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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영화 '베오울프' – 고대 영웅서사시, 첨단기술로 영화로 태어나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르완다 학살사건을 다룬 연극 ‘The Overwhelming (불가항력)’ 에 관해 전해드립니다. 이어서 환상모험 영화 ‘베오울프’는 어떤 영화인지 알아보고, 또 이 영화 출연배우들과 극작가의 얘기도 들어봅니다. 오늘 신간안내 시간에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가 발간하는 미국 역사 시리즈의 새 책 ‘신이 무엇을 만들었는가: 1815년에서 1848년 사이 미국의 변환 (What Hath God Wrought: The Transformation of America, 1815-1848)’를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간추려 드립니다.

- 20세기초 유명 보석 세공사 파베르제가 제작한 분홍색 달걀이 지난 28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천8백50만 달러에 팔렸습니다. 공예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 달걀은 미국의 금융부호 로스차일드 가가 소장해온 것입니다.

- 19일동안 계속됐던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가 무대 담당자들의 파업이 끝났습니다. 지난 10일 무대담당 직원조합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30개 극장의 26개 쇼가 취소돼 약 4천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 미국 예술서신학회는 작가 매디슨 스마트 벨과 윌리암 티 볼맨을 올해 스트라우스 리빙스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스트라우스 리빙스상은 미국 문학계에서 상금 액수가 가장 많은 상으로, 두 명의 수상자를 선정해 5년 동안 매년 5만 달러씩 총 25만 달러를 지원합니다.

- 영화배우 숀 펜이 감독한 ‘야생 속으로’ 가 독립영화 제작자 협회 (IFP)가 수여하는 가텀상 작품상을 받았습니다. 지난 27일 뉴욕에서 열린 제17회 가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기록영화상은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감독상은 ‘멋진 음향 세계’의 크레이그 조벨 감독에게 돌아갔습니다.

- 미국 유명 화가 잭슨 폴락의 일부 작품을 둘러싼 위작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술감정 전문가 제임스 마틴 씨는 몇년 전에 새로 발견된 잭슨 폴락의 작품들 가운데 일부는 작가의 사후에야 개발된 재료들이 사용됐다며, 위작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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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 대학살을 주제로 한 연극이 뉴욕에서 화제 속에 상연되고 있습니다. 지난 1994년 르완다내 종족간 갈등으로 투치족과 온건파 후투족 주민 등 약 80만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발생했었습니다. 연극 ‘The Overwhelming (불가항력)’은 이같이 엄청난 비극의 양면을 잘 묘사해 관객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연극 ‘불가항력’의 극본을 쓴 제이티 로저스 씨는 작품을 쓸 당시만 해도 아프리카에 가본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신문에서 읽은 르완다 사태에 관한 기사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로저스 씨는 복잡한 정치적 상황과 도덕의 부재, 그리고 르완다인들이 겪었을 끔찍한 일들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하는데요. 그러면서 만약 자신이 그같은 상황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가정해 봤다고 말했습니다.

연극 ‘The Overwhelming (불가항력)’은 르완다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에 르완다에 오게되는 미국인 교수 잭의 가정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잭은 르완다에서 서방 외교관들과 구호요원, 또 르완다 주민 등 여러 사람들을 접촉하게 되는데요. 르완다의 다수족인 후투족을 포함해 많은 르완다인들이 소수족인 투치족을 아주 나쁘게 말하는 것을 듣게 됩니다.

미국인 교수 잭은 에이즈 전문 의사인 투치족 친구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르완다에 왔는데요. 공포와 폭력사태가 확산되면서, 잭은 도덕적으로 중대한 선택을 해햐하는 순간을 맞게 맞게 되죠.

연극 ‘불가항력’의 초점은 도덕적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같은 문제점들을 제기하는데 있다고, 극본을 쓴 제이티 로저스 씨는 말하는데요. 르완다 출신의 관객들은 연극을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지만 훌륭한 연극이란 반응을 보였다고 전합니다.

로저스 씨는 르완다 출신 관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연극을 보기가 무척 괴로웠다, 뛰어나가서 연극을 멈추게 하고 싶었을 정도였다”라고 전하는데요. 하지만 르완다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복잡하고 모호했는 지를 보여주는 쪽으로 연극 극본을 써준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로저스 씨는 말했습니다.

연극 ‘The Overwhelming (불가항력)’은 맥스 스태포드-클라크 감독의 연출로 뉴욕의 라운드어바우트사가 제작했는데요. 뉴욕에 앞서 지난 해 영국 런던의 무대에 먼저 올라 극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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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럽의 영웅에 관한 서사시가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고리타분한 옛날 얘기가 아닌데요. 컴퓨터 기술과 디지탈 기술이 탄생시킨 애니메이션 영화 ‘베오울프’는 괴물과 영웅이 공존하는 환상과 모험의 나라로 관객들을 안내합니다.

1천5백여년전 유럽 북부 스칸디나비아에 흐로스가 왕이 다스리는 성이 있었는데요. 밤마다 정체불명의 괴물 그렌델이 나타나 사람들을 함부로 살해하고 납치해 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때 젊은 용사 베오울프가 나타나는데요. 베오울프는 그렌델과 맞서 싸워 승리를 거두지만 더 무서운 상대를 만나게 됩니다. 바로 그렌델을 낳은 마녀입니다.

그렌델의 어머니는 베오울프가 상상했던 것 같은 괴물이 아니라 아주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는데요. 그렌델의 어머니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나오는 것은 영화 ‘베오울프’가 원작 서사시와의 차별을 시도한 몇가지 다른 점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로저 에버리 씨와 함께 이 영화 시나리오를 공동집필한 닐 게인맨 씨는 베오울프 얘기는 원래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던 것을 1천년전에 기독교 수도사가 기록한 것이기 때문에 원작 서사시의 내용이 꼭 맞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게인맨 씨는 어떤 얘기든 구전설화는 내용이 조금씩 바뀌기 마련이라고 하는데요. 그렌델의 어머니가 아름다운 여성이었는데 바뀌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베오울프가 동굴에서 그렌델의 어머니와 만나는 장면은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했는데요. 모션 캡처는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감지기를 부착해서 그 움직임을 기록한 뒤 컴퓨터 그래픽 등으로 재생해내는 기술인데요. ‘베오울프’의 감독인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지난 2004년 ‘북극행 특행열차’에서 개발한 것입니다.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하는 영화에서 배우들은 아무 무대장치가 없는 빈 공간에서 연기하게 되는데요. 주인공 베오울프 역의 레이 윈스톤 씨는 연기의 기본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였다고 말합니다.

주위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상상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윈스톤 씨는 말했는데요. 그냥 상대 배우만 바라보고 연기하기 때문에 매우 자유롭다는 느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렌델의 어머니 마녀 역으로 나온 영화 배우 앤젤리나 졸리 씨는 자신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오는 데 조금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졸리 씨는 배우들이 그렇게 드러나는 줄 몰랐다고 말하는데요. 자신이 실제로 벌거벗고 연기한 것이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나중에 시사회에서 보고 몹시 부끄러웠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새 영화 ‘베오울프’에는 레이 윈스톤 씨와 앤젤리나 졸리 씨 외에도 명 배우 앤소니 홉킨스 씨가 흐로스가 왕으로 출연했구요. 존 말코비치 씨가 왕의 자문관인 운퍼르스, 또 로빈 라이트 펜 씨가 왕비로 나오는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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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가 발간하는 미국 역사 시리즈는 전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그 명성에 걸맞는 새로운 역사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다니엘 워커 호우 씨가 쓴 ‘신이 무엇을 만들었는 가: 1815년에서 1848년 사이 미국의 변환’ 이 그것인데요. 호우 씨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로스 앤젤레스 대학교의 미국사 명예교수입니다.

1815년 뉴 올린스 전투에서 시작해 1848년 미국-멕시코간 전쟁이 끝나기까지의 기간은 미국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시기인데요. 하지만 그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역사책은 드물기 때문에 이번 호우 씨의 새 책은 더욱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1815년에서 1848년, 이 시기는 미국이 태평양까지 영토를 확대하고, 또 북미 대륙에서 가장 풍요로운 땅을 획득한 시기인데요. 또한 바로 이 시기에 철도와 운하가 건설되고, 신문과 전신이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같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대규모 정당의 등장과 미국의 경제발전을 가져오게 되는데요. 작가 호우 씨는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부상하는 과정도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요. 하지만 공공교육과 경제통합의 옹호자이자 미국 원주민 인디언과 여성, 아프리카계 미국인 권리의 옹호자였던 존 퀸시 아담스 전 대통령과 다른 위그당원들이야말로 미국의 장래를 내다봤던 예언자들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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