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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미국 영화계 아시아 진출 바람 거세


미국 영화계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영화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사회자: 자...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오셨습니까?

기자: 네, 오늘은 아시아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보죠.

사회자: 아시아 지역의 영화요?

기자: 그렇습니다. 21세기 지구촌 경제성장은 아시아가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그 동안 사회주의체제 속에서 경제발전에 소외됐던 중국과 베트남이 과감한 개혁과 개방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죠. 인도와 한국, 일본도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이런 나라들의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회자: 아무래도 영화와 관련된 것이겠죠?

기자: 네. 바로 세계 영화 제작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통해 축척된 부는 사회 곳곳에서 변화를 가져오게 마련인데요. 영화를 포함한 문화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시아 지역은 경제성장과 함께 영화시장도 커지고 있구요. 이는 영화산업의 팽창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세계 영화계가 아시아 지역의 잠재력, 아니 이제는 잠재력이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된 아시아 시장의 힘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미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최근 미국 영화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많은 제작자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서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사회자: 그러니까 경제성장과 함께 아시아 영화시장도 커지고 있고, 그래서 세계의 영화자본이 아시아에 점점 몰리고 있다...이렇게 생각하면 되겠군요.

기자: 그렇죠. 시장경제에서 수요의 증가는 곧 좋은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동기가 되지 않습니까? 아시아 지역에서는 그래서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국제적인 주목을 받는 영화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구요, 세계적인 스타가 된 영화인들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렇게 아시아의 좋은 영화 컨텐츠를 미국에 가져와서 흥행을 거두는 것이 주된 흐름이었다면, 이제는 미국 영화사들이 직접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아시아 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뿌듯한데요.

기자: 그렇죠. 사실 한국을 봐두요,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 할리우드 영화들이 흥행 순위를 석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죠. 이제는 한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한국 영화가 흥행 1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물론 아직도 한국 영화와 미국 헐리우드 영화 사이에는 '자본'의 규모라는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죠. 하지만 한국 영화의 격이 점점 높아지고, 관객의 취향도 고급화되면서 이제는 한국에서도 국제적인 상품성과 경쟁력을 갖춘 영화들이 속속 제작되고 있습니다.

사회자: 저도, 최근 몇 년간 한국영화를 보면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참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중국이나 인도는 규모 면에서도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죠. 특히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구요. 예를 들어서 순수하게 영화표가 팔리는 숫자로만 보면 이미 인도가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이 돼 있습니다. 이런 점이 미국 영화 제작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입니다.

사회자: 미국 영화계의 아시아 진출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자: 가장 흔한 방법은 아시아 영화에 자본을 대고 공동 제작자로 나서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시아 영화의 컨텐츠도 확보하고, 흥행 성공에 따른 이익도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또 현지에서의 협력을 통해 나중에 아시아 영화에 직접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도 마련하게 되죠. 이미 이런 형태로 만들어져서 아시와 미국, 또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많이 있는데요 2000년의 '와호장룡'은 그런 성공의 신호탄이 된 영화죠.

'와호장룡'에 공동 제작자로 참여했던 미국의 '하이드파크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인도와 한국, 일본, 싱가포르에 막대한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 대표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미디어 축제에서 "앞으로 10년동안 경제는 물론이고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아시아의 성장이 더욱 눈부실 것"이라고 전망했었죠.

사회자: 그렇군요.

기자: 그래서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의 영화사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2020년에는 아시아 영화시장이 미국 할리우드 시장을 앞지를 것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라디오, 텔레비전 영화 산업 규모는 150억 달러였는데요 전년에 비해서 18%나 성장한 것이었습니다. 이런 성장세를 보면 2020년 아시아 영화시장의 미국 추월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구요.

사회자: 이런 경제 성장, 문화 성장 속에서 북한은 제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안타깝기도 하네요.

기자: 그렇죠. 사실 아직도 정부 주도하에 영화가 만들어지는 북한은 한국이나 중국, 일본같은 주변 국가에 비해서 질적으로 이미 굉장히 뒤쳐져있죠. 영화산업이라는 측면의 논의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구요. 물론 ‘어느 여학생의 일기’같은 영화는 유럽에서 개봉되기도 했지만, 영화적 수준 보다는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북한과 한국의 문화 컨텐츠가 가지고 있는 질적 차이를 잘 볼 수 있는 예가 있습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DVD나 CD를 통해서 한국 영화를 보는 분들이 점점 늘어난다는 소식이 있죠. 하지만 한국이 자본을 대고 북한에서 제작한 텔레비전 드라마 ‘사육신’이 올 해 한국에서 흥행에 참패했죠. 텔레비전 드라마로는 역대 최저 수준의 시청율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이미 높아져 있는 한국 시청자들의 안목에 북한에서 만든 드라마는 너무나 촌스러웠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가 같고 있는 문화 컨텐츠의 질적 차이를 잘 보여주는 현상이죠.

사회자: 영화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금방 예정된 시간이 가버렸네요. 김근삼 기자, 오늘도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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