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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국대사관서 탈북자 북송 중단 촉구 시위


30일인 오늘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을 비롯한 세계 11개국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중국대사관 앞에서도 오늘 정오부터 한 시간 정도 시위가 있었는데요, 현장에 다녀온 김근삼 기자로부터 자세한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조금 전에 시위가 끝났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중국대사관은 워싱턴 DC 북서쪽에 있는데요. 해외공관들이 많이 모여있는 지역입니다. 시위는 이곳 시간으로 30일 정오에 시작해서요 한 시간 정도 진행됐습니다. 탈북자 인권에 관심이 있는 워싱턴 지역의 미국인과 한인 20여명이 참석했구요.

문: 큰 규모는 아니었군요. 시위는 어떻게 진행됐습니까?

답: 우선 탈북자들을 위한 기도가 있었구요. 한자유연대에서 수잔 숄티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 인사들이 중국 대사관을 향해서 탈북자의 강제송환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 젊은이들이 탈북자들의 체포 장면을 재연한 것인데요, 미국 젊은이들이 중국 공안 복장을 입고, 또 일부는 탈북자로 분장을 해서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체포되는 장면을 연기로 보여줬습니다.

시위대는 중국대사관에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서도 제출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대사관 측에서 거부해서 전달하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직접 전달은 못했지만 팩스나 우편 청원서의 형태로 계속 중국 정부에 뜻을 전한다는 계획입니다.

문: 미국 수도 워싱턴 한복판에서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미국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네요?

답: 중국대사관 앞이 차들은 많이 다니지만 행인이 많은 곳은 아니라서요, 주민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거리에 나온 사람들은 시위대의 활동을 관심 있게 보구요, 또 전단지를 받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중국대사관을 향해서 다같이 구호를 외칠때는 걸음을 멈추고 구경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중국 대사관의 반응도 궁금하실텐데요, 한 마디로 ‘무반응’이었습니다. 시위동안 가끔 주차장을 통해서 빠져나가는 차는 있었지만, 문과 창문은 모두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시위가 끝나자 창 밖으로 해산장면을 지켜보는 직원도 있었구요.

문: 내일도 시위가 계속될 예정이죠?

답: 네. 오늘보다는 내일 더 많은 사람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은 작은 음악회와 함께, 탈북자를 돕다가 중국에서 옥고를 치렀던 스티브 김 씨 등 더 많은 탈북관련 인사들이 나와서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또 이번 행사는 미국 외에도 11개 국가에서 오늘과 내일 열릴 예정인데요. 미국에서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중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있는 6개 도시에서 오늘과 내일 탈북자 강제 송환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와 기도회가 열립니다.

한국 서울과 일본, 캐나다, 또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노르웨이에서도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열립니다.

문: 중국 정부에 시위와 함께 청원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답: 청원서는 정중한 어조로 중국 정부가 탈북자 송환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청원서는 탈북자를 송환을 중단하면, 북한에서 대량으로 주민들이 넘어올 것이라는 중국 정부의 우려도 이해하고 또 존중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우려와 달리 강제송환을 중단함으로써 탈북자 인권유린사태가 해결될 수 있는 이유도 조목조목 들고 있는데요. 우선 북한의 난민상황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에서 헌법에 의거해서 탈북자를 받아들링 수 있고, 또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 유엔도 난민 정착을 도울 준비가 돼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미 탈북자를 돕기 위한 일반인들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송환을 중단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우려하는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청원서의 내용입니다.

특히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단속을 강화하기 보다는 오히려 탈북자에게 난민지위와 제3국 정착을 보장하는 것이 탈북자 사태를 해결하는 길이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입니다.

문: 아무튼 오늘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탈북자 인권 개선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답: 지금 방송이 나가는 이 순간에도 중국에서 언제 체포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마음을 졸이며 살아가는 탈북자들이 많이 계신줄 압니다.

하지만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도 외교적으로 민감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탈북자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노력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올림픽을 앞두고 문제가 불거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 오히려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는 것인데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중국 정부는 단속을 강화하기 보다는 탈북자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것만이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는 게, 오늘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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