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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건 북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한국 대통령 예방


서울을 방문한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방한 이틀째인 오늘 대우조선소 등 산업현장을 시찰한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방한 가능성도 제기됐는데요, 서울에 있는 김은지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1 김양건 부장에 이어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 방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내년 1월이나 2월경 북측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방문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 당선자와도 면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현재까지는 김영남 위원장의 방문에 대해 특별한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얘기할 시간과 계기는 있다고 본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지난 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답방을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우선 김영남 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제안하면서 자신의 방문을 미뤘습니다.

이에 따라 어제부터 서울을 방문하고 있는 김양건 부장과 남측 고위 당국자들의 회담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질문2 김양건 부장이 한국 방문 이틀째를 맞아 오늘 대우조선소 방문과 노무현 대통령 예방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낸 걸로 아는데요, 구체적인 일정을 전해주시죠.

답: 네, 김부장은 오늘 오전, 헬기를 이용해 거제도에 위치한 대우조선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튿날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헬기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동승했고, 최승철 북측 수행원 등은 또 다른 헬기에 나눠 타고 뒤따랐습니다.

9시 30분쯤 대우 조선소에 도착한 김 부장 일행은, 1시간 가량 선박 건조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안변조선협력단지 조성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던 북측은 특히, 대우조선소의 LNG와 원유기구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곧바로 부산으로 이동한 김 부장은 부산세관을 둘러본 후, 허남식 부산시장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했습니다.

김 부장은 오찬에서 "머지않아 남북 조선업 관계자들의 협의가 있는데, 이는 남북 발전, 특히 조선업 협력에 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조선분야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어 서울로 돌아온 김 부장은 오후 5시 25분부터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저녁에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질문3 네 그렇군요. 오늘 방문 중 김 부장이 특히 조선협력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했는데요. 김양건 부장은 어제 인천 송도신도시를 방문하면서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어제 송도 신도시 건설 현장을 찾은 김 부장은, 개성과 해주 그리고 인천을 잇는 삼각벨트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는데요.

김 부장은 “송도와 연결된 개성공단의 입지가 좋다”는 안상수 인천 시장의 말에 "현재 경제 중심지 대부분은 육지와 바다를 끼고 있다"며 "아주 좋다. 굉장히 유리하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송도 신도시에 대해서 “인구가 얼마냐”, “원래 인천항 위치가 어디냐” 라는 등의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

어제 비슷한 시각에 열리던 국방장관회담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는데요.

김 부장의 이 같은 행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남북정상선언’을 어떤 속도로, 어느 수준까지 이행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고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최측근이자 국제적인 감각을 두루 갖춘 김부장을, 남측으로 보내 현장을 확인시키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의중이 아니겠냐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견해입니다.

질문4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은 김양건 부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어떤 내용들을 논의했냐는 것일텐데요. 어떤 내용들이 오갔나요?

답: 지난 남북정상회담 이후 약 40여 일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남북정상선언의 이행과 북핵 6자회담, 북미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특히 노 대통령은 “6자회담에서 진전을 달성해 가는 한편,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면서, “이 같은 노력은 남북정상선언의 차질 없는 이행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노 대통령은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 대해 “공동어로구역에 합의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다른 많은 부분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남측이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 신의를 갖고 10·4 선언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김 부장은 이어 “이번 방문 중 인천과 부산을 방문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되었다”며 개성공단 확대와 더불어 해주 특구가 개발되면 획기적인 발전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정치적 대화에선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제협력과 같은 교류는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김 부장은 노 대통령과 만나기 전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남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또,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는지의 여부가 궁금하실텐데요.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친서는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질문5: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측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청와대를 방문하고 있는데요.

이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이른바 ‘메신저를 통한 간접 대화 채널’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지난 16일이었죠. 남북총리회담으로 방한한 김영일 내각총리와,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이 청와대를 찾았습니다.

이어 보름만에 김양건 부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또 내년에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방한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데요.

또 북측 인물은 아니지만, 북한과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농 득 마잉 베트남 서기장도 남북 정상간의 메신저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정상회담 이후, 남북접촉과 회담이 일상화되면서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간접 대화’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김 부장의 방남은, 김 부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측근이라는 점에서 ‘간접 정상회담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 후속 조치의 이행’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남북 정상간의 소통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질문6 김 부장은 어제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도 만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종전 선언과 관련된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나요?

답: 네, 이재정 장관은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나,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해 "상황에 대한 이해는 있었지만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 장관은 김 부장이 주로 제기한 문제는 "역시 경제협력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면서 "경제협력를 남북이 잘 활용하기 위해 실천적인 노력을 해야한다는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주로 경협 문제를 논의했던 이재정 장관과는 달리, 김 부장이 내일 있을 김만복 국정원장과의 면담에서는, 종전선언이나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서울 답방 과 같은, 민감한 문제를 다루지 않을까 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질문7 김 부장 일행이 내일이면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지요? 마지막으로 김 부장 일행의 내일 일정 전해주시죠.

답: 김 부장은 방문 마지막 날인 내일, SK텔레콤 홍보실을 견학한 뒤 김만복 국정원장과 회담을 갖고 경의선 육로를 통해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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