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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재기의 방북행


한국 내 민간기업 차원의 대북 경제협력 사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북한측 아태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육로를 이용해 방북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김환용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현대그룹 대북사업의 핵심 인물이었던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이 남북 경제협력의 전면에 다시 나섰습니다. ‘개인비리’를 이유로 현대 대북사업의 지휘봉을 놓아야 했던 김 전 부회장은 지난해 자신이 설립한 아천 글로벌 코퍼레이션 회장 자격으로 내일 육로를 이용, 재기의 방북길에 오릅니다.

주식회사 아천 글로벌 코퍼레이션은 김 회장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내일부터 7일까지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 회장의 이번 방북은 남측 민간 경제인으로선 이례적으로 육로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져 북측의 김 회장에 대한 남다른 신임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개성까지는 남측에서 사용하는 자가용을 이용할 예정이지만 개성에서 목적지인 평양까지 이용차량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탭니다.

아천측 관계자는 “남측 민간인이 육로를 통해 방북하는 것은 류경정주영체육관 준공식 참석을 위한 대규모 대표단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육로가 남측 경제인들에게 계속 허용될 지 관심사”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김회장의 육로 방북은 특히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개보수를 위한 공동현지조사가 오는 11일부터 실시되는 등 육로를 이용한 남북 경제교류의 물꼬가 트이는 상황속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사흘간 평양에 머물면서 북측 사업파트너와 농수산물 반입, 개성과 고성 유통센터 건립, 북한 건설 기능인력의 제3국 건설시장 송출, 동해안 모래반입 등 그간 독자적으로 추진해 온 야심 찬 대북사업들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김 회장의 이번 방북은 자신의 북한 인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1년여동안 와신상담하며 추진해 온 대북사업의 연장선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05년 10월 현대아산 부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금강산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인에 대한 특혜제공, 북한에서의 불법 달러유출, 사생활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 등 꼬리를 문 개인비리 의혹들이 제기된 탓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몽헌 회장 사망이후 정회장의 처인 현정은 현 현대아산회장이 김 회장의 존재를 부담스러워 한 나머지 그를 축출했다는 게 한국 재계에 퍼져있는 소문입니다.

사실 현대그룹 대북사업에서 김 회장의 위상은 현대그룹의 소유주인 정 씨 가문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유서에서 “아버지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께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님 모실 때 저희는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라고 밝힌 대목이 그의 위상을 잘 말해줍니다. 게다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 또한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 회장이 현대아산 부회장직에서 밀려났을 때 북한당국은 한동안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입북을 거부했었습니다.

김 회장이 현재 추진 중인 대북사업 중 핵심은 유통사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성과 고성에 각각 5만평 규모의 유통센터를 건립하기로 북한 측과 이미 합의했고 통일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눈에 띄는 것은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제2의 중동신화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위해 아랍 에미레이트연합 두바이에 아천 미들이스트와 아천 트레이딩 등 2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각각 건설과 무역을 담당하는 회사들로 김 회장은 북한측과 이미 2만명의 인력을 중동에 파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현대건설 시절 쌓아놓은 중동 인맥과 북한 정권의 신임이라는 김 회장만의 독특한 사업밑천이 추진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달 12일엔 개성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와 개선총회사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동해의 바닷모래를 20년간 채취할 수 있는 사업권에 관한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채취된 모래는 앞으로 남한 전 지역에 공급하고 해외에도 수출할 계획입니다.

현대그룹과의 결별 과정이 불미스러웠던 만큼 재기를 노리는 그의대북사업에 현대와의 갈등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북사업의 주도권 싸움으로 번질 기미마저 엿보입니다. 현대측은 김 회장이 벌이고 있는 사업들이 재직시절 취득한 정보와 사업계획을 개인적 영리를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영업기밀 침해가 될 수 있고 도덕적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자신의 사업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훈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성공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북사업을 독점하려는 게 아니라 북미관계가 좋아지면 북한에 일본 같은 다른 경쟁국가들이 진출할 것에 대비해 북한 개발사업을 외국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현대아산은 그들대로 잘 돼야 하고 우리도 더 큰 틀에서 대북사업을 성공시키겠다”고 독자행보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남북간 경제협력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점에서 대북사업의 선봉에 섰던 김 회장의 부활 몸짓에 세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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