와대안보실장이 미국을 방문한 사실 역시 이러한 추정을 강력하게 뒷받침 하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태도를 누그려트려 남북 합의를 토대로 미국에 이 합의를 전달해서 종전선언을 위한 4자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그런 노무현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홍관희 박사는 남한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북한에게 핵 문제를 우회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는 셈이 돼 결국 북 핵 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북한의 핵 해결을 우회하고 어떻게 보면 회피하고 궁극적으로는 북 핵 해결을 더 혼미스럽게 할 수 있는 그런 위험한 전략이 아닌가 그리하면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핵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는 상당히 위험하고 무모한 전략이 아닌가 이렇게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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