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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11-29-2007]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엠시) 최기자, 북한 핵문제 진전 상황을 보면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가장 바쁜 것같습니다. 어제 도쿄에 있던 힐 차관보가 오늘은 서울에 왔군요. 힐 차관보가 서울에서 한 발언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최)네, 동북아 순방길에 나선 미국의 힐 차관보는 29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강연을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세 가지를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수일 내로 핵 신고서를 제출할 것이다. 북한이 제출할 핵 신고서는 핵 프로그램, 핵물질,핵시설이 망라된 종합적인 것이 될 것이다. 또 북한에 모멸감을 줄 생각은 없으며, 농축 우라늄과 관련된 과거의 활동과 관련 장비 처분에 대해서도 만족할만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이렇게 말했습니다.

엠시)힐 차관보가 특히 우라늄 농축 문제를 강조한 것이 눈에 띄이는데, 여기서 ‘관련 장비 처분’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최)관측통들은 힐 차관보가 언급한 ‘관련 장비’를 원심분리기로 보고 있습니다.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 분리기 20기와 설계도를 넘겨줬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이 이 원심 분리기가 어디에 있는지, 만일 폐기했다면 언제, 어디에 폐기했는지를 설명해 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저도 이 문제와 관련해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차관보를 인터뷰 했는데요, 아인혼 씨는 “원심분리기를 둘러싼 의혹이 말끔히 해결 안되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더군요.

엠시) 힐 차관보의 발언 중에 “협상 과정 중에 어느 측도 모멸감을 느끼기를 원치 않는다”라고 말한 대목이 흥미롭던데요, 이 말은 어떤 문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일까요?

최)전문가들은 힐 차관보의 이 발언도 우라늄 농축용 원심 분리기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미국은 원심분리기 문제와 관련 무샤라프 대통령의 발언과 회고록 외에도 미 중앙정보국(CIA)등 자체 정보망을 통해 상당한 직,간접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만일 김계관 부상이 ‘우리는 원심분리기가 없다’ 라고 할 때, 힐 차관보가 증거를 들이대며 ‘거짓말 하지 마라’라고 한다면 북한으로서는 당연히 모멸감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힐 차관보는 북한에게 서로 얼굴을 붉히는 상황을 만들지 말고, 북한이 스스로 원심분리기 문제를 설명하면 미국도 더 이상 과거를 묻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엠시)결국 힐 차관보 얘기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신사적’ 으로 핵신고 문제를 풀어가자는 얘기인데요. 북한의 김계관 부상이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최)사회자는 저에게 항상 어려운 문제를 질문해서 저를 당황하게 만드는 버릇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계관 부상이 북한의 전통적인 ‘살라미 전술’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살라미 전술은 협상을 할 때 상대편의 태도를 보아가면서 아주 조금씩 양보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자면, 김계관 부상은 힐 차관보의 태도와 선물 보따리를 보아가며 핵 신고 범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엠시)이제 뉴스의 초점을 서울로 옮겨볼까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오른팔 격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에 도착했는데. 김 부장의 이번 방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무엇입니까?

최)앞서 김은지 기자가 서울에서 전해드렸습니다만, 김양건 부장의 이번 방한 일정이 주로 산업시설에 집중된 것이 주목됩니다. 김양건 부장은 오늘 인천 신도시를 둘러봤고 내일은 거제도 대우 조선, 울산 현대 자동차, 포항제철 등을 둘러봅니다.

그의 전임자였던 김용순 대남 비서는 지난 2000년 제주도를 방문했었습니다. 이는 당시 북한 수뇌부가 제주도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염두에 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방한한 김양건 부장은 제주도 대신 산업시설을 둘러봤는데요. 이는 평양의 1차 관심사가 한국의 경제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관측통들을 보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경제발전에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남북관계를 관장하는 통전부도 나름대로 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방한했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엠시)김양건 부장의 방한에 또다른 의도나 목적은 없을까요?

최)서울의 전문가들은 김 부장이 ‘한반도 종전 선언’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0월초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김만복 국정원장은 이 문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입장을 설명할 공산이 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2000년에 조명록 차수를 워싱턴에 보내 미-북 관계 개선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김 위원장은 7년만에 또다시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북한이 성실한 핵 신고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 기회를 놓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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